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dern guitar amplifier의 특징..(1)

80년대 혹은 90년대 초반에 나온 기타 앰프 중에서도 여태 인기가 가시지 않는 것들이 있다. MesaBoogie의 Mark 씨리즈와 Peavey의 5150 (6505, 6505+, EVH…)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아쉽게도 SLO계통 (rectifier/road king/roadster 등등)은 슬슬 인기가 떨어지는 것 같고, 그 이후로 나온 앰프 중에서 5150 만큼의 대성공을 거둔 기타 앰프도 찾아보기가 어렵다. 오히려 60-80년대 사운드를 주름잡던 Plexi (1959SLP, 1987X 등등)를 찾는 이들이 더 많고 또 한창때의 회로를 베껴다 만든 Bugera 같은 헤드들도 그다지 인기가 많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그 사운드의 핵심은 뭐니뭐니해도 프리앰프단에 있는데, 입력신호가 본격적으로 찌그러지기 전에 있는 EQ가 어떤 타입이냐가 참 중요한 문제로 다가온다. 더 구체적으로는 찌그러지기 전의 소리에 저음이 많이 빠져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스함보다는 드라이함이 더 강조되는 분위기라고 해야 될 것 같다. 더구나 요샌 80년대처럼 인공적인 리버브를 떡칠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리버브를 최소한으로 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사운드를 더 드라이하게 할까에 신경을 쓰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먼저 Mesa의 80년대 히트작인 Mark씨리즈가 여태도 인기가 있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Mark series는 Rectifier 등등과는 달리 신호가 찌그러지기 전에 EQ가 있다 (물론 3 band이긴 하지만). 그래서 찌그러지기 전에 저음을 충분히 빼고 찌그러뜨릴 수가 있으니까 6현 기타는 말할 것도 없고 7현 8현 사운드에서도 사운드가 muddy한 느낌이 없어서 사랑받는다. 5150계열은 입력단에서 저음을 확 깎아낸 다음 시작한다. 쉽게 말해 입력에서 저음을 뺀 SLO, 또는 Rectifier 사운드 되겠다. 흔히들 이들 앰프 앞에 부스터라고 해서 붙이는 페달들이 있는데, 이들의 역할이 찌그러뜨리는 것에도 있지만 저음을 덜어내는 역할의 비중도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즉, 앰프 자체가 입력에서 저음을 덜어내는 능력이 있으면 앰프 그 자체로도 사랑을 받고, 만일 없다고 하면 페달로 저음을 깎아낸단 말로 이해하면 되겠다.TS808,TS9, OD808, … 등등 JRC의 opamp가 중요하니 어쩌니 매니아들에겐 매우 중요한 문제일 수 있겠지만, 제 3자의 입장으로 보면 본격적으로 찌그러지기 전에 저음을 얼마나 이쁘게 잘 덜어내서 최종 사운드가 드라이하게 나느냐 아니냐가 더욱 중요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distortion/saturation/overdrive에서 관건이 되는 것은 찌그러지기 전에 저음의 개입을 얼마나 막아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한때 신형 앰프로 주목을 받았던 Fortin의 Natas (Randall의 Satan)이 있다. 역시나 입력에서 저음을 확 덜어내서 출력이 드라이하면서도 전혀 muddy하지 않은, 어떻게 들으면 강철 빔이 땅바닥의 강철 빔과 충돌할 때의 사운드를 내는 듯한 그런 느낌을 낼 수 있는 것이다. Plexi가 그러했고 Jcm800이 그러했듯 말이다. 실제로 이러한 보이싱을 일반 EQ로 시도해보면 기존의 진공관회로에서 쓰던 1차 filter로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고 2nd order, 3rd order를 쓰면 초단에서 신호 손실이 너무 많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앰프 디자이너가 아닌 앰프 시뮬레이터 설계자가 한 말이 있다. ‘Digital 세계에서는 이런 (고차의) 필터를 만드는 것에 대한 어려움이 전혀없다. 우린 뭐든지 할 수 있다.’ 초단에서 저음을 이쁘게 잘 깎아 내면 클린 톤에서의 따스함은 사라지는 대신 드라이브 채널에서 날카롭고 타이트한 맛을 얻을 수 있다. 저음현을 울렸다고해서 베이스처럼 벙벙대는 일도 없고 말이다. 가장 쉽게 생각해서 우리가 드라이브 채널에서 front pickup대신 rear pickup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의 이유라고 볼 수 있다. 픽업이 뒤로 갈 수록 저음이 빠져나가면서 드라이한 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기타 앰프에서는 여기에 좀 더 해서 저음을 더 깎아 내야 한다. 픽업도 요샌 저음을 잘 억제한 픽업이 인기인 것과도 같다. 앰프가 잘 못 깎아낸 것을 픽업이 깎아주고 들어오기 때문에 좀 더 모던한 사운드를 얻게 되기 때문이다. 60-70년대 비틀즈의 음악을 들어보면 앰프가 오버드라이브하지만 저음이 많아서 붕붕붕 뭉개지는 소리가 요새 사람들 입장에선 많이 귀에 거슬릴 수 있다 (비틀즈의 음악이라면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매니아들께서는 반대할 수 있다. 이해한다.). 플랙시의 Channel 2에 넣고 크랭크업 했을 때의 벙벙 거림을 생각하면 바로 감이 올 것이다. 시간이 가면 갈 수록 저음을 덜어내야 사람들이 좋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