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에서의 직업 안정성과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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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 설계 판도를 바꾸는가? - PD 분야의 변화와 그 너머
최근 업계 동향을 살펴보니, Synopsys와 Cadence 같은 주요 EDA(Electronic Design Automation) 기업들이 집중하는 AI 소프트웨어의 방향이 흥미롭습니다. 흔히 AI가 상위 설계나 RTL(Register-Transfer Level) 개발, 혹은 문서화 같은 영역에 먼저 영향을 미칠 것이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물리 설계(Physical Design, PD) 분야에서 AI 도입이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물론, 상위 설계나 RTL 분야는 일반적인 AI 기술로도 충분히 지원 가능한 부분이기에 ‘그럴 수 있겠다’고 넘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핵심 역량이자 업계의 ‘밥줄’이 걸린 영역에 AI 소프트웨어가 직접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개발자로서 마음이 편치 않은 소식일 수밖에 없습니다.
왜 PD 분야에서 AI가 두각을 나타내는가?
AI가 PD 분야에서 빠르게 성과를 내는 데는 명확한 이유가 있습니다. PD 작업은 이미 수많은 패턴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고, 그에 대한 해결 방법 역시 패턴화되어 있습니다. 쉽게 말해, AI가 학습하고 적용하기에 상대적으로 정형화된 데이터와 문제 해결 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업의 PD 엔지니어들도 자신의 업무가 ‘어렵다기보다는 노가다성이 짙다’고 말하곤 하는데, 이는 AI가 개입하기 좋은 환경이라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즉,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적고 예측 가능한 결과 도출이 용이하다는 것이죠.
PD를 넘어, 다른 분야는 안전할까?
PD 분야에서 AI 툴이 이미 대놓고 등장했다면, 다른 설계 분야라고 마냥 무사할 리는 없습니다. 이미 많은 골치 아픈 문제들이 소프트웨어에 의해 체계적으로 해결되고 있으며, 이러한 방식으로 개발된 칩들이 성공적으로 상용화되어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의 허술한 HLS(High-Level Synthesis) 툴들이 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막강한 영향력을 의미합니다.
과거에는 사람이 RTL을 담당하고, DSP 전문가에게 일을 맡겨 반복적인 논의와 버그 수정, 그리고 개발자의 휴가까지 기다려야 하는 비효율적인 과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AI 기반의 설계 자동화 툴이 발전하면서, 이런 비효율적인 과정이 크게 단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AI 시대의 설계 인력 변화: 소수 정예 시대의 도래?
궁극적으로 AI는 인력 구성의 변화를 가속화할 것입니다. 소프트웨어가 대부분의 작업을 한 번에 처리하는 시대가 온다면, 이전처럼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강력한 툴이 오픈소스 형태로 제공된다면, 기술력이나 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기업조차도 우수한 칩 설계 결과를 얻어낼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최신 공정으로 칩을 생산하는 데는 여전히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므로, 이는 여전히 ‘그림의 떡’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지극히 소프트웨어적인 방법론에 기반하며, AI가 개입할 여지가 충분합니다. 즉, 소수의 인원만으로도 핵심 아이디어 하나만 가지고 예전 같으면 수년간 많은 인력이 매달려야 했을 결과물을, 심지어 더 최적화된 형태로 한두 달 만에 만들어낼 수 있는 세상이 올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최종적으로 이 모든 것을 깔끔하게 통합하고 마무리할 수 있는 뛰어난 실력자들이 소수로 남아 있어야 가능하겠지만요. PD까지 AI가 직접 처리하는 시대이니, 각 분야의 바닥부터 끝까지 통합하는 능력을 갖춘 소수의 인원들만이 남게 되는 세상이 되는 것은 아닐까요?
이런 급진적인 변화는 때때로 불안감을 증폭시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 발전이 가져올 미래를 함께 고민해봐야 할 시점임은 분명합니다.
여러분은 AI가 반도체 설계 분야에 미칠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