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기..

살 빼기 위한 생체 실험을 시작한지 오늘 날짜로 보니 3개월 정도 됐다. 요샌 체중이 줄어드는 재미가 덜해서 체중은 거의 잘 측정하지 않지만, 하루에 얼마나 먹고 있는지는 머릿속에서 계산하고 있어서 잘 알고 있다. Myfitnesspal이라는 곳에 거의 매일 같이 일지를 작성해놓기도 하고. 어제 우연히 흘러간 방송을 보다보니 간헐적 단식이 좋다는 얘기가 있어서 시청해보니 골자는 이렇다.

단식을 하면 인슐린 수치가 떨어지는데, 24시간 정도에 이르러서 그 수치가 감소되는 경향이 둔화된다. 즉, 단식으로 인해서 혈당이 떨어지면 그에 맞춰 혈액내 인슐린 수치가 떨어지게 되는데, 인슐린 수치가 떨어지게 되면 그만큼 혈액내 포도당을 어딘가에 저장시키려는 활동이 둔화되고, 지방세포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려는 경향이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24시간이 단식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가장 적당한 시간이라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내가 지금까지 시도한 방법은 초기에 식사량을 줄이는 것으로 부터 해서 아침을 거르는 일 정도였는데 생각보다 체중 감소에는 도움을 주었는데 근육이 빠져나가는 문제 때문에 지금은 탄수화물 섭취량을 제한하고 단백질 섭취를 의도적으로 늘리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그런데, 실제로 세끼를 거르지 않고 꾸준히 (단백질을) 먹어주는 일은 체중 감량에 별다른 도움을 못 주고 있다. 오히려 먹는 것을 단백질이 많은 음식으로 제한하려니 오히려 뭘 먹어야 되나 머리 굴리느라 바쁘다. 초기에 5킬로 감량은 꽤 순조로왔는데, 그 이후로는 전반적인 칼로리 섭취량을 줄이고 해봐도 별 다른 도움을 못 받고 있다. 아마도 신체가 대사량을 극도로 줄여서 때아닌 ‘기근’에 대비하고 있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기왕 이렇게 된 이상 평소 식사량을 더 심하게 제한 하는 것은 건강에 좋지 못할 것 같고, 일주일 한 번 정도 24시간 단식을 시도해볼까 한다. 24시간 단식이라니 하루를 통째 굶는 것 같은 느낌인데, 저녁을 먹은 뒤로 다음날 아침 점심을 거르는 일이다. 더 쉽게 말해서 ‘하루 한끼 먹기’다. 같은 시간에 1끼를 먹으면 시간차가 정확히 24시간이 나니 24시간 단식이라고 하는 모양이다. 이것을 좀 줄여놓으면 18시간 혹은 16시간 단식이 되는데, 이것은 다시 말해 ‘하루 두끼 먹기’ 혹은 ‘하루 한끼 거르기’ 되겠다. 단 점심을 거르면 안되고, 아침이나 저녁을 거르게 되면 잠자는 시간이 중간에 끼이게 되니 18시간 혹은 16시간 단식이 되는 거다.

학교 다닐 때 본의 아니게 자주 하던 일이 끼니 거르기 아니었나? 고등학교때도 주말에 늘어져라 자기라도 하면 끼니 거르는 일은 흔한 일이었던 것 같은데, 그만큼이나 먹는 일이 재미없었던 것 같다. 결혼하고 나서는 혹여 한끼라도 거르면 몸에 이상이 올까봐 미친 듯이 챙겨먹었는데, 그 이후로 몸이 비대해졌다. 결혼해서 맘이 편해져서 그런 게 아니다. 그냥 둘이 살고 있는데 끼니라도 같이 챙겨먹어야 하니 그랬던 거다. 외식도 자주 하고 말이지. 집에서 아무 반찬이나 대충 먹고, 그나마도 귀찮아서 방에서 늘어져있을 땐 안먹는 일이 다반사니 살이 찔 일이 별로 없었던 거다.

더구나 당시만해도 선전척으로 술을 못 먹는 체질이라 낙담하고 음주 가무 활동에는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고, 게을러서 간식같은 것을 사다놓는 짓도 안했던 덕택에 끼니를 거르게 되면 정말로 몸에 주입되는 에너지가 아무 것도 없는 셈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