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속성?..

3월 달에 도서관에 들렀다가 책이 보여서 그냥 집어왔다가 후회한 책이라고나 할까. 5월전까지 반납이라 후딱 읽었다.

내용이 어떠냐고? 도서평을 보자면 이 책에 대해서 엄청나게 혹평한 것들이 제법 많은데 나도 쓰라고 하면 이들과 별 다르지 않은 평을 쓸 것 같다.

뭐랄까 이 책은 ‘아 회장님께서 이미 돈을 벌만큼 버셨으니까 그 지혜를 저히에게 나눠주시죠. 저희는 인터뷰를 따가고 그걸 책으로 써드리겠습니다”라는 제안을 받아서 쓴 책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회장님이 평소에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지론들을 보기 좋은 표현들을 사용해서 작성하고 짜집기 한 내용이다 싶다.

내가 적어도 이책을 읽기 전에 제목을 봤을 때 돈의 속성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내용이지 싶었는데 실상은 그냥 회장님이 가지고 계시던 개똥철학들을 읊어놓은 것이라고 말하면 욕을 먹겠지만 적어도 내가 읽은 소감은 그렇다.

‘아니 그럼 잘난 넌 왜 그 분처럼 돈을 못 벌었는데??’

하는 말을 들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왜 이런 질문이 나오는지 알 수는 없으나, 적어도 이 책을 돈을 주고 구입해서 보는 이들은 회장님이 부자가 된 비결을 알고 싶어서가 못해도 6-70%는 뫼지 싶은데, 그러면 그 비결을 가르쳐주어야지 왜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 다 가지고 있을 뻔한 상식스러운 내용을 읊어놓느냐 이말인거다.

그냥 솔직하게 난 운이 좋아서 내가 한 대부분의 큰 베팅에서 다 이겼다 라든가, 인생 전환을 시켜줄만한 굵직 굵직한 사안에 대해서 내가 내린 결론들이 대부분 옳아서 큰 돈을 만지게 되었다라든가. 이런 내용들을 솔직히 늘어놓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고작 회장님한테 그 어떤 나이 든 사람들에게서도 들을 법한 뻔한 개똥철학 되새기고 싶어서 이 책을 시간 내서 읽겠느냐 이 말이다.

회장님의 개똥철학은 오직 돈에 대한 부분이 아니라 아주 넓은 영역으로 흩어져있는데 고상한 철학스러운 이야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종교스럽지도 않고 그냥 그 나이 먹은 사람들이 평범하게 가지고 있을 법한 삶의 경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냥 이 분이 돈을 많이 버셨으니 그 모든 삶의 경험이 돈을 많이 버는 것에 연관되어있겠구나 하는 거다.

현대 사회에서 어떤 사람의 인생이 성공했느냐 망했느냐를 대부분 그 사람이 살아 생전에 이룬 부의 양을 가지고 평가하려는 경향이 사실상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도덕적이었느냐 인품이 훌륭했느냐 따위는 어느 정도의 부를 이룬 다음에야 논할 수 있는 것이지 일단 돈을 많이 못 벌었다 하면 나머지는 보나마나인 것처럼 여겨진다. 그러니까 돈을 못 벌면 능력도 없는 것이고 운도 없는 것이 배울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 되는 거다. 또 저마다의 인생 목표가 다 돈을 많이 버는 세상이 되었다. 왜 돈을 많이 벌려고 하냐고? 행복하기 위해서. 돈을 많이 벌면 뭐든지 돈으로 살 수 있으니까 부족함 없이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막연한 계산법에서 출발한 것이다.

돈을 많이 버는 부모를 만나서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지혜를 어려서부터 체득하고 그런 부모의 명석한 두뇌를 받아서 학교에서는 공부를 잘해서 반에서 늘 수위를 다추는 상태로 살다가 명문대에 진학해서 재학중에 고시에 합격한다든가 아니면 의대로 진학해서 의사가 된다든가 혹은 투자 대회에서 우승해서 그렇게 받은 상금으로 실전투자에 성공해서 30대 이전에 이미 부자 반열에 오르게 된다거나 하는 꿈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고 싶겠지.

아니면 30대에 이르도록 안좋은 부모, 안좋은 환경을 만나서 죽도록 고생하닥 겨우 겨우 군대에 다녀왔는데 미천한 학벌과 가진 것 없는 맨손으로 닥치는 대로 알했더니 40대 후반에 일약 부자반열에 오르게 되고 등등의 신화적인 이야기를 2024년에도 갈구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최근들어서는 더더욱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을 방송에 불러놓고 돈 많이 버는 비결을 얻어들으려고 그 난리인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