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 Tools First라는 게 나왔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 Pro Tools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면 윈도우즈 PC가 대세이던 시절에 홀로 MacOS 위에서만 돌아가며, 독자적인 하드웨어가 있어야만 돌릴 수 있는 일종의 귀족 DAW였다.

Pro Tools는 사실 오디오 프로세싱에서 가장 귀족적이면서도 Frontier였기 때문에 그런 위치를 계속 구가해가면서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이 바닥 (=생태계)의 최고위치의 포식자로 존재하려고 했을 것이다. 그게 실제로 잘 먹혔다. Cubase와 Logic이 오디오 취미의 저변을 휩쓸게 되기 전까진 말이다.

Avid라는 회사가 유지되고 돌아갈 수 있던 것도 사실상 따져보면 Pro Tools 덕택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수입원의 대부분이 이쪽에 집중되어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Apple이 emagic을 인수하고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 사실상 대중의 DAW를 Logic이 접수해버리고 난 뒤에 Pro Tools의 위상이란 건 땅에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Pro Tools에 기생해서 돈을 벌던 고급 ADC를 만들던 회사들도 다 졸지에 오징어가 되어버릴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것은 마치 80년대 90년대를 휩쓸던 강대국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힘없이 나가 떨어지는 시절에 홀로 살아남은 한국을 보는 것과 같은 것이다.

세상은 그렇게 바이러스처럼 자신의 형태를 빠르게 바꾸고 빠르게 적응 하는 존재들만 살아남을 수 있도록 되어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잘 나갔던 ‘왕년’만 수도 없이 닳도록 핥아가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보고 있나?? 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