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탑재 개념의 변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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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 전에 Space X에서 유인 로켓을 발사해서 우주 정거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중이다. 토요일에도 일을 하기 위해 자리에 앉아서 여기 저기 컴퓨터나 뚜닥이던 동안 벌어진 일이다. 재택근무라고 해서 시간이 널럴하겠구나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자택에 감금된 상황에선 할 수 있는 거라곤 오직 일하는 것과 밥먹는 것 밖엔 없다. 뭘 하고 싶다는 의욕이란 게 생기지도 않고. 물론 밖에 나가면 마스크도 쓰지 않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제법 보인다.
이 지역 인구는 대충 2백만쯤 되니까 한국의 1/25도 안되지만 감염자 수로 보면 한국의 1/5 정도에 불과하지만 사망자수는 한국 사망자 총 합보다 많고, 신규 감염자의 수로 봤을 때 한국과 대략 비슷한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 신천지 교회 같은 단체가 없으니 그런 엄청난 단체감염이 없었고 한국처럼 경제활동이 이루어졌다면 더 엄청났지 싶다. 그래도 미국 전체로 보면 이 정도 인구 밀도의 지역에서 상당히 양호한 수준이라서 다음 주 부터는 경제활동이 재개된다고 한다. 일부 사업장의 경우에는 이미 업무가 재개된 상태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구체적인 숫자라든가 이 바이러스의 엄청난 전염력에도 아랑곳 없이 이제 앓을 만한 사람들은 다 앓았고 죽을 사람들은 이미 다 죽었으니 이제 예전처럼 돌아갈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내가 이 지역에서 좀 살아본 느낌으로는 비관적이고 좀 우울증 성향이 있는 사람들이 제법 있어서 분명히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사람들의 수가 많겠구나 싶지만, 그것은 내가 보는 수준에서의 미국 사람들이고 실제 미국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것이다. 2달 넘도록 사람들을 집에 가둬놨으니 이 정도였지 싶은데, 이제 신규확진자의 숫자가 1월달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그 얘긴 이제 다시 예전과 같은 생활을 해도 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지리적으로 놓고 보면 이 넓은 지역에서 좀 사는 동네다 싶은 곳은 대부분 사망자나 확진자의 수가 1에 가까운 수에 불과한 반면, 특정 인종들이 거주하는 지역만 유독 너무너무 엄청나게 높다. 안그래도 이쪽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총기사고로도 꾸준히 계속 죽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 사람들이야 말로 머릿속에 ‘어차피 죽으면 또 리스폰 될텐데 뭐’ 하는 생각이 박혀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안 그래도 어제 아틀란타의 CNN 사옥 앞에서 벌어지던 시위의 모습을 보아도
이 세상은 이제 완전히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증폭이 되어버려서 없는 이들이 타고 다니는 항공기/공항/여행사 사업은 당장에 거의 망해가고 있는 수준이지만, 우주 여행에 있어서는 민간인의 참여가 가능하게 하자는 것으로 봐서는 space X라는 회사가 nasdaq 같은 데 IPO하게 되면 정말 그 주가 또한 엄청나겠구나 싶다. 어차피 지구인의 8-90%가 이름모를 괴질로 다 죽어나가는 상황에 이르더라도 사실 극소수에 이르는 부유층에게는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을 뿐더러, 그 중에서도 선택 받은 이들은 우주여행을 하게 될 시점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어쩌다 유튜브에 추천으로 올라온 일론 머스크의 사이버트럭 동영상을 보니 유리를 방탄 유리로 해야 된다며, ‘왜?’ 에 대한 대답으로 ‘그냥 멋있으니까!’ 하는 말이 그냥 터져나오는 그가 몹시 부러웠다. 분명히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의 ‘나’였더라면 그런 생각과 말을 나도 할 수 있었을텐데, (어쩌다 늘상 현실의 한계만을 따져서 ‘안돼’, ‘안돼’하는 불쌍한 지경이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것이다.
지금은 누가 뭐라고 하든, 세상 살아오면서 내 안에 쌓여진 ‘안돼, 안돼’들을 다 걷어내고, 간단하고도 뻔한 것인데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들을 찾아내서 실현하는 이가, 또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멋진 것이 되어버린 세상이다.
초등학생도 그려내기 어려운 특이한 모양을 한, 또 차량의 외장으로 생각하기 힘든 스테인레스 강판의 전동 슬라이드식 뚜껑이 있는 트럭이 오지고 지리동 간지나는 시대다. 여기에 방탄유리 옵션을 넣어서 만들어 팔면?? 분명히 일평생 몰고 다녀도 총알 한발 구경할 이유 없는 이들도 이 트럭을 못 가져서 안달날 그런 세상이다.
그러니까, 기탑재된 개념이란 것은, 기존의 성공 케이스들을 보고 답습한 개념, 그러니까 그것을 벗어난 것은 ‘..해서 안되겠지’ 생각하는 습관이다. 가장 먼저는 ‘돈이 없으니 못한다’ 하겠지만, ‘돈이면 안되는 일이 없다’란 기탑재 개념과 상충되는 상황, 즉 막상 손에 돈을 쥐어주면 ‘…때문에 어렵다 (못한다 라고 하지 못하는 것은 욕을 먹긴 싫으니까)’라고 말 할 게 뻔하다. 그래서 뭐가 되든 하지 못한다. 애초에 이 과제를 풀고 싶은 생각 (능력이 아니라 생각/의욕)이 없는 것임. 큰 사업을 자기 돈으로 하는 사람이 어디있겠나? 기업가는 좋은 아이디어를 남의 돈으로 실현하고 그 공으로 적어도 고용인들보단 더 많은 몫을 가져가는 (그 대신 망하면 독박을 쓰는) 역할을 하는 사람 아닌가? 나중에 쪽박을 차더라도 자신의 힘으로 문제를 풀어내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좋은 인생 경험한 것이니까 그만 아닌가? 기회가 되면 또 해보는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