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과 물가..

하루 종일 먹은 단백질의 양이 너무 부실하다 싶으면 가끔씩 Whey protein 파우더를 먹을 때가 있는데, 지금 먹고 있는 것은 Now foods라는 곳에서 나온 whey protein isolate라고 아무런 첨가제가 없다고 누군가가 권장하기에 시도해 본 제품이다. 5 lbs에 60불이 살짝 넘는 가격인데 Costco에 가보니 On과 Muscle Milk에서 나온 벌크형 whey protein powder 제품이 훨씬 더 경제적이란 사실을 알았다. 앞으로는 이쪽으로 바꿔봐야 할 것 같다. 하난 5 lbs인데 40불이 되지 않고 또 하난 6 lbs가 넘는데 60불이 되질 않았다. 얼마전에 서울에 잠시 들렀을 때 국내 Costco에 가 보니, 그곳에서 팔리고 있는 것은 On의 Whey protein인데 벌크 제품은 아니고 용량도 2 lbs 쯤 되어보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심히 부담스러운 정도였으니까 역시 물가는 서울이 훨씬 비싸다고 해야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차라리 그 돈으로 빨간 고기를 먹는 게 나을 듯 한 정도의 부담감이었으니까.매일 같이 기름값 떨어지는 통에 세계 경제가 어지럽다고 난리인데 서울 기름값은 여전히 비싸고, 길이 늘상 막히니 좋은 연비를 자랑하는 차라도 실제 연비는 엄청나게 낮고, 그래서 대중 교통만을 이용하고 돌아다닌다고 해도 이리 저리 환승하느라 이것 또한 정말 만만하지가 않다. 일주일을 일 보느라 여기 저기 다녔는데 사실 비 강남권에서 강남권으로 왕복한 게 전부인데, 교통비만 3만원이 더 들었다. 사실 이 돈이면 같은 거리를 왕복한다고 할 때 보름치 기름값인데 (2.5L 경제형 세단 기준), 사람들 북적거리는 지하철에 꽉꽉 눌려 가면서, 또 환승역에서 현기증 일으킬 만큼 많은 인파에 묻혀 흘러다니면서 다닌 대가 치고는 너무 심하다고 해야하겠지. 그래서 그런가 다들 뚜벅이로 다니긴 싫은지 소득이 그다지 높아보이지 않는 사람들도 자가용 한 대는 기본으로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막히는 도로에 연비도 안좋을텐데 대부분 중형 세단과 연비가 낮은 수입 고급 세단을 많이 가지고 계셨고, 아파트 단지야 주차공간이 제법 있다고 하지만, 일반 주택가 주변은 차 댈 곳이 없어 난리인데, 평소에 운행하긴 무리가 있는 것인지 평일 낮시간에도 주차된 차들이 즐비한데, 그 덕택에 차를 몰고 누군가의 집을 방문한다는 것은 정말 생각하기 어렵고, 또 이렇게 도로가 양측에 주차된 차들 때문에 좁디 좁아진 길을 비집고 다녀야 하고, 또 그 사이를 비집고 나와 같은 뚜벅이들은 걸어 다녀야만 했다.어쩌다 고기 좀 먹겠다고 한우 앞에 서성이자면 얼마 되지 않는 양에 돈 10만원은 우스운 거고, 와인이며 좀 색다른 문화를 즐기자고 가보면 황당한 가격표에 입이 절로 벌어지고, 철마다 옷 좀 사 입으려면 엄청난 가격표에 놀랄 준비 해야 되고, 그동안 우리 국민 소득이 얼마나 늘었기에 물가는 이리 천정 높은 줄 모르고 올라버렸나 싶었다. 인터넷 어딜 가봐도 물가에 눌려 죽겠다고 하는 얘긴 없는 걸로 보아 다들 가처분 소득이 엄청나게 늘었구나 놀랄 뿐이다. 너무 부럽기도 하고. 그게 아니라면, 다들 저축하는 것 포기하고 그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고 계신지, 그마저도 안되서 다들 빚내서 살고 계신 것인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되고. 미국에서 물가 비싸다고 소문난 지역에서 살고 있는 나 조차 서울 물가를 보고 입이 떡 벌어질 정도라, 정말로 서울에서 ‘아껴야 잘 살지’란 생각으로 저축 좀 하면서 살아보려면 생활 수준을 아무리 낮춰도 쉽지 않겠단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밥/술 좀 사주고 이것 저것 카드 긋다보니 일주일 동안 내 평소 한달 지출의 서너 배는 쓰고 온 것 같다. 온 종일 뚜벅이에 메뉴판의 가격 살짝 살짝 봐가며 조심 조심 시켜 먹었지만 말이다. 최근에 과식하던 습관을 버리고 감량한 덕택에 이 정도지 싶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