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id State Guitar Amplifier (2)

Featured image

Solid state라면 예전엔 트랜지스터를 쓴 라디오 혹은 티비를 얘기했다. 70-80년대 얘기다. 지금은 이런 말은 아무도 쓰지 않는 것 같다. 요새 애들이 들으면 엄청나게 오래된 얘기를 하나보다 할 것 같기도 하다.

진공관 앰프가 일종의 럭져리한 기타 앰프로서 자리 잡고, 사실 TR 앰프라고 하면 싸구려 똘똘이나 생각하던 게 내가 열심히 기타 치던 시절 얘기다. 그러나 실제로 진공관 앰프는 구경하기 쉽지 않았다. 가격도 비싸고 잘 만나봐야 마샬 앰프였는데, 그나마도 Valve State니 MOS FET이니 뭐니 딱지가 붙어있던 것이 합주실에 굴러다녔던 것으로 미루어 보면, 아마도 당시가 비싼 진공관에서 벗어나서 단가를 낮추려던 때가 아닐까 한다. 그러나 이 당시에도 잘나가는 뮤지션 중에 solid state 기타앰프를 쓴다는 사람은 별로 못 봤다. 일부 회사에서 엄청난 대출력 파워앰프를 MOS FET으로 만들었다 하는 광고는 많이 봤다만.

Valve state라는 것은 마샬에서 나온 상품명이었던 것 같은데, 영국인이 tube (영국인 말로는 지하철)대신 valve를 썼기에 일종의 진공관과 반도체의 하이브리드 앰프 뭐 그런 뜻이 될 것 같다. 회로도를 보면 프리앰프 대부분이 Opamp와 diode로 되어있고 최종단에 진공관 1개 (triode 2개)를 썼다. 당연히 돈이 많이 들어가는 파워앰프도 모두 대출력 opamp로 바꿔 만들었다. 비싼 출력관과 출력 트랜스포머가 안들어가게 되니 아마도 제작단가는 엄청나게 떨어졌을 것으로 안다. 프리앰프 최종단에 있는 그 12AX7은 왜 넣었는지 이해가 가진 않지만 역시나 신기한 일이다. 따라서 말이 마샬이지 (우리가 흔히 아는 마샬은 마샬을 쓴 뮤지션이 낸 앨범에서 들은 소리가 전부다) 합주실의 valve state를 쓰면 그런 소리가 안났던 거다. 한창 시절엔 메탈 음악을 하는 이들은 모두 마샬 앰프만 쓰는 줄 알고 있었기도 하고, 어찌해야 그런 소리가 나오는지는 구경 조차 한 일이 없으니까.

혹시나 하는 사람을 위해 벨브스테이트 80xx의 회로도룰 붙여본다. 일부러 다 같다 붙이진 않았다. 의미 없으니까. 그림을 보면 클린채널로 보이는 (diode clipper가 없는) 채널의 사실상 종단에 해당하는 부분에 plate follower + cathode follower pair가 보인다. 딱 1개의 12ax7를 썼는데, 왜 이 위치어야 했느냐에 대해선 나도 좀 갸우뚱이다. 사실상 드라이브 채널은 그냥 꾹꾹이나 다름 없다. 어찌보면 TS9이런 것보다도 더 간단해 보이는 게 프리앰프 되시겠다. 파워앰프는 뭐 그냥 다 OPAMP로 도배되어있다. 보나마나다.

imageMarshall Valve State: Preamp 일부분

그런 시절이 있었는데, 결국엔 대부분의 기타앰프가 이젠 풀 진공관이거나 아니면 시뮬레이터 앰프로 양분되었다. 이제 Solid state는 찾아볼래야 찾아보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마샬도 Valve state를 어느 정도 만들다가 이후는 모두 풀 진공관으로 만들게 되었고, Solid state계의 맹주(?)였던 Randall의 행보를 보면 진공관 위주의 앰프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과거의 명기로 불리우던 FET로 만든 앰프들도 생산이 되고 있기는 한지 홈페이지에 떠 있긴 하지만 최근에 밀고 있는 앰프는 Fortin이라는 개인 공방에서 나온Natas라는 진공관 앰프인 것을 보면 FET로 거의 재미를 보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근본적으로 FET가 음질이란 주관적인 요소를 제외하면 모든 면에서 좋다. 제작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단가를 엄청나게 낮출 수 있을 뿐더러, 수리도 간편하고, 유지 비용도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전기료도 훨씬 작게 나온다! 또, 회로를 해석하기에도 좋고 clone을 만들기에도 돈이 덜 들어가고 조립시의 위험도도 낮을 뿐더러 크기가 작은 앰프를 만들 수 있다. 파워앰프까지 모두 집어넣고도 손바닥만하게 만들 수 있다. 단지 앰프 헤드의 위용이 떨어지니, 또 멋진 노브들을 달 수 없으니 커다란 샤시를 이용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