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marzio Air Norton 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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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새로 들여놓으려는 기타에는 생각이 없어지고, 그냥 자잘한 업글만 하고 있다.

이번에는 즐겨쓰는 아이바의 픽업 셋을 완성시켜주고, 그간 쓰고 있던 던컨 픽업을 에피폰에게 물려줄 생각으로 디마지오의 Air Norton을 구입했다..

짝을 이루는 리어 픽업은 Air Zone으로서 (얏호 드디어 Air Series 픽업 셋을 완성하는 순간이다) 내 평생 첨으로 돈을 주고 산 단품 픽업으로서, 그간 사용한 기간만해도 꽤 되는 물건이라, Air Norton도 신품을 구입할 생각은 없었는데, 장터에 좀처럼 나오지 않는 물건이다보니 한동안 매복하고 기다려보다가 포기하고 지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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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히도 국내 업체로 부터 구입하자니 가격에 거품이 있어 다른 루트로 물건을 구했다. 경험이 없는 이들을 위해서 참고로 얘기하자면, 수입대행 사이트에 부탁을 했는데, 배송료와 수수료를 3만원 정도 냈고 주문 후 받는 데까지 근 2주가 걸렸다..물론 가격은 국내에서 구하는 것에 비해 약간의 메리트가 있는데, 성질 급한 사람은 그냥 구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관세를 내야하는 수준의 물건이라면 (배송료+물건가 포함 15만원 이상), 특히 그 물건이 국내 정식 딜러가 있어 판매되는 물건이라면 매장에서 제대로 구입하는 것에 비해 거의 메리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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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그동안 잠시 아이바에 던컨을 붙여 써 본 느낌을 정리해볼까한다.

비록 마호가니 바디의 아이바이긴 하나, 잠시 써 본 느낌은..

SH-1 59: 픽업자체가 고음 특성이 좋아서 클린톤도 상큼하고, 드라이브를 걸었을 때의 리드톤도 매우 산뜻하다. SH-4 JB: 클린 톤도 클린 톤이지만, 게인을 걸면 스티로폼이 부숴지듯 차갑게 부숴지는 느낌이 난다. 리드 톤의 경우 JB가 괜히 인기있는 픽업이 아니란 느낌이 확실하게 난다.

SH-1가 2 conductor 모델이라 던컨은 모두 에피폰에 넣어주고, 그동안 쓰고 있던 디마지오 AirZone에 새로 AirNorton을 붙여서 아이바에 넣어줄 생각이다. 아이바와 던컨의 조합이 이상하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조합이 이상하다고 보긴 뭐하고, 아이바에 던컨을 달면 흔히 알아오던 아이바 기타가 아닌 다른 소리가 나기 때문이라고 본다.

다시 말해서, 스파클링한 넥 픽업과 차갑고 강렬히 부숴지는 브릿지 픽업의 소리를 듣자하면 왠지 아이바가 아닌 다른 기타의 느낌이 난다고나 할까 (EMG의 경우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이유로 EMG도 아이바에 달았다가 바꿈질했으니까.

EMG와 꼭 비교하라면..먼저 EMG 81은 JB와 비교해 볼 때, 막상 앰프에서 게인을 걸어주었을 때 부숴지는 느낌이 JB는 무차별적으로 부숴진다고 한다면, 오히려 EMG81은 보다 따뜻한 느낌이 난다 (혹자는 EMG가 차갑다고 하는데, 그것은 픽업의 외양이나 배터리, 잡음이 거의 없는 특징 때문이라고 본다). 리드톤의 느낌은 JB가 훨씬 더 또렷하게 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두 픽업 모두 서스테인의 극을 달리는 픽업이므로 전혀 아쉬운 점이 없다.

넥픽업으로서의 느낌은 59 픽업이 고음을 잘 살려놓은 픽업이므로 EMG89와 비교할 때, 훨씬 개성있는 클린 톤을 내 주고, 리드톤일 때는 몹시 스파클링한 소릴 낸다는 측면에서 역시 개성이 강한 픽업이라고 할 수 있다.

출력을 비교하라면 일단 앰프게인을 걸기 때문에 차이는 느낄 수 없다. 단지 EMG 픽업들이 출력 임피던스가 작아서 잡음에 강한 특성을 보이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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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아이바는 게인을 걸었을 때 적당히 부숴지고 넥 픽업의 리드톤도 적당히 스위트한 - 다시 말해 심하게 튀지 않는 - 그런 기타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디마지오의 Air 씨리즈가 아이바의 개성에 잘 부합하는 픽업이라고 할 수 있겠다.

JB가 고출력이라고는 하나 EMG에 비하면 고출력이란 말이 잘 안어울린다 싶다. 단지 주파수 특성이 중간 음역이 크게 강조되다보니 고출력의 픽업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을 뿐, 클린톤에서 찌그러짐이 일어나는 수준이라고 까진 할 수 없다. 여하간 드라이브 이펙트나 게인을 먹이면 심하게 찌그러지는 느낌이 들기에 차라리 중간 정도의 출력에 정갈하고 적당한 찌그러짐을 주면서 클린 톤에서 따스한 느낌을 주는 Air Zone이 제격이라고 생각된다.

Air Norton의 느낌도 Air Zone의 그것과 유사해서 59처럼 튀지 않고 따스한 느낌을 주고, 게인을 걸었을 때 물 흐르는 듯한 솔로를 구사하기에 적당하다. 물론 싱글 모드로 놓았을 때, 다소 출력이 떨어지는 느낌을 주긴 하지만, 싱글톤 커팅 혹은 미들과 짝을 이루는 하프톤 커팅을 하기에 아주 좋은 픽업이란 느낌이 든다. 더 심하게 한마디로 요약하라면, John Petrucci의 솔로톤이 난다고 하면 맞을까?

한동안 펜더 아메리칸 스트라토에 열병이 들어있었는데, 이제부터는 마음을 비우고 수퍼스트랫과 레스폴 스타일 두 개의 기타만을 가지고 갈 생각이다. 누군가 Tomo Fujita의 Just Funky를 험-싱-험의 Jem White로 깔끔하게 연주하는 모습을 본 뒤로는, 역시 기타가 명품인 것도 좋긴 하지만 내 실력이 명품이 되는 것이 먼저다 싶다..

AirNorton(Solo)+AirZone(Back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