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잘 버는 것과 잘 쓰는 것...

잘 버는 것도 좋은데 잘 쓰는 것이 나에겐 문제다.

도대체 잘 쓰는 것이 무엇일까? 써야할 곳(!)에 잘 쓰면서 별다른 (재정적/정신적) 문제를 일으키지 않은 거라고나 할까?

늘상 많은 돈을 어떤 곳에 지출하고 나면 그 효용이 생각만큼 좋지 못해서 ‘그 돈을 여기에 썼으면 더 좋았을 것을..’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인생에서 이런 일은 너무나도 흔히 일어난다. 돈을 쓰는 시점에서 그 이후의 효용이란 걸 미리 예측하기 힘들다.

나는 돈을 현재의 생각으로 최고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곳에 쓰게 된다. 지금 당장 생각하기에 가장 필요하거나 가장 가지고 싶은 것에 쓰게 된다.

두 번째는 어쩔 수 없이 써야할 곳에 쓰게 된다. 어쩔 수 없는 것에 대해서도 괜히 잔머리를 굴린다거나 하는 것은 정말로 무의미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여기서 소비 계획이란 게 좀 필요하다. 재정적인 이득을 보겠다는 게 아니라 정신적인 안정을 얻겠다는 거다.

이미 초등학교 시절에 돈을 어떻게 쓰는지 기록하는 습관을 가져보라고 가르친다. 좀 더 지나면 소비의 용처를 잘 구분해서 예산을 짜고 그에 맞춰서 지출하라고 가르친다.

그런데, 실제의 소비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막 결혼 한 사람들은 예전엔 열심히 가계부 같은 것들을 썼던 것 같은데 길어야 한 두달 쓰다가 만다.

왜? 별로 도움이 안되니까. 왜? 기록하기에 내용이 잘잘하게 너무 많으니까.

내가 생각하기엔 순간적인 구분/결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먼저 어차피 나가야 할 돈인가 아닌가? 그 다음은 어차피 나가야 할 돈이 아니라면 어떻게 하면 비용대 효과가 극대화 될 것인가를 생각하면 된다.

물론 그 전에 매년 한해의 계획이란 게 적당히 있어야 한다고 본다. 여행은 몇 번 갈 것이며 예외의 경우가 발생할 경우에 대한 예산을 배정해두고 등등.

매번 소비를 할 때마다 쥐어짜는 습관을 들이면 나처럼 매우 힘들어진다.

어차피 나가야 할 돈도 줄이려 애를 쓰고 한해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전부 기억하지 못하니까 충분히 예산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데도 정신적으로 압박을 받는다.

그런데 사실 중요한 것은 소비에 대해서 사람마다의 기준이란 게 다양하고, 나란 사람에겐 아무런 기준이 없다. 그저 the less (spending is) the better (for my mental health)다.

말이 그렇지 통장에 돈이 무조건 많이 남는다고 해서 과연 좋은 것일까? 인생이란 게, 지금의 순간이란 게 그냥 지나가면 다 끝인데.

뭔가 재미있는 것을 하고 즐기고 하는 것도 그런 마음이 들 때 하는 것이지 그것도 다 때가 지나면 그 유효기간이란 게 지나간다.

인생을 살아가는 기준 역시 정답이 없지만 스스로를 너무 제한해서 좋을 게 하나도 없다.

과한 소비도 좋을 게 없지만 박한 소비 또한 좋을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