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삶..?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다.

“실패한 인생은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만을 만족시키다가 끝나는 삶입니다. 어릴 때는 부모님 말만 듣고 학교에 들어가서는 선생님 만족에만 따르며, 사회에서는 상사에게 잘보이려고 하고 결혼한 후에는 배우자나 아이들에게만 맞춰주는 삶. 이런 것이 실패한 삶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렇게 살고 있는 사람은 많다. 그게 실패한 삶이라고 스스로 인정하기 전까진 실패한 삶은 아니라고 본다. 막상 이들에게 맞춰줘야 할 대상이 사라지게 되면 이들은 ‘해방’을 맞보는 게 아니라 ‘패닉’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한동안 힘들다가 맞춰줘야 할 새로운 대상을 찾으러 나설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것이 자발적이냐 아니냐에 달려있다. 사랑한다면 기꺼이 맞춰줄 수 있다. 그런데 사랑하지도 않는데 맞춰주어야만 할 것 같아서 억지로 맞춰주는 삶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상대방의 만족을 보는 것도 기쁨이 된다. 내가 맞춰주어서 그 상대방이 만족하는 모습을 볼 때 기쁨을 느낀다면 기꺼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이게 지나치게 되면 상대방은 늘 나에게 자신에게 맞춰줄 것을 강요한다. 그렇게 강요받는, 그래서 그럴 수 밖에 없는, 강요에 따르지 않으면 관계가 파괴될까봐 전전긍긍하는 삶이 되면 그것은 실패한 싦일 수 있다. 이것은 일종의 분리불안 때문에 누군가에게 내가 질질 끌려가고 있는 것과 같다고 해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