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란 도대체 무엇일까??

Internet of Things라는 말을 듣기 시작한지는 참 여러 해 짼데, 이게 도대체 무슨 개념인데 이리 호들갑인 것인지 확 와닿게 알려주는 곳은 없는 것 같다. 그런 자료도 보지 못했음은 물론이다. 내가 찾아본 자료들의 성격은 대부분 이랬다.

  1. 자료 작성자의 전문 분야에 대해서만 강조할 뿐 IoT가 어디에 뭐하러 쓰여지는 것인지는 절대로 알려주진 않는다. (작성자 역시 모르거나 알려주기 싫은 사실 인 것 같다.)2. Raspberry pi라든가 arduino 같은 소형 컴퓨터를 많이 언급하고 IoT와는 관련없는 이들의 사진과 부팅 화면만 주로 보여준다.3.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된다는 얘긴 없고 주로 시장의 규모 전망($)에 대해서만 신나게 썰을 푼다.4. 국내 기업이 해외 유수의 기업과 IoT 개발 MOU를 체결한다는 뉴스만 많다. 뭘 어떻게 MOU를 맺고 협력하겠다는지에 대한 얘긴 없고, 일단 듣보잡 상품명이 이리 저리 나열되면서 무슨 내용인지 실체를 알 수 없게 암호화 되어있는 게 대부분이다. 그래서 최근 몇년간의 흐름을 따라가보면 얻게 되는 결론은 다음과 같다.
  2. 모든 전자제품에 통신 모듈이 탑재되어 통신을 하게 된다는 개념으로, 한동안 호들갑 떨던 ‘유비쿼터스’라는 개념이라든가 ‘M2M (Machine-to-Machine)’ 또는 훨씬 더 과거로 흘러가면 ‘홈/오피스/팩토리 오토메이션’ 등등으로 호들갑 떨던 것과 개념상으로 일치한다. 2. 다르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근거를 따라가 보면 과거의 개념에 최근에 생겨난 것들을 붙여넣었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지, 근본적으로 다른 것은 없다. IoT는 기계들끼리 서로 통신하는 것에서 좀 진보해서 그것을 클라우드와 연결시킨다는 얘기가 있다. 이것은, 쉽게 말해 구글 서비스를 이용하면 구글이 나의 모든 사용 패턴을 분석해내듯, 기계들이 리포트한 정보를 모두 클라우드로 채집한 뒤에 일상 생활의 모든 요소를 데이터 베이스로 만들어 모든 패턴 분석/최적화하겠다는 것이다. 3. 다시 말해 이게 새로운 개념이 아니지만, 기존에 돈을 벌던 스마트폰 팔이로는 이제 더 이상 사람들의 주머니에서 돈을 빼내오기 어려워졌으므로, 새로운 개념인 양,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는 양 홀려서 투자자와 소비자의 주머니로부터 돈을 끌어와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4. 오죽이나 그 실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개념이었으면 정치권도 옳다꾸나 예전에 사업을 만들었다가 걷어 치웠던 유비쿼터스니 M2M과 내용은 완전히 같으나 이름은 다른 IoT를 끄집어내어 창조경제라는 개념없는 개념과 연결시켜서, 그렇게나 미래지향적이고 창의적이고 disruptive한 개념이라며 띄워보려는 작업도 열심히 했던 것 같고, 같은 맥락으로 중소기업과 산업계를 선도 내지는 부양시켜보겠다며 알량한 돈을 풀고 있는 것도 같은 흐름이라고 봐야하겠다. 이걸 다른 시각으로 보면, 이런 일이 펼쳐지지 않을까 한다. 1. 멀쩡한 티비가 스마트 티비가 되면서 가격이 오르고 불필요한 기능이 무더기로 따라온 것과 같이 일상 생활에 쓰이는, 쉽게 말해 별 것 아닌, 각종 전자제품에 IoT 기능이 추가 되었다며 원하든 원치 않든 AP+통신모듈이 부가적으로 따라붙어 가격이 오르게 되고, 이들이 (사용자가) 원하든 원치않든 (사용자가 알 수 없는) 어떤 정보들을 어딘가로 보고한다고 피곤하게 한다. 2. 가끔씩 내 개인 이 메일 계정으로 내가 사용하는 장비들의 일람이 나오고, 그들의 사용률, 소비전력, 성능 지수등등이 그래프로 정리되어 날아오고, 나의 사용 패턴이 어떠 어떠 하다고 알려주면서, 이러한 사람을 위한 맞춤 제품이 이런 것이다 링크와 사진이 잔뜩 달린 메일이 날아오면서 날 귀찮게 한다. 3. 이런 일이 반복되어 나의 생활 패턴에 대한 정보가 수도 없이 쌓여가게 되면, 결국 데이터 전문가들은 그들만의 알고리즘(?)을 이용해 내 라이프 스타일을 수많은 범주 중의 하나로 자동 분류시키고 (딥러닝이 하는 일이 이런 일이다), 수집된 데이터에 근거하여 나란 사람의 다양한 성향을 (대표적으로 구매/정치 성향) 나의 다른 정보들 (거주지역/수입/지출/보유 자산 등등)과 한꺼번에 연계하여 분석하고, 이 결과를 비싼 값에 마케팅/여론조사/정치연구소 등등에 팔아 넘겨서 이를테면 내가 어떤 물건에 관심있어 한다거나, 어디에 투표하게 될 것이라거나 사회현상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게 될 것이다도 미리 예측하거나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마케팅/정치성향을 분석하는 것이 이들이 하는 일 중에 가장 큰 돈이 되는 것 아닐까 한다 내 생각엔. 좋은 예로 일반인의 주머니를 털려면, 쉽게 생각해서 초중학교 시절에 과제로 해가던 것들, 이를테면 집에 어떤 명령을 보내주면 기계가 알아서 창문과 커튼을 닫아주고, 필요없는 전기 소모, 연료 소모를 막아주고, 냉장고에 있는 음식 중에 문제가 있을 것들을 미리 알려주고 하는 것들의 일을 인터넷을 통해서 해나가겠다, 좀 더 나아가서 이걸 클라우드에 전부 올려서 데이터 관리 및 분석의 전문가들이 관리해주겠다 뭐 이런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기술을 잘 이해 못하는 일반인의 입장에선 돈을 주고 센서와 엑추에이터(실제로 스위치를 켜고 끄고하는 등의 일을 하는 장치), 이들을 관할하는 장치와 소프트웨어를 전부 다 구매해야 하고, 관리해주는 클라우드에게 관리비조로 매달 돈을 지불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이것을 위해 흔쾌히 지갑을 열어주게 할 만한 명분을 누군가가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핸드폰으로 스타벅스 지점을 검색하면 화면에 인근의 스타벅스 지점들이 표시된 지도가 나타나고, 화면에 떠오른 스타벅스 중 하나를 손가락으로 찍어주면 그 스타벅스 지점으로 곧바로 전화연결이 되는 그 일련의 과정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기술 발전이 인류 생활의 편리함을 가져다 주었구나 하는 강한 감동을 끌어내었듯, 그와 비슷한 일을 해줄 사람이 또 나와야 한다는 얘기들도 한다. 그런데 예전 기억을 떠올리면 국내 가전업체가 만들었던 광고도 많았기에 그 수단이 인터넷이 아니라 전화였긴 하지만 역시나 진작에 있던 것들이고 이것을 지금 다시 꺼내봐야 잡스에 비해 그리 큰 감동을 주진 못할 것 같다. 물론 요새 어린 세대들에겐 그 시절 광고들을 기억하지 못할 만큼 오래 전의 광고라 오히려 먹혀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만. 평소에 이런 대세의 흐름이나 트랜드를 쳐다보면서 ‘아 또 옛날 거 재탕해서 울궈먹는구나’하게 되는데, 그런 생각으로 세상을 살아가면 (여태의 내 경험으로 보기엔) 어떤 주류에 편승하기 보단 늘상 조소를 날리는 아웃사이더로만 머무르게 되는 느낌이다. 오히려 닭살돋고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적극적으로 나도 잡스와 같은 희대의 ‘봉이 김선달(?)’, 혹은 ‘감성팔이의 달인(?)’이 되려 애쓴다면, 남들처럼 엄청난 액수의 연봉을 받지 못하네 어쩌네, 또 박봉에 하루 종일 힘들고 귀찮게 모니터 앞에서 코딩해야 한다거나 IoT 시설을 위한 솔레노이드라든가 센서를 설치하거나 팔러 다녀야 한다며 불평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내가 알기로 IoT의 선조격 개념인 유비쿼터스라는 개념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1974년이라고 하는데, 사실 이 시점이 우리가 잘 아는 근대적인 개념으로서의 개인용 컴퓨터인 애플이 세상에 등장하기도 전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아무리 참신하다고 떠들어봐야 모든 것이 애진작에 있어왔던 개념이고 ‘유비쿼터스’라는 말을 처음으로 꺼낸 어느 대학의 교수님과 같은 ‘선견지명(?)’이 없더라도 컴퓨터와 통신 모듈의 값이 싸지면 어디든 들어갈 수 있을 거란 생각을 못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래서 그런 것인지, 눈으로 보기에 참으로 허접한, 그러니까 솔레노이드(전자석, 전기로 물리적인 힘을 발생시키는 장치)에 무선랜 모듈 하나 붙여놓고 집안의 전등을 켜고 끌 수 있게 만든, 중고등학생용 개인 프로젝트로 나갈만한 물건으로 창업자금을 지원받아 최첨단 기술을 하고 있는 ‘벤쳐’인 척 하는 것이다. 홈페이지 그럴싸하게 만들고, 동영상 그럴싸하게 만들어서 (요새 광고 동영상엔 외국인들이 등장해야 더 그럴싸 해보인다, 안드로이드나 iOS 앱은 기본으로 있어줘야 되고) 어떻게든 미래 세계의 물건인양 디자인하고 동작하게 만들어야 그게 성공하는 지름길이란 말이다. (어차피 중국 OEM을 하고 있을텐데, 그게 정말 돈이 되는 것 같다 판단되면 진작에 중국의 기업들이 베껴다 끝판왕 가격으로 전세계 무료 배송으로 만들어다 팔게 될테고 그러면 일단 게임은 끝난다. 이들의 목적은 투자 받아 벤쳐 연습을 하는 것이지 이게 긍국의 목표도 아닐 뿐더러.) 그나마 이것은 IoT의 개념과 맥을 같이 하고 있지만, 이외의 것들은 얼토당토하지도 않은 것을 IoT를 한다고 끌어붙이기도 하고, IoT 얘기가 나오기 전부터 하고 있던 것을 새롭게 하는 것인양 떠벌이고 있는 것도 많다. 한참 삼천포로 빠졌었는데, 어쨋거나 지금까지 풀었던 썰을 정리하면,
    • IoT는 과거의 홈/오피스/팩토리 오토메이션, 유비쿼터스, M2M 과 같은 개념이다. 그것의 확장이 확장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좀 오바다. 개개의 센서나 엑추에이터가 모두 인터넷에 연결되어야 할 필요는 없다. 구성 요소 중 하나라도 인터넷에 연결될 수 있으면 2다리를 거치든 3다리를 거쳐서 그 모두가 연결되어 돌아가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기존의 컴퓨터의 손이 닿지 않던 영역 (가정/사무실/공장의 각종 전자제품, 조명/전열기기, …)을 컴퓨터의 관리 아래에 있게 만들어서 그들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유관 산업들의 잠재력을 뻥튀기하는 활동, 또 관련 제품 개발을 위해 투자자의 돈을 끌어모으는 활동으로 보여진다. - 당장의 IoT 관련 사업의 성패는 힘좋은 누군가가 (대신) 나서서 (투자자들이 나한테 눈 먼 돈을 대주게끔 하는 가능성 있어보이는) 생태계 내지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느냐 아니냐에 달려있다. 이 분위기가 아래로 꺾이면 (이를테면 또 다른 과거의 개념이 옷을 갈아입고 등장했다든가 투자자들이 IoT로는 도저히 대박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거나) 아이템은 바꾸지 않더라도 종류가 다른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활동은 거대한 생태계를 가지고 있는 구글이나 애플이 무엇인가 저질러주길 기대하며 모니터링하고 그들에게 인수되기 적합한 조건으로 사업을 끌어내어 주식 대박을 내려하면 차라리 비전있는 사업이라 생각되는 것 같다. 아쉽게도 해외에서 1, 2위를 달리고 있다고 신문에 나오는 국내 가전/IT 업체들에게도 이런 일은 쉽지 않은 모양이다. 이들 역시도 이들에게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음은 마찬가지이거니와. 그리하여 만약에 어떤 능력있는 존재가 IoT라는 기술(?)에 엄청난 잠재력이 있음을 획기적인 제품과 플랫폼을 통해 보여줬다고 하면, ‘묻지마’ 투자를 통한 막대한 자금이 다양한 산업계에 뿌려지게 될 것이고, 이게 정말 많은 가치를 만들어낼 것인가 아닌가 판가름 날 때까진 대다수는 또 어영부영 먹고 살게 되는 것이다. 얼마전부터는 V2X라고 해서 자동차와 자동차 (또 사물)을 연결하는 기술(?)에 대해서 뭔가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여진다. 국내 통신사들이 이런 형체 없는 기술을 해외 유수 업체와 개발한다고 보도자료도 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몇 년 전 TEDtalks에 나온 강연 중에 인텔의 연구소에서 나온 이가 얘기하는 내용 하날 보면 ‘차가 차끼리 또 어떤 관제시스템과 연결되어 데이터를 주고 받으면 (이들 표현으로 차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서로 충돌하거나 하는 일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하는 내용을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이 역시도 뭔가 확실히 잘 와닿진 않는 개념인데 (처음 볼 때 부터), 전기차 사업을 희망하는 회사들 또 이들에게 통신모듈을 (향후에) 납품하게 되거나 그들로부터 특허료를 받아챙기고자 하는 기업들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이다. 이것은 이전부터 떠들어대던 M2M에 D2D (device to device) 개념이 물려있고, 실체가 불분명하던 5G 통신시스템과도 연계가 되고 있는데다 자율 주행 자동차, 전기차 사업과도 관련이 있을 것 같으니 또 기회를 찾아 사람들이 열심히 모여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분위기속에서 원리나 이론적인 한계, 역사적인 흐름을 들이대면서 당치않은 얘기다 다 머지않아 흐지부지 될 것이다 라고 생각하면 그나마 얼마안되는 확률의 기회도 포기하게 되는 것이니, 모든 것을 열린 마음으로 되지 않을 확률을 찾아보고 증명해 내는 것보다는 되게할 방법과 될 확률을 생각하는 것이 좋은 태도라고 본다. 그렇다면 이것을 어떻게 나의 ‘기회(?)’와 연결 지을 수 있을지 이어서 생각해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