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yang (Rokinon) 85mm f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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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삼짜이쯔라 불리우는 삼양 85mm f1.4를 매우 좋은 조건에 들여놓았다.

이 물건을 입수하려고 여러 달 노리고 있었지만 이베이에서는 너무 인기가 좋아 실패하고 휴가를 보내러 온 동생을 통해서 생산지인 한국에서 공수해왔다. 그동안 엄청나게 기대한 바 있지만 막상 손에 넣고 찍어보니 기대한 바의 150% 정도의 만족도를 가져다 주었다. 단지 브랜드 인지도, 엄청 나게 저렴한 가격 때문에 불가피하게 저평가 받고 있는 렌즈이지만, 유튜브를 통해 꾸준히 좋은 리뷰가 올라오고 있고 사용자가 늘어감에 따라 판매량은 더 증가 일로에 있지 않을까 한다.

Cinema Lens로는 이미 정평 (가격이 너무 저렴한데 광학 성능이 너무 뛰어나서)이 나있고 그동안 문제로 지적되던 렌즈 캡 문제 (후드를 끼워 놓은 상태에서 커버를 분리하기 불편하다)와 헐거운 후드 문제는 모두 개선이 되어, 후드는 너무나 타이트하게 잘 들어맞고 렌즈 캡은 중간 부분을 손으로 눌러주면 쉽게 분리될 수 있게 개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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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구입한 것은 Sony E mount용 85mm f1.4인데, 대개는 85mm라는 망원 화각에 f1.4라는 엄청나게 얕은 심도에서 수동 초점을 맞추는 게 불편하여 꺼리는 바가 있지 싶다. 그러나 요새 많은 디지털 카메라가 Focus peaking (포커스가 맞는 지점을 지정된 색으로 표시함) 기능이 있어 수동 초점을 맞추는 것은 과거 SLR 카메라에 비할 바 안될만큼 편리해졌다. 더구나 뷰파인더로는 내가 어디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 구분 잘 안되는 DSLR에서 처럼 실수하게 될 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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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4임에도 비네팅도 잘 눈에 드러나지 않고 사람들이 많이 지적하는 색수차도 발견하기 쉽지 않다. 뒷 배경이 부드럽게 뭉개지는 것을 보면 마치 L 렌즈를 만지고 있는 느낌이 든다. 최대 개방에서의 선명도를 보면 이 가격에 이런 성능을 내도 되는 것인가 (비록 수동 렌즈이긴 하지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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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엄청나게 얕은 심도는 f1.4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물론 자동렌즈 중에 만두라는 별명을 가진 Canon 85mm f1.2L 물건이 있다. 훨씬 더 얕은, 종이장 같은 심도를 가진 물건이 있지만 가격은 비교가 불가한 수준이다. 내가 구한 가격의 12배쯤 되는 것 같다.

DXOMark라는 카메라 벤치마크 사이트에서 가져온 수치를 놓고 비교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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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최고의 렌즈라는 Otus 렌즈와 비교할 때 Sharpness를 빼면 모두 대등한 수치를 보여주고 있고, 보급형 렌즈 중에서 매우 높은 가격대를 갖는 Canon EF 85mm f1.2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렌즈의 성능을 보는 중요한 수치인 색수차는 매우 큰 차이가 난다. 잘 아는 사실이지만 Canon EF 렌즈 중에서 85mm (f1.2/f1.8)의 색수차는 매우 잘 알려져있다. 너무나 비상식적인 (그러나 reasonable price라는 이들이 많다) 가격 때문에 가성비는 아마도 시장에 나와있는 렌즈들 중에 최고가 아닐까 한다.


삼양 옵틱스에서 85mm f1.2가 새로 나왔다. 여전히 수동 초점 렌즈이긴 하지만 1.4에서 1.2까지 내려갔으니 나름 의미있는 일이 아닐까 한다. 가격은 좀 애매한 가격이긴 하지만 시간이 지나가면 적정선에서 안정이 될 것 같다. 그래도 f1.4와 f1.2는 내 눈으로 보기에 어마어마한 차이가 아니고 지금 사용하고 있는 f1.4의 성능도 충분히 좋기에 여전히 만족한다. f1.2가 되면 수동으로 초점 잡기가 사실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아니, 자동으로 잡는다고 하더라도 아무 생각없이 뷰파인더를 보고 연사를 날리면 원하지 않은 곳에 맞을 확률은 더 높을 수 밖에 없다. 어찌 보면 focus peaking을 이용해서 수동으로 잡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초점을 맞춘 곳의 선예도가 어느 정도일지는 모르지만 1.2면 초점을 맞춘 곳이라고 하더라도 요즘의 고해상도 카메라로 찍어놓으면 애매해 보일 수가 있다 (그래서 샤프닝이 필요한 것이기도 하고).

요새 캐논 카메라의 초점잡기 실력은 어느 정도로 발전되었는지 모르지만, 예전 기준으로만 보면 핀이 나갈 확률은 100%이고 여기에 렌즈의 해상도까지 고려하면 더욱 애매해지지 싶다. 물론 작게 축소해놓으면 쉽게 알기 어렵다만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