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as Desktop..베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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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ive Grid에서 곧 Bias Desktop이라는 플러긴을 발매할 예정이다. 이곳에 예전에 메일 주소를 넣고 물건이 나오면 알려달라고 했더니 오늘 메일이 왔다.
Positive Grid - Bias하면 사실상 하나의 용어가 된다. Grid와 cathode간에 + 전압이 걸렸다는 뜻이된다. 이것으로 진공관이 TR과 차별되는 성질을 갖게 되는 것으로서, 대단히 중요한 용어가 되겠다. 어쨌든 이 회사는 이 용어를 자신의 제품명으로 활용하였기에, 어찌 들으면 진공관에 대한 지식이 대단히 해박하고, 소프트웨어로 positive grid bias에 의한 효과를 잘 만들어내었겠구나 하는 느낌도 아울러 갖게 됨과 동시에, Positive라는 단어의 어감만큼이나 긍정적인 기대가 되는, 더구나 폰트도 이쁘고 그래픽 디자인이 훌륭해서 ‘어머 이건 사야해!’란 느낌이 절로 들 정도다.
일단 인터넷으로 다운 받는 조건으로, 정해진 프리셋만 사용하는 버전이 99불, 프로페셔널이라고 해서 앰프를 나름대로 설계할 수 있는 버전이 199불에 나왔다. 물론 친절하게 데모 버전을 다운 받을 수도 있게 되어있다.
써 본 다음 좋으면 사가라는 정책은 참으로 바람직 한 것 같다. 그림에서 보면 알 수 있지만 웹사이트라든가 플러긴/앱의 그래픽 디자인은 정말로 너무 훌륭하다. 왠간히 만들어서는 돈을 벌기 힘들다는 얘기도 되겠지.
어쨌든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프로페셔널 버전을 받아서 실행해보았다.
CPU 부하가 어느 정도 걸리는지 유심히 봤는데, 이러 저러한 메뉴 작업 및 노브 조정을 하는 동안에도 시스템 부하가 거의 0에 가까왔다. 내가 만들고 있는 플러긴도 아무리 못해도 (하는 짓이 거의 없어도) 2% 정도는 올라가는데, 0과 1사이를 오가고 있어서 크게 놀랐다. 클린톤 세팅을 설정하고 쳐봤는데 이래저래 노브도 돌려보고 하는데 별 반응이 없는 것 같아 뭘 잘못 만졌나 하는데 갑자기 네모난 박스가 뜨더니 데모 버전이란다, 그러더니 서서히 이펙트가 기동하기 시작했다. 그렇다 정말로 앱이 아무 일도 하지 않았기에 부하가 낮았던 거다 -_-; 실제로 부하는 5%를 넘어설랑 말랑한다. 하다 못해 스피커 시뮬만 하더라도 잘만든 앱이라도 2-3% 정도의 상당한 CPU 부하를 먹기 때문에 0~1 사이를 오간다는 것은 좀 말이 안된다.
이 엄청나게 잘 만들어진 소프트웨어를 무상으로 평가하게 해주었으니, 먼저 칭찬부터 해야할 듯 하다.
그림에 보여지는 것 만큼이나 디자인이 매우 깔끔하고, 최근의 모든 인터넷 요소 - Cloud, market, SNS 등은 전부 적용되어있다. 플러긴 자체도 인터넷에 연결해서 activate해야 한다. 이 사이에 이러 저러한 정보도 서버에 넘겨줄 것으로 판단된다.
프로페셔널 버전은 앰프를 디자인할 수 있게 기타 앰프 회로 기능을 일반화해놓았는데, 그점은 앰프에 대해서 참으로 오래 고민한 결과일 것이므로 인정해줄만 한 것 같다. 기존의 플러긴이 제공하지 않는 여러가지 요소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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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앰프 진공관과 출력단 진공관을 교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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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앰프와 출력단 구성 요소 (톤스텍, phase splitter 등등)를 교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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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력 트랜스도 교체할 수 있다.
그리고 동시대의 다른 앰프 시뮬에 비해서 엄청나게 뛰어난 그래픽도 칭찬해주어 마땅하다. 그 때문에 가격은 생각보다 많이 비싸다고 느껴진다. 앱마켓처럼 앰프 마켓을 만들어놓은 것이라든가 SNS, Cloud 개념을 넣어서 나름 하나의 플러긴이지만 이코 시스템을 데스크탑-모바일로 키우려는 시도는 참 훌륭하다.
이제 흠을 잡아보자면, 플러긴을 사용하려는 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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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기타 트랙에 전부 걸어줄 수 있는 가벼운 앰프 시뮬레이터 플러긴을 찾을 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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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뮬레이터이지만 실제 앰프와 거의 같은 연주시 응답을 얻을 수 있으면 좋을 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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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이면 전문성이 뛰어난 외부 자원 (캐비넷 IR 등등)을 이용할 수 있으면 더 좋을 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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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묻고 따지지도 않고 기타 앰프와 꼭 같이 돌았으면 할 뿐이다.
그런데 이 놈은 너무 귀찮고 복잡하고 이것 저것 자질구레 너무 많다. 그리고 특정 앰프를 정말로 시뮬레이션하고 있는지 아닌지도 애매한 구석이 많다. 컨트롤 요소도 똑같지 않고 톤도 단번에 다르다는 게 느껴진다. 어떤 앰프 모델은 여타의 다른 시뮬들과 마찬가지로 마치 뽀샵질을 한 것같은 인위적인 느낌마져 난다. 이 순간 다양하고 이쁘장한 기능들은 다 무용지물화되는 거다. 앰프 시뮬이 앰프 시뮬 기능에서 만점을 받아야 나머지 기능들이 빛을 발할 수 있는 것이지, 앰프 시뮬 기능은 예전과 큰 차이가 없고 인위적인 느낌까지 나는데, 나머지 기능이 좋고 그래픽이 이쁘다고해서 좋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상으로 총평을 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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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프시뮬레이션에 100% 초점을 맞춘 제품도 아니고, 앰프 시뮬레이션의 정확도는 앰프 모델마다 다르다 (아마도 외주를 준 듯 한데, 업체나 개발자에 따라 완성도의 차이가 좀 심하게 나는 것으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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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나고 아름다운 그래픽, 인터넷을 활용한 다양한 부가 기능으로 소위 전문가 흉내를 내는 이들로 구성되는 팬층을 형성하지 않을까 기대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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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뮬레이트하는 앰프 모델의 유사도가 높은 모델도 있고 심히 차이가 나는 모델도 있고, 컨트롤이라든가 전문성이 떨어지는 대신 그 부분을 고유한 그래픽을 입히게 한다든가, 앰프 구성요소들을 파라미터로 조작할 수 있게 해놓아 상당히 전문적인 시뮬레이터인 것처럼 위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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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프를 다양한 요소로 분할해서 그것들을 파라미터에 따라 컨트롤할 수 있게 해놓은 것은 참신한 시도이긴 하지만, 실제와 차이가 많고 전혀 얼토당토 말도 안되는 부분도 있어서 사용자에게 잘못된 지식을 심어주는 역효과도 아울러 가지고 있다. 이것은 시뮬레이터를 뜯어가며 설명해야할 만큼 범위가 넓고 다양하다. 그런데 내가 꼭 그렇게 지적질을 해야 할 필요는 없는 것 같고.
Positive grid에서 초청장을 받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데모 다운로드를 이제 열어놓은 것 같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기 바란다.
http://www.positivegrid.com/bias-desk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