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 공휴일에 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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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도 좀 먹고 사는 게 예전보다 많이 좋아지니 주5일제 근무, 주 40시간 근무 + 12시간 추가근무를 인정해서 주당 최장 52시간 근무의 법제화라든가, 또 때마다 쏟아지는 연휴가 엄청나게 길어졌다. 생각해보면 과거에 미친 듯 일만 하면서 살아온 게 억울할 정도로 말이다. 이런 거 저런 거 따져보면 실질 임금이란 것의 수준이 내외적인 통화가치하락으로 좋다 나쁘다 이야기 하긴 어렵지만 놀라고 하는 것은 좋은 것 아닌가 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조금이라도 더 벌겠다는 생각으로 놀라고 되어있는 날도 되도록이면 안 놀는 식으로 그렇게 살아오다보니 더더욱 그렇게 살아지지가 않는다. 사실 노는 동안 그동안 벌어놓은 것을 쓰라는 의미도 있는데, 그마저도 별로 재미 없다보니까 오늘과 같은 날을 한 해에도 여러 번 맞이하게 된다.
그러니까 남들 다 징검다리 휴일 하는 날도 나와서 일하는 것 말이다.
좋은 점은 많다. 출근 길이 널널하단 점, 회사도 널널하단 점, 그래서 짐도 널널하단 점 등등. 그런데 이런 날은 회사 식당도 놀아버리고 주변 식당까지 놀아버리기도 한다. 알아서 먹어야 되는 입장에선 약간 불편하다. 어차피 이런 날 멀쩡히 가족이 있다면 회사 나와서 일하는 가장이 그다지 보기 좋지 않을 거다. 무능력해서 이런 날도 회사 나가나 하겠지. 어차피 회사에 나가서 일해야 생활이 된다는 그 자체가 무능력한 것인데 따져봐야 뭣 하겠냐만, 또 날 무능력하다고 하는 너 또한 다른 인생을 살 가능성은 내 대에서 powerball이나 mega million에 당첨될 만큼이나 작다는 것이란 것을 아직 모르는 게 아닐까 한다.
물론 일부러 그 사실을 깨닫해 해주어야 할 이유도 없고, 그래도 가능성이 0이 아니라면 꿈을 키워줘야 한다는 입장에서 그냥 내버려두는 게 맞겠다.
올 가을엔 2달 연짱으로 휴가를 때릴 생각이다. 그래서 아예 나란 사람이 회사가서 돈 벌어야 되는 사람이란 것을 제법 망각할 때까지 아무렇게나 살아볼 생각이다.
그래도 되냐고? 안될 이유가 뭐냐?
어차피 싸게 품삯받고 일 해주는 노동자는 고용자 혹은 그 대리인이 더 싸고 조건 좋은 놈을 찾기 전까진 알량한 직을 유지할 수 있다. 무슨 말이냐고? 내가 조금만 받으면서도 어이없고도 멍청하게도 열심히 일해주는 그런 존재란 것이다. 최고의 가성비로 일해준단 말이지. 왜? 무능력하고도 멍청하면서도 거기에 리스크를 떠안기 싫어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