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ad remote, Home sharing 그리고 무선 멀티브릿지 모드..

어쩌다 보니 한 집에 3개의 데스크 탑, 1개의 태블릿, 3개의 스마트폰, 그리고 2개의 무선 공유기가 2.4 GHz 대역 무선 주파수의 일부를 공유해서 사용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2대의 무선 공유기 중 1대의 무선 공유기를 ‘무선 멀티 브릿지 모드’로 설정해서 쓰면 마치 무선랜 커버리지가 늘어난 것처럼, 쉽게 말해 1대의 무선 공유기가 나머지 무선 공유기의 중계기 역할을 한다기에 바로 이거구나 하고 설정을 해봤다. 권장 사항은 두 대의 공유기를 모두 비밀번호가 없는 개방상태로 설정하라고 했는데, 차마 그럴 수는 없으니 WEP로 얇팍한 암호를 걸어 설정해서 한동안 써왔다. 벽에 유선 랜 포트가 없는 위치에 컴퓨터를 두려고 했을 때, 무선 멀티브릿지 모드로 동작하는 무선 공유기는 유선 랜 연결 없이도 외부 인터넷과 연결된 공유기로부터 데이터를 받아 유선랜으로 뿌려주는 일을 잘 해주었다.

일반적으로 무선 리피터를 TDD 환경 (한 개의 주파수를 시분할로 여러 개의 장비가 사용하는 방법)에서 사용하게 되면 무선 리피터와 모국간의 무선 링크가 양호하지 않을 때는 재전송으로 인한 불필요한 시간 자원을 많이 점유하게 되고, 그것을 다시 중계해주기 위해 또 다른 시간 자원까지 소모하게 되므로 전송 속도를 심하게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미국에서는 가정용으로 들어오는 인터넷의 속도가 아무리 좋아봐야 무선 랜의 최고속도의 절반 정도이므로, 무선 랜의 속도가 좀 저하되어도 큰 지장이 없겠다 생각이 되는데, 실제로 일반적인 무선랜이 54 Mbps를 낼 수 있는데, 내가 사용하는 장비와 무선 공유기간 링크의 연결 속도가 4 Mbps 정도 밖에 되지 않으면 나머지 50 Mbps의 bandwidth를 나머지 장비들이 나누어 쓸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무선 전송로의 품질이 좋지 못해서 모든 시간 자원을 다 사용해서 전송하더라도 4 Mbps라는 뜻이 되므로, 하나의 무선 공유기에 붙어있는 사용자들이 모두 좋은 링크 상태를 가지고 있을 때는 최고의 성능을, 어떤 사용자 하나가 좋지 못한 전송로 품질을 유지하고 있을 때는 전송률도 높지 못하면서 많은 시간 자원을 소모하게 될 것이므로 나머지 사용자들에게 많은 피해를 준다고 볼 수 있다.

어쨌든 종합하면 리피터와 모국간의 채널 상태가 그다지 좋지 못한 상황에서 여러 개의 장비가 무선 랜에 연결되어있다면 효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되므로, 잘 생각해 봐야할 필요가 있단 말이다. 더구나 MacOS, iOS가 제공하는 다양한 공유 서비스들이 제대로 듣지를 않는다. WEP 모드에 있는 상태에서도 기기간 연결 응답이 좋지 않았는데, 결국 무선 멀티 브릿지 모드를 꺼버리고 일반적인 모드로 바꿔놓으니 3대의 데스크탑 간의 원활한 데이터 소통이 가능했다.

아직 한국에서 온지 1년도 되지 않았는데, 빛처럼 빠른 LTE나 무선랜, 가정용 광랜을 생각하면 또 다시 내 집과 한국이 그리워진다. 물론 비좁은 공간에서 쓸데없이 다같이 바쁘기만 했던 순간들도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