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 여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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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미티 국립공원 당일치기

수많은 사람들이 요세미티 관광하는 방법에 대해서 적어놓은 것을 읽고 갔는데, 나 처럼 게으른 이에겐 당일치기를 하길 잘했단 생각이다. 불행히도 출입구에서 받아가는 주차료가 비 RV 자동차에 기본 7일 짜리로 $30불이라 당일 치기로 온 나와 같은 사람에겐 좀 황당한 면이 있는데, 뭐 어쩌겠는가?

동선을 보면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경우, 그 넓은 곳을 누비는 것 치고는 생각보다 그리 다양하지 못하다. 여름이 아닌 다른 계절에는 눈이 많이 와서 자동차 도로는 폐쇄하기도 하고 한다니까 실제로 이동 가능 경로는 더 줄어들게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아래의 사진에 보이는 광경을 보기 위해서는 일종의 loop를 돌게 되어 있는데, 당일치기로 왔다면 Yosemite village라는 이곳에 도착해서 대부분 점심을 해결하지 싶다. 이 loop를 벗어나면 서쪽에서 동쪽 출구로 빠져나가는 긴 드라이브 코스가 있는데, 그것은 주로 호수들을 볼 수 있는 코스이다. 물론 사방에 펼쳐져 있는 엄청난 나무숲은 늘상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매우 넓고 광활한 곳을 단순히 차로 보고 지나치는 것이 너무 아쉽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RV car를 가져온다거나 캠핑 장구를 가져와 자연과 함께 여러 날 등산하면서 산의 이곳 저곳을 느껴보고 탐험하는 것을 요세미티 관광의 정석이라고 한다. 내 입장에서는 마치 두꺼운 책 한권을 야금 야금 독파해 나가듯, 수십권의 무협지를 휴가 기간 내내 읽어나가듯 말이다. 그러나, 매일 매일의 생활도 체력에 버거운 나와 같은 사람이 왕복 10시간 가까운 거리를 당일치기로 운전해서 오는 것도 기적적인 일인데, RV car를 대여해서 이곳 까지 몰고 온다거나 캠핑을 하겠다며 불편한 텐트 속에서 생활하는 것은 더더구나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다 자연을 너무너무 사랑하는 부지런한 분들이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생각할 뿐이다. 내 나이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중반이고 이곳에 친구들과 왔다면 마땅치는 않았겠지만 시도해봤지 싶다만.

안식년으로 1년 다녀가신 분들도 체류기간동안 이곳을 서너번 방문하신 분도 있고, RV car를 대여해서 장장 5시간 넘게 운전해서 그 구불구불한 CA-120을 타고 언덕길을 올라 달랑 ‘1박’만 하고 돌아오신 분도 있다. RV car의 엄청난(?) 연비를 감안하지 않은 탓에 대여료를 능가하는 엄청난 지출이 있었단 얘기와 함께 말이다.

대개 San Francisco 방향에서 이동하는 코스는 CA-140 혹은 CA-120을 이용할 수 있는데, CA-120을 이용하는 경우 I680-I580도 같이 이용하게 되는데 도로가 전반적으로 운전하기 편치 못하다. 특히나 CA-120에서 I580은 정신력과 체력소모가 많았단 느낌이다. 초행길인데다 혼자서 운전해야되고 피로에 좀 민감한 분에겐 CA-140을 이용하시길 권한다. 적어도 하루 쓸 수 있는 정신력과 체력의 1/4 정도는 덤으로 벌게 되지 싶다. 사실 여행이라는 게 모르는 곳을 탐험하는 재미로 하는 것이라고 보면 다양한 route를 이용하는 것이 맞겠지만, 관광하는 사람이야 좋겠지만 하루 종일 운전해야 하는 사람은 무슨 죄란 말인가? 이것은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의견이다.

내 받은 느낌으로는 CA-120을 통해서 진입하게 되면 2014년 화재로 인해서 타 버린 나무들을 바라보며 들어가게 되고, 진입로에서 받는 느낌이 그다지 썩 좋지 못했다. 반면, CA-140을 타고 진입하게 되면 울창한 삼림을 보며 진행하다가 남쪽 출입문을통해 진입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아래의 광경을 맞이하게 되는데, 이 광경을 맞이하기까지 국립공원다운 평화롭고 여유로운 분위기에 압도되기 때문에 훨씬 좋은 선택이라 보여진다.

(한 여름이라 이름난 몇 개의 폭포들에서 나오는 물의 양은 폭포라 불리우기 뭐할 정도로 작은데, 4-5월 경이 그렇게 좋다니 그때 가보는 것도 방법이지 싶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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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il’s Slide

Half-moon bay라고 서부에서 비교적 잘 알려진 곳에서 약간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나타나는 곳이다. 사람도 많지 않고 적절히 시간 보내면서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때마침 날씨가 매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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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bble Beach Resort

서부 여행하시는 분들이 빠지지 않고 가시는 곳이다. 17mile drive라고 Pebble beach golf club에 $10를 지불하고 들어가는 드라이브 코스이다. 바닷가 주변에 소나무가 많은 광경을 보게 될텐데 흡사 남해에 온 듯한 기분도 들고 기대 이상이라는 분과 기대 이하다라는 분 의견이 엇갈린다. 한 번은 가볼만한 곳 같다. 같은 날 중국에서 온 관광객이 거의 대부분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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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 Muir woods national monument park라든가 Point Reyes national seashore도 괜찮았는데 하루 여행 거리로 이곳 저곳을 몰아서 하려다보니 시간 압박이라든가 피로가 몰려오는 게 그다지 좋지 못했을 뿐.

솔직히 beach가 많은 남쪽의 해안보다는 북쪽의 해안들이 볼 게 많고 편안한 느낌이지 했는데, 그만큼 남쪽에 이름이 알려진 해안 (Malibu, Santa Monica)은 항상 길이 차들로 미어터지는 듯 했다. 더구나 Santa Monica 같은 곳은 십수년전 방문했을 때와는 느낌이 너무 다르게 차들로 붐비고 있었고 비싼 주차료에 여러 가지로 느낌이 별로였다. 차라리 더 남쪽으로 내려가서 Dana point를 구경하든가 아니면 더 북쪽의 다른 해안들이 훨씬 낫지 싶다. 반면에, 처음 온 관광객들은 그다지 별 볼 것 없는 (그러나 사람이 개발해놓은 것만 많은, 외계인 들에게는 이름만 잘 알려진) 이곳에 꼭 와봐야겠다고 하는 것을 보면 실체와 상관없이 이름이 어떻게 알려지는가가 중요한 것 같단 생각도 들고 말이다.

요샌 어딜 돌아다녀 봐도 우리 말이 들리지 않는 걸 보면 미국 서부여행은 우리 나라 사람들에겐 한물 간 아이템이라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심지어는 Universal Studios Hollywood 처럼 꼭 들러가는 곳에서도 여간해서 한국 사람들을 발견하긴 쉽지 않았다. 한국의 휴가 기간으로 볼 때 극성수기때 방문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관광객으로만 보면 유럽 사람들이 3이라면 중국에서 오신 분들이 7쯤 되는 것 같다. 실 거주민 비율로만 봐도 그런 듯 싶은데 관광객 수만 이 정도인 것만 봐도 이미 중국인들이 전세계의 요지를 두루 점령하신 듯 하다. 한국 땅이 아닌 곳에 나와 있으면 나 역시 중국인으로 보여질 확률이 거의 100%이다 보니, 다만 한류라든가 일부 국내 메이커의 선전으로 한국인임을 알아주는 사람도 있다만. 그것이 무엇이 중요하단 말인가?

이곳에서 외계인으로 있어보면서 받은 느낌은 서양인 - 인도/중동인 - 동양인으로 3등분 하기에도 사람들의 머릿속은 복잡해 질 듯 하다. 그것을 더 세분화하는 것도 의미가 없어보이고. 이들 중 대부분은 생김새와 상관없이 자신을 서양인으로 편입하여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란 것도 신기하고, 그래봐야 어차피 그냥 같은 사람들 아닌가? 내 입장에서는 나와 친하고 덜 친하고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