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내 재택근무?

어제 심심해서 밖에 나가보니 아직 경제활동 재개가 이루어진 지역이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나와있었고 “Open”이란 네온등을 켜놓은 가게들이 꽤 많이 보였다. 하기사 이 동네와 가까운 Fremont의 테슬라 공장도 문을 곧 열게 된다고 하고, Costco에서 장보는 사람들도 social distancing이런 것과는 거리가 먼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 다들 이만하면 전염병이 지나갔겠구나 하는 것 같다.

이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오늘도 이 나라는 2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그렇게 매일 늘어나는 신규확진자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경향을 보이는 것은 아마도 의료진이 지쳐서 예전만큼 많은 테스트를 시도하지 않는 것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제 2달 반이 지났는데, 대충 이 체제에 익숙해져가는 그런 느낌이다. 어쩌다 밖에 나가서 돌다오면 약해진 하체 근력이 어느 정도인지 실감이 날 정도다. 이젠 몰래 몰래 밤에 나가서 장거리 산책이라도 해야할 것 같다.

규모가 작은 회사 같으면 오너 맘대로 잠시 열어서 테스트 가동 해보고 별 문제가 없으면 계속 출근하게 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회사인데다 큰 카페테리아까지 있다보니까 뭔가 잘못되서 문제가 생기면 대량감염이 일어나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보니까 회사에서는 대충 이런 식으로 올해 하반기까지 쭉 가게 될 것같다.

아침 6시도 되기 전에 일어나서 출근해서는 밤 12가 넘어야 집에 들어오는 매일 매일의 생활을 하던 시절엔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는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는데, 막상 집에서 일하라고 하니까 그것도 그 나름대로 불만이 생기는 모양이다.

다시 코로나 이전 시절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말을 들으면 글쎄 나보다도 더 비관적인 사람들이 많은 것인가, 아니면 진짜 그래서 그렇다고 말하는 것일까 생각해보게 되는데, 당장의 상황으로 봐서는 적어도 내년엔 적당한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지 싶다. 적어도 백신을 접종을 받은 사람들은 안심하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니까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는 것 아닐까 싶은데.

이런 분위기가 되고 보면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해야 되는 사업들은 되도록이면 로보트로 대체시키려고 할 것 같고, 사람이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들은 되도록이면 다들 집밖에 나와서 일하지 않는 분위기로 돌려버리게 된다고 보면 그나마 남의 일 해주며 몇 푼 벌어오는 일도 점점 힘들어진 것 아닐까 한다.

이미 IT 업계 대부분은 이런 체제를 영구화하려는 그런 분위기다. 또 이 분위기에 맞춰서 그동안 수익이 안나서 이걸 언제 접어야 되나 눈치보던 사업들은 이참에 접어버리는 움직임도 보인다. 이미 코로나 사태 때문에 수익이 엄청나게 급감한 유명회사들은 많은 인원을 이미 감축했다.

아마 집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그런 분위기를 익히 잘 알고 있을테니까, 오히려 회사에 나와서 일을 하는 것보다 더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내가 보기엔 그렇다. 나와서 얼굴이라도 보여주고 있을 땐 빨리 응답하지 않아도 그러나보다 하지만, 얼굴이 보여지지 않는 지경에서 응답이 느리면 일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 곧바로 드러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