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프레서..멀티밴드 컴프레서..

방구석 녹음의 성공 열쇠는 무엇보다도 훌륭한 소스가 먼저겠지만, 그 못지 않게 중요한 게 컴프레서로 대표되는 다이내믹 이펙트를 쓰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간 녹음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찾아서 들어보자면 참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봤지만, 대부분 나의 녹음환경이 좋지 못한 관계로 멀티밴드 컴프레서를 잘못 사용해서 킥이 거의 안들리게 만들어놨다거나, 엄청나게 탁한 믹스를 만들었다거나 하는 것이다.

누가 생각하든 가장 좋은 믹스는 악기 개개의 소리가 그 어느 하나 나머지에 의해 묻혀버리지 않고 또렷하게 잘 들리면서도 조화롭게 들리는 믹스일 것이다.

불행히도 방구석에서 기타, 드럼 샘플, 베이스 샘플의 3가지 소스를 가지고 녹음함에도 불구하고, 어느 하나 제대로 해낸 적이 없다.

제대로 녹음된 음반을 들어보면 가슴이 벌렁벌렁할 만큼 킥이 다이내믹하게 때려대고 있는 상황에서도 기타가 만들어주는 날이 잔뜩 선 소리는 너무나도 또렷하게 들린다. 베이스는 바로 옆에서 댕댕거리고 있는 것처럼 자연스럽기 그지없고 말이다.

어떤 이가 잡지에 기고한 컬럼을 읽어보면 그는 모든 트랙에 컴프레서를 걸어준다고 한다. 물론 소스가 실연을 마이킹한 것이라 충분히 이해가 간다. 내가 사용하고 있는 샘플들을 들어보면 그 자체로 녹음해놔도 전혀 답답할 것 없는, 다시 말해 이미 많은 processing이 이루어진 샘플임에도 다른 소리들과 섞여들어가면 여지없이 묻혀버린다. 여기에 또 컴프레서를 걸어버리게 되면 다이내믹함이라곤 찾기 힘든 소리가 되어버리긴 하지만 뭐 방법있나 컴프레서를 리미터처럼..하다보면 최종 믹스는 엄청 탁한 소리로 변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