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장에 돈 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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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주식이 심하게 빠지는 날이 있는데 오늘도 그런 날 중 하나다.
대개 이런 날이 지나고 주식이 다시 오르면 왜 그날 넣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폭락장을 보고 있으면 그냥 귀찮아도 미리 팔 걸 그랬나 싶기도 하고.
나와 같은 바보들이 주식 시장에 돈을 넣고 있다면 계속 넣기만 하지 빼진 않을테니 내릴 일은 없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고.
생각해보면 주식시장이 너무 달아올라서 이쯤에 털어야지 하고 팔아버리는 것보다 폭락장에 돈을 넣는 일이 훨씬 어렵다고 생각한다.
분명히 ‘아 이 정도면 진짜 많이 빠진 것이니까 사야될텐데..’라는 생각이 들어도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그 가격이란 것의 절대적인 기준이란 것은 없고 주식 투자를 하려는 이들의 기대에 의해서 결정되는 값이니까 말이다.
역시나 돈을 많이 쥐고 있는 이들이 회사 실적이든 전망이든 다 떠나서 가치가 없다고 평가하는 순간 나락으로 가는 것 아닐까? 오늘의 폭락도 그런 것이고.
생각해보면 예전에 들고 있던 주식 하나가 어느 날 반토막이 났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때가 기회인데 왜 돈을 안 넣었을까 하고 있지만 당시엔 뭐랄까 지갑에 든 돈의 절반을 강탈 당했는데 아무말 못하는 상황의 느낌이었으니까.
이 글을 적기 직전까지 거의 10%나 빠지던게 지금 화면을 리프레쉬하니 갑자기 6% 이내의 하락으로 선방하고 있다. 이게 말이 되는 건가?
근 1-2주간 20%가 넘게 하락을 했는데, 미친 듯이 하락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5.x% 하락에도 ‘휴우 다행이다’ 하고 있는 꼴이라니.
이렇게 해서 매일 매일 아래로 밀리면 밀리는 것에 익숙해져서 반토막 혹은 반의 반토막이 되는 끝을 보게 된다. 2020년 3월의 기억이 떠 오른다. 미친 듯이 빠지고 있는 주식장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날.
그 날 이후로 주식이 미친 듯이 오르는 동안에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것은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