John Sykes에 대해 끄적끄적..

John Sykes에 대한 컬럼을 읽고 한마디..

내가 John Sykes라는 사람을 알게 된 것은 중1때부터 열심히 듣던 팝송을 집어치우고 헤비메탈을 들어보겠다고 중3 말에 쥐뿔도 모르고 산 Whitesnake의 “1987” 앨범(테입으로 샀음)을 듣고 부터였다.

당시에는 보컬이 누구고 기타, 베이스가 누군지 이름도 몰랐고, 그저 금속성의 찢어지는 보컬과 칼날이 선듯한 날카로운 기타소리, 요란한 드럼소리가 생경스러웠던 탓에 다소간의 공포감도 느꼈었던 것 같다 (악마의 음악?!).

그러던 내가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나선, 락과 헤비메탈의 광신도와 짝을 하게 되면서부터 메탈리카, 아이언메이든을 듣게 되었고, 결국엔 그해 10월에는 일렉기타를 손에 쥐게 되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1987 앨범에서 기타를 쳤던 사람이 누군지 알게된 것은 한참 뒤의 일로, 대학 써클 활동시절에 하도 레파토리가 없어서 이런 저런 것들을 쳐보다가 Whitesnake의 곡을 해봐야겠다 싶어 1987 수록곡중 몇 곡을 연습해보던 동안에도 몰랐다고나 할까..

아마도 난 고교시절 한창 유명했던 Steve Vai의 솔로 앨범 “Passion & Warfare”를 들으면서 ‘이 작자가 whitesnake에서 기타를 쳤던 이였군..칼날같은 배킹과 가슴을 뒤흔드는 비브라토를 구사하면서도 이렇게 화려한 테크닉까지..이 앨범에서는 비브라토를 많이 자제하고 분위기 많이 바꾸어 연주했군..대단해..’라고 생각했었으니, 그 이후로 대학 3학년말에 Thin Lizzy에 빠져들기 전까진 내내 1987의 주인공이 Steve Vai로 알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당시 테입으로 나오는 앨범에는 부클릿이 없어서 1987 앨범의 테입에는 앨범에 대한 배경은 전혀 몰랐었다.

마침내 Live Life 앨범을 속는 셈치고 테입으로 (이 앨범은 두장짜리 CD로 된 것인데 국내에서 테입으로 나온 것은 일부를 편집하여 테입 한개로 나온 것이다) 구입해 듣게 되었는데, 얼마안있어 Philip Lynott의 가슴저미는 보컬에 빠져들게 됨과 동시에 비운의 기타리스트인 John Sykes의 Bluemurder에도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Philip Lynott과 같이 활동한 비운의 기타리스트는 Gary Moore도 있다.)

Thin Lizzy의 Live Life 앨범의 “Rocker”라는 곡을 듣고 있자면, 곡의 절정부에서 Philip Lynott이 기타리스트들의 이름을 불러대는 부분이 나온다. 이에 화답하듯 그들 각각은 자신만의 연주를 펼쳐댄다..

“Gary Moore!”, “John Sykes!”, “Brian Robertson!”, “Scott Gorham!”

이곡을 듣고 있자면, 왜 여태 John Sykes가 Thin Lizzy 시절의 노래를 부르고 다니며 Philip Lynott을 잊지 말자하는지 알 것도 같다. Philip Lynott 생전의 변절자인 Gary Moore와 상반되게도 최후까지 변하지 않는 우직한 사나이 John Sykes는 그와 얽힌 Whitesnake의 일화를 통해서 더 정이 가게 만든다.

“1987” 앨범의 song writing과 vocal, guitar를 담당했던 그가 앨범을 완성을 보기 전에 아무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해고당했다는 사실은, X같은 David Coverdale이란 작자에게 침을 뱉고픈 맘이 들게한다.

특히 Is This Love나 Here I go Again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더 그렇다. 사실 그 때문에 Deep Purple의 곡 중 그가 부른 “Burn!”과 같은 노랜 지금도 싫어한다.

의리의 사나이 John Sykes는 이후 Bluemurder라는 Trio를 결성하여 대성공을 거두게 되는데, 데모 테입을 위해 노래를 부른 것이 보컬로 말뚝박게 된 계기가 되었다나. 어쨋거나, Bluemurder를 듣고 기타로 모잘라 보컬까지 맛갈 나게 부르는 그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들의 두번째 앨범인 “Nothing but trouble”에서는 레코드사에서 어떤 프로모션도 제공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또 분개했다. (초반의 화려한 라인업과 달리 두번째 앨범에선 무명 뮤지션들로 교체되었다)

그 이후로도 John Sykes는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뮤지션들과 계속해서 앨범을 내고 있다. 여전히 그만의 스타일의 연주를 하며, 드럼 루프를 사용하는 등의 별로 새롭지는 않은 시도를 해가며 여태 앨범을 내고 있는 John Sykes..돈은 과연 누가 대는지.. 가뜩이나 어려운 음반시장에 똥파리가 휭휭 날아다니는 락 신에서 이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지..정말로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