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g's Speech 이제야 개봉하는군..

미국에서는 11월 쯤에 개봉한 것으로 나오는데, 그다지 사람은 많이 들었을 것 같지 않은데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그런가) , 여하간 난 기대 이상으로 내용이 좋아서 두 번이나 봤다. 이 영화가 아카데미 상을 수상했으면 좋겠다 싶었지만 과연 몇 개나 탈까 싶었는데 4개나 받았다니 올해는 괜찮은 작품들이 별로 없었나 싶기도 했다. 아마 이 작품이 나와 같은 냉혈인간에게도 어필할 수 있었던 것은 주인공인 Prince Albert의 인간적인 면이 엄청나게 부각되었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무엇보다도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해야할 그 순간에 버벅거림을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큰 공감대를 불러일으켰달까!! 물론 그는 자국어를 말해야 하는 입장이고, 난 타국어로 얘기해야하는 입장이긴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정곡을 찌르는 이야기를 막힘없이 술술 풀어헤쳐야 할 순간에 버벅일 수 밖에 없는 현실은 참으로 공감이 간다 아니할 수 없다고나 할까? 무엇보다도 사람이 무엇인가를 할 때 바보처럼 더듬거리거나 버벅이는 이유는 그 자신에게 거는 기대가 너무 크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나 역시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해야만 한다, 더듬거나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버벅이지 말아야 한다, 막힘없이 빠르게 이야기해야 한다라는 일종의 강박관념이 스스로의 혀를 옭아매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똑같은 얘기를 Prince Albert에게 적용하자면, 그 역시도 어쩔 수 없이 왕이 소화해야 하는 여러 가지 행사에 참여하여 위엄을 보이고 뛰어난 언변으로 좌중을 압도해야만 한다는 압박감이 스스로를 더듬거리게 만든 것이 아닐까 한다. 다시 말해 나 스스로를 타인에게 들어냄에 있어서 뭔가 내가 아닌 나의 모습으로 보여주려할 때, 나의 본질은 그런 나를 오히려 더 바보같고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만들어 깨우쳐주려 하는 것이 아닐까? 나의 본질은 편안한 나의 모습 그 자체를 더 사랑하고, 진정 날 위해서 그런 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