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을 마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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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과거를 떠올리면 2000년 이후에도 삶이라는 게 있을까 했지만, 벌써 2017이 지났고 곧 2020년 또 그 이후도 바라보게 된다. 한해를 정리한다는 맘으로 돌이켜 보니 외양적인 변화는 많았지만 실제로 달라진 것은 별로 없다는 것을 곧바로 알아차리게 된다.
쓸데없는 것들을 지우다가 2년전인 2015년 말에 운동하고 나서 몸 사진 찍어놓은 사진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사진을 찍은 날엔 스스로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해서 찍은 것 같은데, 지금 막상 보면 다 늙은 할아버지의 몸처럼 앙상해보인다. 2년이 지난 지금이라고 특별하게 변화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만큼 내 눈의 기준이 변했다는 것은 실제로 내 몸의 변화가 있었던 모양이다.
인생살이를 하는 내 자신도 매년매년 크게 달라지는 것 같지만 실상은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게 맞다. 매년 다양한 외양의 변화는 겪고 있지만, 매일 매일 내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이나 알고 있는 것들, 또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의 변화는 별로 없다. 그저 매일 매일, 매달 매달, 또 매년씩 알아차릴 듯 말 듯 조금씩 변화되었을 뿐. 그것이 좋은 변화인지 나쁜 변화인지는 알 수 없어도.
몸의 변화도 그와 큰 차이가 없지 싶다. 변화 속도를 좀 올려보겠다고 몇 달간 복부에서 지방을 좀 걷어내고 다시 열심히 먹고 있는데 한시간 동안 열심히 애쓰고 난 뒤의 내 모습과 근육통으로 가득한 다음 날 아침의 내 모습을 보면 엄청난 근육통을 감내하고 있는 노력을 무상하게 만든다. 단 1년 전의 나였다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의 통증을 감당하고 있지만 그에 따른 변화는 별로 없다는 것을 느낄 때마다 나아지면 나아지는 만큼 감내해야 하는 고통의 한계 또한 늘어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또한 이보다도 더한 단련 속에서, 그렇지만 그들 또한 눈에 보이는 변화는 없지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또한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단지 매일 매일의 변화가 +0.0000x%일지라도 그것이 -가 되지 않고 아주 작은 양이라도 복리로 불어날 수 있다면 감사하게 생각하고 그렇게라도 서서히 늘어가길 바란다. 삶의 경험도 그렇고 사고/앎의 폭도 그렇고 삶에 대한 감사도, 고통에 대한 인내력, 또 행복에 대한 민감도도 그렇게 늘었으면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