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앰프 살 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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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비만 (특히 복부)인 나도 살을 빼지 못하는 마당에 프리앰프 살 뺄 고민이나 하고 있다니. 참으로 어이없긴 하지만, 어쨋거나 소비 전력이 10W도 안되는 물건이 단순히 전압 문제 때문에 무거운 트랜스를 달고 있어야 하기에 여러 가지로 방안을 찾고 있다.
잘 알려진 프리앰프들은 B+가 300~400 VDC 정도 된다. 회로도 마다 실제 voltage meter로 찍은 값을 표시하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는데, 사실 모의 실험을 해보면 B+가 좀 다르다고 해서 그다지 달라지는 점은 없다. 같은 모델이라도 부품 편차에 따라 실제 B+는 다를 수 있고, 그렇다고 소리가 달라지진 않는다.
대개 출력관의 B+를 450VDC (6L6GC, 또는 EL34)로 놓고, 프리앰프에는 험을 줄이기 위해 RC filter를 쓰다보니 voltage drop이 있어서 프리앰프 출력단은 약 400 VDC, 초단은 300VDC 초반에서 중반 정도의 값을 갖는다.
내가 지금 만들어 쓰고 있는 물건도 FET으로 regulating할 때의 target 전압은 420V 정도였는데, 회로 수정을 하다가 FET이 타버리는 관계로 RC filter만 쓰고 있어서 400VDC에서 초단은 360VDC 정도 나온다. RC filter를 3-4단 걸어줘도 high gain일 때에는 험이 아주 잘 들릴 정도로 나오고 있어서, 다시 만든다고 하면 FET으로 regulating하고도 초단을 위해서 RC filter가 또 있어야 할 판이다.
어찌되었건 프리앰프의 B+는 파워앰프 때문에 전반적으로 쓸데 없이 높은 편이고, 더러는 brown sound를 얻기 위해서 전압을 낮춰쓰기 까지 할 정도이므로, 구태여 400V가 넘는 전압을 프리앰프에 공급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뭐 일단 만들어보고 아니다 싶으면 트랜스를 달면 되니까)
벽에서 따올 수 있는 전압은 220VAC인데 이것을 bridge 정류를 하면 (접지 콘센트가 아닌 경우가 많으니) 약 310 VDC를 얻는데, RC filter를 쓴다고 보면 200~300VDC 사이의 전압을 B+ 공급할 수 있다. 그러나 트랜스포머를 쓰지 않으니 내 회로와 벽에서 공급되는 전원과의 isolation이 되지 않아서 내 회로에 실수가 있으면 (퓨즈가 빨리 타버린다면 다르겠지만) 회로가 홀랑다 타버린다는 문제가 있다. 어차피 전원회로에 실수가 있을만큼 허접하게 만들 일은 없지만 어디까지나 안전이 중요한 문제이니까..여하간 이 문제만 해결하면 살빼기는 사실 성공한 거나 다름없다. 나머지는 opamp와 진공관 히터에 공급할 전원인데, 대부분의 오디오카드가 +/- 1.6V 입력 범위를 가지고 있기에(아마도 ADC에 공급해야하는 전원이 3.3V라서 그런 것 같다만) 직류 전원은 그리 높아야 할 필요도 없고, opamp가 워낙에 전력 소비가 작기에 히터에 공급되는 전력에 비하면 엄청 미미하다. 따라서, 히터 트랜스를 12.6V로 중간탭을 넣어서 감은 다음, 히터에 들어갈 것은 전파전류를 하고 opamp에는 브릿지로 양전원을 만들어 쓰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