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들의 삶은 참 아름답구나, 그러나..

세상을 살아보니 그동안 신문이나 티비에서 나오는, 그야 말로 나와는 너무나도 거리가 먼 추잡한 인간의 모습들이 어느 시점의 나의 모습이 되어버리기도 하고, 평생에 한번이라도 고민하게 될까 하던 문제들이 모두 나의 문제가 되어 고민하고 갈등하면서 짧은 인생의 하루 하루를 좀 먹어가고 있는 지경에 이르고보니, 그런 것과 정말로 멀리 떨어져서 고고하게 살고 계신 분들도 참으로 많이 있고, 이들의 삶이 이토록 아름다운 것일까 무한한 부러움에 술렁이게 된다.

한 땐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서 애쓰던 시절이 있었는데…똑같이는 못 살더라도 비슷하겐 살아봐야지 부러워했던 적도 많았는데…

시간이 흐르고 또 흐르다보니 이젠 정말로 남의 삶이 되어버렸구나 체념 한지 오래다.

대신 그동안에 변해 버린 나의 모습, 그리고 나의 삶…정말 찐득찐득한 오물에 잔뜩 쩔어서 너무 구리구리하고 초라해 보이기만 한다. 내 입으로 나오는 말들, 몸으로 만들어지는 동작 무엇하나 마음에 두는 구석이 하나도 없다. 이젠 어떤 벗어날 수 없는 굴레 안에 갇혀서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른 것만 같은 기분이다.

어차피 굴레에 갇힌 이상 무엇이 되고 싶다, 무엇을 하고 싶다, 무엇이 갖고 싶다한들 달라질 것은 아무것 도 없다.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

어리석게도 그동안 믿어왔던 모든 것이 내가 생각하던 실체가 아니었음을, 나만의 모래성이었음을, 난 그저 그 허상을 쫓아 호구처럼 살아왔구나란 사실을 깨닫고 난 뒤로는 더더욱이나.

어리면 곱고 이쁘고 참신하고 청초하기 그지없다고 했든가.

빠르게 흘러버리는 세월에 아름다와 보이기 그지 없는 이들도, 이들의 삶도, 나와 나의 삶처럼 이렇게 찌들고, 시들어가고, 늙어가고, 닳고 닳아가겠지? 다만 그들의 삶과 나의 삶이 다른 것은, 난 이 모든 초라함을 인정하지만, 그들은 절대로 그렇게 되지 않을 거라며 속으로 되뇌이고 있다는 것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