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ll Champlin에 대해서

80년대 팝음악을 차근차근 챙겨듣다가 이분의 이름을 발견했다. Chicago라는 밴드를 좋아했다거나 1988년 빌보드 차트에 관심이 많았다면 알 수도 있는 이름이지 싶은데, 대개 그렇듯 이분은 California Oakland 출생이고 San Francisco Bayarea에서 활동하다가 LA에서 활동하게 되신 분이니 밴드 이름인 Chicago라는 동네와는 상관이 없지 싶다. 이거 저거 다 떠나서 나는 이분의 시원하기 그지 없는 보컬을 매우 좋아한다.

이분은 80년대 초중반에 Chicago라는 밴드에 합류해서 바리톤 음역의 보컬, 기타, 키보드를 담당했는데, 원래 이런 음악을 주로 했다기 보단 락/블루스 + 약간의 재즈 성향의 Sons of Champlin이라는 밴드의 리더였다가 LA 세션을 뛰면서 그 이름이 잘 알려져 Chicago라는 밴드의 구원투수 격으로 합류한 게 아닌가 싶다. 이 당시 헐리우드(LA) 세션계를 주름잡던 사람들이야 Toto의 Steve Lukather/Jeff Porcaro/David Paich라든가 David Foster 등등이였지 싶은데 Bill Champlin도 건반/기타/백보컬로 매우 유명하다보니 이 사단들이 옮겨다니며 다 죽어가는 밴드의 구원투수도 하고 그랬던 게 아닐까 싶다.

Chicago 19집은 이제 음악도 제법했으니 돈도 벌고 역사에 길이 남을 앨범을 남겨야겠다 라는 심산으로 기획된 앨범이 아닐까 하는데, 가장 많은 빌보드 히트곡을 낸 앨범이지 싶다. 그 중에서도 Bill Champlin이 노래한 곡들이 가장 크게 히트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 바닥의 히트곡 제조기인 Diane Warren도 참여하고 했으니 말이다. 물론 예전 맴버로 Chicago하면 딱 떠오르는 Peter Cetera가 있지만 이 시절엔 솔로 활동을 하고 있었으니까 얘기가 달라지는데, 어쨌든 47년생이신 이분이 올해도 투어 계획이 잡혀있는 것으로 보아서 정말 대단하다 싶다. 유튜브에 올라온 클립들만 봐도 백밴드에 사람을 많이 쓸 수는 없으니 혼자 보컬도 하고 기타도 하고 건반도 하고 날라다닌다고 봐야 한다. 물론 예전 수준의 퍼포먼스를 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는 말이다.

기회가 되면 이분 돌아가시기 전에 공연을 한번 볼 수 있게 되는 건가 싶은데 5월에 제법 공연이 잡혀있다. 지난 번 Allan Holdsworth 공연 볼까 말까 하다가 영영 못 보게 된 것처럼이나 기화가 올 때 못 보면 그냥 끝인 거다 이젠. 그 시절 분들 다 돌아가실 때가 됐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