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hone 11....

iPhone 11을 2019년 이후로 여태 사용하고 있다. 솔직히 내가 여태 스마트폰을 사용한 뒤로 이렇게 오래 멀쩡히 쓰고 있는 폰은 이게 처음이다. 별일이 없으면 내년에도 쓰고 내후년에도 사용하고 있을 것 같다. 전화/메시지 주고받고 일정관리, 날씨, 맵, 웹브라우징 정도 하는 나의 삶에서는 더 좋은 폰이 필요하지 않기에 그렇다.

사실 iphone처럼 매일 사용하고 있는 OS, 즉 macOS와 연동해서 사용할 수 없다면 나는 그걸 스마트폰이라 부르고 싶지 않다. 그런 면에서 안드로이드는 Windows나 MacOS에 모두 friendly하지 않고 오직 google account와 연동되는 불편함이 있다. 물론 이것도 적응되면 그다지 불편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2011년까지 나는 당시에 LG에서 나온 스마트폰도 아니고 그렇다고 피쳐폰도 아닌 애매한 폰을 회사에서 구입하라는 압박을 받아서 하나 들고 다녔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LG의 UI를 싫어하는 까닭에 그 다음에 나왔던 LGE의 안드로이드 폰도 다 싫어한다. LG가 폰 사업을 접은 것은 비록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LGE는 당시 폰 사업이 한창 잘 나갈 시절에 과감하게 투자를 해서 S/W와 design 역량을 대대적으로 보강했었어야 한다. 이 시절에 말도 안되는 원가절감이니 경비절감이니 하는 짓거리를 하면서 망해갔고 막대한 투자를 하던 삼성전자와 엄청난 격차로 멀어지다 못해 회생불가의 상태가 되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2011년쯤에 갤럭시 S2를 쓰기 시작했고 그 뒤로 안드로이드 폰의 세계로 들어갔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얼마되지 않아 S3를 받고 사용하다가 누군가 던져서 부숴버리기까지 대략 4년 가까이 썼으니까 마찬가지로 꽤 오래썼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 그 사건이 없었더라면 훨씬 더 오래 썼을지도 모른다. 그 이후로는 중국산 안드로이드 폰을 거의 2년 간격으로 구입했던 것 같다.

한 번은 OS 서포트가 중단되고 third party OS도 뭔가 지원이 엉성해서 결국 포기했고 그 다음엔 잘못해서 땅바닥에 떨궜다가 display가 깨져버려서 수명이 다해버렸다. 마찬가지로 별 문제가 없었다면 지금까지 사용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다시 말하면 튼튼한 아이폰 한대를 가지고 있었다면 여태 잘 쓰고 있었을 거란 말이다. 괜히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서 구입했다가 사용하는 내내 불편을 겪고 (OS 문제 때문에) 오래 사용하지도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폰의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bloatware가 많이 깔려온다는 거다. OS와 함께 따라오기 때문에 OS를 AOSP 수준으로 갈아엎기 전엔 도저히 어떻게 막아볼 방법이 없다. 이것은 한국의 저가폰에 통신사 앱들이 포함되어 따라오는 거나 차이는 없다고 본다. Xiaomi 같은 메이커는 OS를 갈아엎으려면 (그러니까 폰 자체를 완전히 언락하려면) 신청을 하고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되기 때문에 여기서 시간을 제법 빼앗기고 AOSP 중에 멀쩡한 걸 찾느라고 또 제법 시간을 소모하게 된다. 내 경험항 최소 1-2달은 OS를 이것 저것 설치해보다가 적응하는 데 들어갔던 것 같다. 사실 iPhone을 구입했다면 다 필요없는 일이다.

iPhone 11은 꽤나 구형 모델이지만 내 일상에서 아무런 부담없이 사용하고 있다. 카메라도 아직 훌륭한 편이고. 폰으로 게임 따위는 아에 하지 않으니까 별 상관이 없다. 다만 아쉬운 것은 폰을 해킹해서 다른 용도로 사용하려고 한다고 하면 차라리 안드로이드 폰이 나을 수 있다는 거다. 폰 자체 가격도 저렴할 뿐더러 해킹해서 쓰기 꽤나 편리하니까. 대신 뭔가 보안을 중시하는 앱같은 것은 아예 동작하려 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긴 하다.

아마도 혹여 다음에 폰을 구입하게 된다고 하면 iPhone을 구입할 것 같다. 만약에 그런다고 하더라도 13이나 14의 refurbished이지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