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수] Opamp로 만든 기타 프리앰프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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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관으로 프리앰프에 도전하기 전 첫 목표가 Sans-amp와 비슷하게 opamp로 제대로 진공관 프리앰프를 흉내내보자였다. 일단 “흉내를 내보고 좋은 소리를 만들어내자”였다. 이 때 같이 고려했던 프리앰프가 LXH2라 불리우는 개인 프로젝트에서 만들어진 것인데, 사실 진공관으로 프리앰프를 만들어 보기전엔 진공관의 특징을 알 수 없다고 판단을 내리고 진공관 프리앰프를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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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공관에 대한 OPAMP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부피가 매우 작고, 고압의 전원을 레귤레이팅 할 필요도 없고, 뜨겁게 달궈주는 히터 전원도 필요없고, 히팅이 된 후 고압으로 올라게게끔 만들어줄 필요도 없거니와, 필요시에는 배터리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값이 매우 싸다. 사실 프리부 진공관에서 싸다고 하는 것 한개를 살 돈으로 적어도 10개 이상의 opamp를 살 수 있다. 증폭률로만 봐도 수많은 TR이 한꺼번에 집적된 opamp가 우수하고, 왜율 (THD)며 주파수 특성 모두 opamp가 우수하다.

특히 진공관의 강점인 높은 입력 임피던스에 있어서도 MOS-FET 초단이 달린 opamp의 경우 만족시킬 수 있으므로 음악적인 면(?)을 제외하고 모든 면에 있어서 opamp의 단연 압승이다. 사실 높은 입력 임피던스와 높은 증폭률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간단한 TR을 쓰지 않는다. TL072나 OPA2123 등등의 opamp가 인기가 있는 이유도 THD가 엄청나게 낮으면서 증폭률도 높고 입력 임피던스가 매우 크다는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어쨋거나 또하나의 장점을 들라면, opamp는 구하기가 매우 쉽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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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M800과 같은 프리앰프를 보면 총 4단의 증폭단을 쓰는데, 초반 2단은 active filter의 노릇을 하고, 후반 cascade 연결된 2단이 clipping을 일으킨다. 이것은 opamp로 active filter를 만들어주고 diode clipping을 하는 것으로 쉽게 흉내낼 수 있다. 그런데 왜 아무도 이런 것을 안만들었을까? 그게 바로 LXH2에서 한 일이다. 제작자는 여기에 그래픽 EQ 수준에 가까운 EQ를 달아서 스피커를 시뮬레이트 했다. band 수가 거의 증폭단의 수와 맞먹는다고 볼 때 16단 정도 될 듯 싶다.

그렇다면 왜 산스앰프는 마샬스러운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이냐? 산스앰프는 사실 3종의 프리앰프를 교묘히 작은 수의 증폭단으로 만들어넣은 프리앰프이다. 대량 생산을 할 수 있으면서도 사용자의 다양한 취향을 골고루 만족시킬 수 있게끔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3종의 프리앰프 (찌그러짐을 언제 얻느냐와 EQ의 주파수 특성에 따라 결정된다)를 흉내내면서 여기에 그리 빠지지 않는 스피커 시뮬을 넣으면서도 제작단가를 증가시키는 노브와 증폭단의 수를 줄여놓으면서도 나름대로의 색체를 잃지 않게끔 만들어놨다고나 할까? (이런 내 해석은 아마도 ‘꿈보다 해몽이 낫다’라고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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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진공관 회로로 꾸민 프리앰프와 opamp로 꾸민 프리앰프의 차이는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보도록 하자. 일단 진공관으로 꾸민 회로는 공급전압이 매우 크기 때문에 전압의 스윙폭이 opamp 회로에 비해 크다. 공급전압이 Vin 이라고 할 때 회로 중간에 hard clipping이 일어난다고 하면 +Vin/2, -Vin/2 정도로 스윙하므로, 공급 전압이 400V 정도라면 약 +/- 200V 가 스윙한다고 보면 된다.물론 오디오 출력을 위해서는 전압 출력을 낮추어 내보낸다. 반대로 OPAMP의 경우 공급 전압이 대개 +/- 12V 정도이고, 9V 배터리를 쓰는 경우는 +/- 4.5V 를 공급해서 쓴다. 어차피 0.7V 정도의 junction voltage를 갖는 diode로 clipping하므로 출력 전압은 약 +/- 0.7V 정도에서 스윙하게 된다. 용도에 따라서 적절히 증폭해서 내보내면 된다.

Clipping시 특성을 보면 진공관이 다소 느슨한 모양을 나타내는데, hard clipping이라고 하더라도 clipping이 일어나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 여기에 회로 설계 자체가 clipping이 symmetric하게 일어나지 않는다 (비대칭 hard clipping은 clipping diode의 개수를 다르게 맞추어 흉내내도록 할 수 있다). 진공관의 특성이 opamp나 TR과 같이 고르지 않기 때문에 어떤 관을 쓰느냐에 따라 특성이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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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CM800 정도의 프리앰프는 High gain과 low gain preamp 사이에 놓인다고 볼 수 있다. High gain preamp라 불리우는 것들은 증폭단이 5개 이상 정도 되는 것들이라고 볼 수 있고, 이들은 초단의 증폭률 부터 매우 커서 게인을 높게 맞춰놓은 경우 2번째 증폭단 부터 clipping이 일어난다 (앞서 JCM800 정도의 프리앰프는 최종단에 이르러야 clipping이 일어난다). 따라서 clipping 직전의 주파수 특성이 조금씩 다르므로 다른 특색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filter 1을 지난 후에 반쪽이 먼저 찌그러지고, filter 2를 지난 후에 나머지 반쪽이 찌그러지고, filter 3을 지난 후에 다시 반쪽이, 그리고 또 나머지 반쪽이 찌그러지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OPAMP로 흉내내려면 OPAMP 자체로 여러단 증폭하면서 clipping을 시키거나 (sans amp)아니면 diode clipper를 여러 번 두어 clipping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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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의 핵심은 tone stack과 speaker simulator에 있다. 여기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여야 한다. Speaker의 특성은 단지 1.5 kHz에 dip이 있는 bandpass filter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주파수에 peak가 있는, 다시말해 몇가지 특정 주파수 성분으로 공진하는 특성이 있는데, 이를 간과하면 단조로운 소리가 난다. 그래픽 EQ를 쓰지 않고 이것을 active filter를 다단으로 만들어 놓기엔 참으로 깝깝한 노릇이다.여기에 bass boost 기능을 넣어주어야 현대적인 소리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