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넥 조정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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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기타를 사고 보면 모든 게 완벽하게 조정되어있을 것이고 적어도 어느 정도 가격을 치뤘다면 기타의 넥이 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것 같다. 만약에 휘게 되면 그게 기타의 문제이고 싸구려 기타를 샀기 때문이고 내가 물건을 잘 못 샀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했었던 것도 같다.

그런데 고가의 기타도 넥이 휘기도 하고 (특별히 넥을 보강하는 어떤 장치가 되어있는 게 아니라면) 장력이 강한 줄을 달아놓았을 때는 분명히 브릿지도 위로 들리고 넥도 앞으로 휘게 된다. 따라서, 줄을 갈았다거나 아니면 줄을 감아놓고 시간이 꽤 흘렀다고 하면 넥이 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강력한 보강재 (그라파이트 혹은 티타늄 막대기)가 들어가 있는 경우는 여간해서 잘 휘지 않으니까 걱정을 조금 덜 해도 되겠지만, 어쨌든 기타 넥 안에 들어있는 트러스 로드라는 것은 바로 이런 경우에 대비하라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넥이 휘게 되면 트러스 로드를 돌려서 펼 수 있게 해놓은 것이다. 트러스로드가 사실 100% 완벽하게 곧게 펴있는 물건이 아니라 회전시키면 넥의 굴곡이 변화하게 된다.

사실 이런 것 다 알아야 할 필요가 없고, 기타를 어느 날 치려고 봤더니 줄이 지판위로 너무 뜬 것 같다 하면 일단 다음을 점검한다.

문제는 트러스로드를 잘못 만지다가 기타를 망가뜨리면 어떻게 하느냐 하는 걱정을 할 수 있다. 만일 트러스 로드를 돌렸는데 뭔가 풀려서 아예 헛도는 것 같다면 그 기타는 사실 제대로 복원해서 쓰기 어렵다. 핑거보드 뜯어내서 트러스로드를 멀쩡한 것으로 교체하기 전까진 말이다. 그런데 여간해서 멀쩡한 기타라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만일 망가진다면 그냥 이 기타는 포기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 (그래도 아쉽다면 어떻게든 고쳐쓸 수 밖에 없다만.)

그러면 트러스로드를 얼마나 돌려야 되느냐? 트러스 로드를 조정해서 넥을 펴는 경우에 좀 과하게 펴지게 되면 낮은 프렛에서 버징이 나게 된다. 어차피 일반 사용자 입장에선 선택의 여지라는 것이 트러스로드를 시계방향으로 돌리느냐 반시계방향으로 돌리느냐의 선택 뿐이므로 낮은 프렛에서 코드를 잡아 튕겼을 때 버징이 난다 (프렛과 줄이 빨리 닿아서 음이 죽거나 엉뚱한 소리가 난다) 싶으면 살짝 반대 방향으로 회전시켜서 쓰면 된다.

노답인 상태의 기타는 대개 넥을 조정했을 때 지판과 줄이 제법 멀리 떨어져있는데도 여전히 버징이 난다. 또 넥이 과하게 펴지면 낮은 프렛에서 버징이 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상하게 높은 프렛에서 버징이 나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어쩔 수 없다 이런 경우는 이 기타도 수리하기 보단 정신 건강을 위해서 포기하는 게 맞다.

세상이 많이 변해서 새로 구입하는 것이 수리하는 것보다 나은 경우가 되는 시절이 되었다. 대량 생산을 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서 유통/배송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하는 방법으로 판매를 하다보니 낱개의 기타를 수리한다거나 부품을 교체하는 것이 더 부담이 되는 것이지 싶다.

요약하면,

개인적인 경험을 떠올려보자면,

Ibanez의 JEM 희귀모델을 중고 구입할 때였는데 .009를 달아놓게끔 만든 넥이 가는 메탈 기타였는데, 본인은 굵은 줄로 블루스 연주를 좋아한다며 011을 달아놓고 넥과 지판이 엄청 떠버린 상태에서 사용하던 것이었다. intonation이고 뭐고 다 엉망인 상태에서 사용했던 것이었는데, 사실 그 때문에 전부 원상태로 돌려놓고 사용했었는데, 그 기억에 빈정상해서 얼마 못가 다시 팔아버렸던 기억이 있다. 역시 구관이 명관이라고 했던가, 지금 기억해봐도 기타 자체는 매우 훌륭했던 기억이다. JEM의 특징상 지금은 없어 못 사는 그런 귀한 기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