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리파이를 이용한 기타 이펙트 (1)

기타 이펙트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온지가 꽤 오래다. 아마도 10년 전쯤에 진공관으로 프리앰프를 만들겠다고 설쳐댄 기억도 난다. 아마도 그렇게 한 이유는 진공관 앰프가 비싸고 내 필요에 비해 너무 크고 집안에서 운용하기가 쉽지 않으니 내가 만들어보면서 내맘대로 하겠다라는 욕구때문이었다.

즉, 내가 생각하기로는 프리앰프 한 대를 잘 만들면 다양한 프리앰프 회로를 넣어서 쓸 수 있을 뿐더러 이것을 잘 응용해서 쓰면 녹음도 잘 할 수가 있고 아쉽지 않게 집에서 쓸 수 있는데 구태여 한가지 색깔 밖에 없는 덩치큰 앰프 헤드 혹은 콤보 앰프를 구입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불행히도 이 시절에는 내가 직접 진공관 앰프를 설계하고 만들어본 경험이 없는 바, 이것을 전기회로 시뮬레이션을 통해서 S/W로 구현할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PC 상에서 돌아가던 수많은 기타 앰프 시뮬레이터가 실제의 그것과 별로 가깝지 않다고 생각했고 근접하지도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전기 전자공학을 배우고 디지털 신호처리 같은 것들 오래 했어도 상술의 힘을 이기지 못한 것이다. 아니 나 역시도 진공관 앰프를 싼 값에 다기능으로 가지게 되었다는 것만으로 뿌듯했을 뿐. 갖고 싶은 것을 내손으로 만들어 가지게 되었으니 더 이상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얻은 경험은,

이 외에도 나도 모르게 미신처럼 믿어버리고 있는 사실들이 참 많은데 그것을 하나둘씩 깨갈때 마다 원가를 엄청나게 낮춘 좋은 물건을 생각해낼 수 있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우리가 익히 아는 켐퍼 프로파일링 앰프가 그것인데, 사람들은 그 안에 진공관이 들어가지도 않았지만 실물 앰프를 잘 흉내낸다고 좋아하고 있고, 내가 보는 관점에서는 앰프 모델링이 가장 정교하게 되었다는 Axe-Fx보다 레코딩 스튜디오에 더 많이 팔린 물건이 아닐까 한다.

내부를 뜯어보거나 그 알고리즘을 대충만 봐도 켐퍼가 훨씬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인기도 더 좋고 사람들의 인식도 더 좋은 것 같다. 다시 말해 훨씬 대충 대충 만들었지만 훨씬 더 자연스럽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는 말이다. 그 말인 즉슨 어려운 것을 깊게 파고드는 것 보다 내 앞의 문제를 잘 읽어서 정말로 사람이 문제를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빨리 파악해서 그것을 충족해주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가장 좋은 답이다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