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like "I like Chopin."

Gazebo라는 뮤지션의 I like Chopin (1983)이란 곡이 있다. 당시에 엄청나게 히트했던 곡 같은데, 요사이 꽂혀서 열심히 듣고 듣고 하고 있다. 뭐랄까 신디사이저를 너무 이쁘게 잘 쓴 그런 느낌이랄까?

음악곡은 자고로 복잡하고 어려워야 된다는 나의 생각과는 달리 이 곡은 매우 단순하고 반복적인데 그래도 매우 좋다.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은 뭐랄까 약하지만 이쁜 색의 광선빔을 리드미컬하게 온몸으로 맞고 있는 느낌이랄까. 그 정도로 빈티지한 신디사이저 음색이 지배적인데 살짝 detune된 듯한 어쿠스틱(?) 피아노 소리도 들리고 어설픈 보컬이 어우러져있다. 물론 나는 보컬 파트는 좋아하지 않아서 전체적인 노래의 분위기, 세세한 분위기 전환 효과 이런 것들만 유심히 듣는다.

잠시 이 음악을 접고 최근의 히트곡들을 들어보면 사실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뭐랄까 마스터링을 할 때 엄청나게 꾹꾹 눌러담아서 같은 볼륨으로 재생하더라도 엄청난 loudness를 자랑하고 있다는 것을 빼고. 또 에전 보단 엄청나게 그루비한 느낌을 준다는 걸 빼면.

대략 80년대의 신디사이저 위주의 팝음악을 대충 섭렵하고 나면 2020년대의 동일 부류 음악을 듣는 데는 아무런 무리게 없겠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