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참 빠르다.

겨울이 빨리 지나가지 않나 하면서 내내 온도계만 들여다보던 때가 있었는데, 벌써 5월도 거의 다 지나가고 내내 더울 날 만이 기다리고 있다.

인생도 이랬지 싶다. 언제 제약이 많은 ‘학생’에서 벗어나나 했는데 돈만 쳐다보고 일하면서 사는 직장인이 되어버렸고 그렇게 늙어가면서 이젠 직장인으로 살 수 있는 시간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하면 흔히하는 ‘덧없다’ 하는 결론으로 도달하게 되는 거다.

왜 인생을 ‘덧없다’ 라고 하는 것인가? 글쎄 내 생각은 그렇다. 인생 잘 살아보겠다고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왔지만 남은 게 없다, 그래서 허무하다라는 소리 아닐까?

지구상에 살아가는 그 어떤 생명체도 살아있는 동안 자신이 이뤄(?)놓은 것을 남기고 갈 수 없고 죽은 뒤에도 자신의 소유로 남겨둘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 뭔가 이뤄놓을 수 있다고 하는 생각 자체가 착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되지 싶다.

덧없다 허무하다 할 수 있는 게 아닌, 그냥 그런 것일 뿐이다. 시간의 흐름도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데 오직 내 자신만이 빠르다 받아들이고 있을 뿐이지. 단지 이 세상에 오래 머물고 싶은 욕심에. 단 한번 뿐인 생의 소중한 시간들이 마치 손가락 사이로 모래가 빠져나가듯 하는 기분으로 살고 있으니까.

결과가 아름다우면 과정마저 아름답다 했던가? 한 땐 이 따위 삶, 없는 것만 못하다 하던 시절이 떠오른다. 그 당시엔 어떤 상상을 하더라도 이루어질 수 없었던, 그러니까 지금은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한 게 내 삶, 시간이 되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