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력을 늘려주면 출력단의 음색 변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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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궁금해왔던 문제인데 그러려니 하다가 잠시 짬을 내서 정리해볼까 한다.

그 문제는 앰프의 출력을 변화시키면 음색의 변화가 있을까 하는 것이다. 진공관 앰프에서 출력을 증가시키는 방법은 고출력 관으로 바꿔주거나 아니면 동일 관을 병렬로 여러개 달아주는 것이다. 출력 트랜스도 여기 맞춰서 바꿔주어야 하는데 부하의 임피던스는 관의 수가 늘어날 수록 낮아지게 된다. 즉 걸리는 전압은 같지만 전류의 양은 늘어나야 하기 때문에 그러하다. 마찬가지로 전원 트랜스도 전류량을 늘려가는 것에 맞춰 큰 것으로 바꿔주게 되는 것이 맞다.

아주 당연한 결론으로 관의 수를 늘려주고 부하 임피던스는 그에 반비례하게 낮춰주면 진공관의 비선형성에 차이가 없다면 관의 수를 늘려가는 것에 의해서 얻어지는 차이는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트랜스포머도 어느 정도의 비선형성을 가지고 있고, 같은 형번의 관이라도 성질이 조금씩 다르니 어떻게든 음색의 차이는 있지 않을까??

대신 관의 종류를 다른 것을 섞어 쓴다든가 (이를테면 EL34와 6L6을 각각의 쌍으로 만들어서 100와트에 육박하는 출력을 얻는다든가 아니면 같은 관인데 한쌍은 pentode mode로 돌리고 한쌍은 triode mode로 돌리거나 (이것을 simulclass (즉 동시 패션으로 서로 다른 클래스(class A/AB)로 돌린다는 뜻 되겠다)))하면 비선형성의 변화가 일어나게 되니 음색의 변화를 얻을 수 있겠지.

지극히 당연한 결과지만 간략하게 그림을 그려봤다. 예상대로 거의 같은 곡선이 나타난다. 이미 기울기에 대해서는 얘기한 바 있다. EL34의 기울기가 급해서 증폭률이 높고 상대적으로 낮은 전압에서 찌그러짐이 발생한다고 했다.

image입력전압 대비 출력 전압 (Plate voltage)

그렇다면 SimulClass는 어떨까 전압을 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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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대상에 쓰인 관은 EL34다. 왜냐고 ? 그냥. 실험에 쓰인 회로는 그리기 귀찮으니 생각하는 것으로 하고. 당장에 triode mode/pentode mode로 돌리는 관은 각각 1개이다. 부하는 4k ohm이고, 대신 simul class로 돌리는 관은 2개이며 부하는 2k ohm이라 전압이 상대적으로 작게 걸린다고 해서 출력도 그만큼 나온다라고 보면 안된다.

일단 전압 증폭률의 관점에서만 본다. 전압 증폭에 있어서 triode + pentode mode를 혼합한 simulclass가 중간 정도로 나타난다. 흘리는 전류는 관이 1개인 경우에 비해 많기 때문에 출력은 대략 1.5배쯤 된다고 예상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simulclass를 출력단에 도입한 메사의 앰프들은 숫자 상으로 타사의 출력과 다르거나 다르게 맞출 수 있게 (특정 pair를 triode mode로 돌릴 수 있다) 해놓았다. 음색의 차이 당연히 있을 수 밖에 없다.

전압의 단순 비교로는 애매하기 때문에 load(부하: 트랜스포머 1차측)에 걸리는 전류를 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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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출력관 2개를 pentode로 돌리는 경우가 전류가 가장 많이 흐르고 (출력도 크단 얘기임), simul class, pentode, triode mode의 순으로 나타난다. 대신 선형성(linearity) 측면에서는 반대 순으로 나타난다. 쉽게 말해 simulclass는 출력을 조금 떨어뜨리면서 선형성은 높인 파워앰프(?)라고 볼 수도 있고, 단순 pentode class AB에 비해 색다른 음색 - triode class AB의 중간정도의 색깔이 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의미가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