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기타를 들여놓고 보니..

Basswood라 그런지 마호가니 계통에 비해서 고음이 많다. 전체적인 성향은 예전에 쓰던 RG370을 처음 샀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basswood body에 wizard-II수준의 super thin neck을 채용하고 있었는데, 물론 그 기타에 비해서 연주자의 요구에 기민하게 반응한다는 엄청난(!) 차이점이 있다. 이런 차이점이 어디서 생겨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같은 플레이를 했을 때에 녹음된 소리에 차이가 없다하더라도 연주자의 욕구를 채워주는 느낌이 남다르다. 다시말해 플레이하면서도 기타치고 싶은 느낌이 계속해서 샘솟게 한단 말이다!

더 자세하게 설명하자면, 연주자의 욕구에 맞추어 좋은 톤을 내는 것도 그렇고, 여러가지 테크닉을 구사할 때 실수할 확률이 줄어들고, 음이 지저분해지지 않아서 보다 더 세밀한 부분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다시말하자면, 전체적으로 음이 왔다갔다해서 다른 현, 다른 악기와의 울림이 엉망이 되면, 연주력의 한계를 탓하게 되면서 기타 치고 싶은 느낌을 반감시킴과 동시에 테크닉의 세밀함이나 정교함은 아예 관심밖이 된다.

클린 톤이나 드라이브 톤은 예전 John Petrucci가 레슨 비디오에서 들고 나왔던 기타(JPM100 P2)와 비슷한 성향이다. 픽업의 차이로 인한 톤의 차이도 있겠지만, 그것을 모두 압도하고도 남는 성향이 있다. 이런 소리를 개인적으로 좋아했으면 좋아했지 싫어하지 않는 톤이다. 아마도 이런 경향의 톤 - super thin neck, jumbo fret, basswood body로 종합되는 - 이 90년대와 2000년대초까지 유지되었던 것 같다. 불행히도 2004년말에 만들어진 나의 RG450MH에는 그런 느낌이 없다.

아마도 넥의 내구성을 강화해달라는 요청 때문인지 넥도 예전보다 굵어졌고, 대부분은 3 piece 이상으로 고가 혹은 7현 기타들은 대부분 maple + bubinga 혹은 maple + walnut의 5 piece neck이고, 티타늄 막대를 더 넣어서 내구성을 강화한 넥도 나오고 있다.

어쨋거나, 기타를 넥과 바디의 재질 및 형상, 그리고 피니쉬의 3가지만을 놓고 봤을 때, 당시의 얇은 넥과 basswood body, 그리고 쉽게 깨지는 얇은 도장이 그런 소리를 만들어내는게 아닐까 한다. 새로 들여놓은 Jem 7dbk는 여타 아이바네즈 기타들의 도장과 달리 바디위에 점성이 높은 고무느낌의 합성수지 도료를 얇게 바른 뒤에 올록볼록 앰보싱 느낌이 나도록 덩어리로 뿌려놓았긴 하지만, 다른 메이커의 기타들에 비해 도장이 매우 얇다. 경험상 비추어보면 두꺼운 우레탄 피니쉬를 한 기타를 쳤을 때의 느낌은연주자의 요구에 다소 느리고 답답하게 반응하는 느낌이다. 같은 basswood, thin neck의 아이바네즈이지만 피니쉬가 다소 두꺼운 RG7321만 보더라도 울림이 바디안에 갇혀있는 느낌이 난다.

또, 2004년말에 만들어진 RG450MH를 비교삼아 잡아보니 둘다 ‘얇은 넥/장난감 넥’으로 폄하되고 있는 같은 아이바네즈이지만 두툼한 느낌이나는 것과 동시에 플레이가 다소 불편해지는 느낌이 들 정도다 넥이 약간 두꺼워진 것과 바디재가 basswood에 비하면 다소 무거운 마호가니(아마도 대체목이 아닐까하는데)로 바뀌었을분인데, 스트로크나 피킹시 울림이 크게 줄어들고 고음이 많이 줄었음을 바로 알 수 있다. 도장을 보더라도 매우 얇게 되어있어서 겉으로도 무늬가 훤히 들여다 보이는 것도 모잘라 약간의 충격으로도 나무의 속살이 그대로 드러날 정도다 -_-; 하지만 Jem7dbk에 비교해서 고음이 많이 없고 상대적으로 반응도 상당히 느리고 답답한 편이다.

결론이자면 결론인데, 그동안 고가 악기에 대해서 실용적으로 의미없다고 생각했는데 오랫동안 실수한 것 같은 느낌이다. 아마도 녹음해놓은 소리에만 너무 집착한 나머지 연주할 때의 느낌을 너무 우습게 안 것이다. 개인적으로 기타 값이 터무니없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 하나이다보니 주위 사람들의 충고를 받아들이지 않고, 픽업갈기라든가 하드웨어 업글에 주력한 것 같다. 이왕에 저지른 참에 괜찮은 물건으로 한 대 더 들여놓을까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