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독스 커스텀 1주 사용기

레독스 (www.reedoox.com )의 커스텀 기타를 약 1주간 사용해본 소감을 적어볼까 한다. 기타의 사양은 다음과 같다.

Body: 2-piece Alder with Quilted Maple veneer top Pickups: reedoox monster set (S-S-H) Neck: 1 piece Maple Finger board: maple Fret: 22 frets (medium) Head Machine: Sperzel Trim Lock Bridge: Wilkinson WVS-SB

Quilted maple top과 깔끔한 우레탄 마감이 몹시 고급스런 느낌을 준다. 전체적으로 깔끔하게 마무리 되어있어 기대 이상의 품질에 감동받게 된다.

1주간 만져본 후 그동안 사용하던 Ibanez RG450MH와 비교해보니 Ibanez의 얇은 도장 상태, 얇은 넥이 두드러지게 느껴졌다. 또 하나는 마호가니 재질로 되어있는 Ibanez에 비해 Alder로 만든 레독스의 커스텀이 무겁게 느껴진다. 여기에 Basswood 바디를 비교하자면, 거의 날아다닌다고나 할까..

두툼한 1피스 메이플 넥도 그 무게에 한몫하지만, 바디 자체가 무거운 편이다. 레독스가 만든 레스폴 커스텀도 얼마전 모임에서 만져봤는데, 깁슨 레스폴에 비해 바디도 더 두껍고 무게는 정말 엄청났다.

어깨에 매보면 무거운 바디가 다소 안정적인 느낌을 갖게 한다. 하지만 이런 기타로 과격한 액션을 하기엔 (그럴리도 없겠지만) 좀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처음엔 두툼하고 좁은 넥과 메이플 핑거보드, 그리고 아무도 연주하지 않은 새 기타인지라 다소 뻑뻑한 느낌이 있었으나, 일주일 정도 지나니 어느 정도 적응되는 느낌이다. 오히려 Ibanez의 넥이 과하게 얇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Ibanez 기타만의 개성이라고는 하나, 이렇게 얇은 넥으로 줄의 장력을 버텨낼 수 있는 게 오히려 신기할 정도다. 아마도 넥을 얇게 가공하는 것은 기술이나 개성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기타의 단가 절감에 목적이 있는게 아닐까 싶다. 여기에 마감을 위해 사용하는 도료도 매우 경제적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은가?

어쨌든 그간 Ibanez의 넓고 좁은 넥에 익숙했던 터라 아직 완벽 적응하진 못한 상태이다. 게이지도 .010이라 .009에 비하면 다소 부담스럽긴 하다. .010을 쓰는 사람은 알겠지만 .009으로 세팅하면 마치 날림으로 기타를 치고 있는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그 차이가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010의 장력이 핑거링이나 피킹, 밴딩/비브라토 모두 더 많은 정성을 요구한다.

펜더스러운 프론트/미들의 싱글코일톤은 착실하게 잘 내준다. 게인을 걸었을 때도 전혀 답답한 느낌이 없다. 아직은 어느 정도의 선입견이 있어서일까, Ibanez와 비교하면 이 기타로는 차갑고 날카로운 배킹 톤을 날리기는 어려운 느낌이다. Ibanez로 탱탱하고 찰랑거리는 싱글톤을 날리기 어려운 것 처럼 말이다. 게인을 어느 정도 걸어주고 개방현 근처에서 파워코드로 스트로킹을 했을 때는 Ibanez 짜릿하고 깔깔한 느낌 대신 다소 빈티지스럽고 따스한 느낌이 난다. 물론 육중하고 파워풀한 레스폴에서의 느낌과도 상당히 다른 느낌이다.

스트링 스루 혹은 튠오매틱 브릿지에 스루넥 혹은 셋넥이 아닌 이상 엄청난 서스테인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본다. 스트랫은 스트랫 일 뿐 레스폴일 수 없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기타의 세팅이 잘 되어있어서 특별히 서스테인이 줄어든다거나 나쁘다는 느낌은 갖기 어렵다. 줄을 튕겨보면 밸런스가 잘 맞아서 줄의 진동이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을 느낄 수가 있다. 무엇보다도 펜더스러운 소리는 바디나 픽업도 중요하지만 넥의 울림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걸 깨닫게 된다.

싱글 코일 픽업은 험버커와 같이 조합했을 때도 음량이 묻히지 않게끔 출력을 크게 설계한 것 같다. 녹음해보면 예전에 사용하던 싱글 코일 픽업보다 출력이 더 크게 나타난다. 험버킹 픽업은 솔로시에 다소 울부짓는 듯한 느낌을 준다. 픽업에 대한 선입견을 배제하기 위해서 디마지오, 던컨 픽업과 비교해보았는데, 좋은 앰프에 물려놓고 각 픽업에 대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다면 레독스 픽업에 손을 들어줄 사람이 열명 중에 셋 이상은 될 것으로 본다. 최근에 불평이 비교적 높기로 유명한 Ibanez의 V7/V8 픽업을 Bogner Uberschall에 물려서 치는 동영상을 본 일이 있는데, 앰프에서 뿜어져 나오는 멋진 소리에 홀려서 동영상을 올려놓은 사람이 알려주기 전까진 당연히 던컨이나 디마지오가 박힌 고가 기타인 줄 알았다. 그러나, 실상은 V7/V8이 박힌 저가의 Ibanez 기타였다.

스퍼즐 트림 락은 처음 써보는 것인데, 줄 갈기가 매우 편하게 디자인되어있고 가볍기 때문에 익숙해지면 다른 헤드머신을 쓰지 않게 될 것 같다. 브릿지도 플로이드 로즈 브릿지는 아니지만 부드러운 아밍이 가능하고 세팅에 따라 약간의 암업도 가능하다. 격렬한 아밍 플레이를 좋아하진 않지만, 왠만한 아밍으로 튜닝이 나가는 일은 없다.

레독스 기타는 여타의 커스텀 업체와 비교해볼 때 다소 빈티지스러운 경향이 짙다. 여태 만들어왔던 모델이나 현재 생산되고 있는 기타의 스타일을 볼 때, 부품을 다소 현대적인 것으로 장착한다하더라도 고급스럽게 만들어진 빈티지 스트렛이나 텔레케스터의 이미지가 강하다. 물론 수퍼스트렛이나 레스폴도 만들고 있고, 최근들어는 액티브 픽업까지 도입하고 있긴하다. 아직까진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듯 메탈 기타로서의 성향보단 락이나 재즈, 블루스의 영역을 다양하게 넘나들 수 있는 다소 온건보수성향의 범용 기타라고 할 수 있겠다. 양산형 기타가 갖는 성의 없음에 식상한 사람이라면,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목재와 고급 기타에서나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의 사양을 누려볼 수 있다는 데에 큰 장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기타 제작자와 편안하게 의견 교환을 나눌 수 있고 언제든 친절하고 성의있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기성 메이커에서 기대하기 힘든 헤택이라고 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