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해킨 지름길..?

아직도 고성능 시스템을 맞추자고 하면 인텔맥 해킨의 가성비는 여전히 높다. 이를테면 맥미니나 맥북 수준의 성능으로 맞추겠다고 하면 M2의 가성비가 워낙좋아서 시스템을 한 대 조립해서 해킨하는 것에 매력이 거의 없다. 어떤 경우엔 미련한 짓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그런데 M2 ultra 급 혹은 이걸 능가하는 수준의 계산능력에 시스템에 대용량의 메모리(>=64GB)를 붙이겠다고 하면 사실상 조립이 답이다. 물론 엄청나게 부피가 커지고 많은 전력을 소모하고 시끄러워지는 것은 피할 수가 없다. GPU 기능에 별다른 욕심이 없다면 더더욱 그렇다. M2 ultra쯤 되면 GPU에 힘을 많이 주는 편인데 영상 편집을 하겠다면 요긴할지 모르지만, 이것도 GPU core의 수가 어느 이상이 되면 큰 이득이 없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IBM PC라고 부르는 것을 쓰기 시작한 이후로 쭈욱 x86을 써왔으니까 인텔 CPU와의 인연은 매우 깊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 AMD Ryzen이 나온 뒤로는 어떻게 해서든 인텔 CPU를 사지 않으려고 애썼던 것 같다.

그!러!나! Hackintosh를 하겠다면 여전히 인텔이 매우 유리하다.

왜?

  1. 동일 성능을 내는 CPU라고 할 때 Ryzen의 가격적인 매력이 별로 없다.
  2. 해킨을 하더라도 성능에서 별로 손해보는 게 없다. 벤치 성능을 비교하면 답이 나온다. 인텔CPU인 경우 OS별 성능차가 미미하지만, Ryzen인 경우 MacOS일 때의 성능차가 확연하다.
  3. 가상 머신(hvf)이 잘 돌아간다.
  4. 여태의 S/W에서 문제가 생길 이유가 거의 없다.

이걸 반대로 놓고 보자면 라이젠에서는 성능에서의 손해를 보고 가상머신이 제대로 돌지 않으며 여태 나온 S/W 중에 동작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들 (adobe, matlab, ..)이 제법 많다.

해킨을 하는데 들이는 노고는 사실 대동소이하다. CPU를 속이기 위해 하는 몇 가지의 일들이 있지만 해킨이란 엄청난 노가다에 비하면 이 차이는 있으나 마나 한 수준이다.

솔직히 이번에도 7950x로 한 대 장만했는데 후회중이다. 성능이 너무 안나오고 기능상의 제약이 있어서 그렇다. 하다못해 QEMU나 VM을 쓰는 Docker도 인텔해킨으로 하면 성능도 잘 나오고 linux/windows 사이를 넘나드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 물론 설치하는 과정에서의 노가다는 인정해야겠지만.

이것은 linux에서 하면 큰 차이가 없을 것 같다 생각할지 모르지만 여전히 x86세계는 intel CPU를 통해서 만들어진 세계라 AMD로 아무리 잘한다고 하더라도 막히는 구석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안 그래도 인텔맥을 강제로 돌게하는 꺼림칙한 해킨을 쓰는데 그것도 라이젠으로 돌리면 동작이 제대로 되고 있을지 하는 의심은 두 배로 들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인텔에 대해서 감정이 좋지 않든 사기꺼려지든 뭘하든 그냥 실리적으로 생각하면 그렇다는 거다.

한마디 더 붙여보자면, 로드가 큰 앱을 개발한다고 하면 무조건 파워풀한 시스템을 써야 한다고 본다. 메모리/CPU 모두. 맥북에서 빌빌 거리면서 하던 일을 128GB, 16 core X86에서 하고 있으니까 정말 쾌적하다. 비록 팬 소리는 거슬리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