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로직상의 하이임피던스 (Hi-Z) 출력/오디오 기기의 하이 임피던스(Hi-Z)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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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로직 회로에서 하이임피던스라 함은 출력단자에 적용되는 것이다. 로직이 0이나 1을 나타내는 것은 전압을 가지고 나타내는 것인데, 해당 로직이 출력을 아예 내보내지 않을 때는 하이임피던스 상태로 두게 된다. 다시 말해서 출력 임피던스를 매우 높은 값이 되게 한다는 뜻이고, 그 말은 로직의 출력에 매우 높은 임피던스의 저항이 직렬로 연결된 것처럼 동작하게 한다는 뜻이고, 결과적으로는 전기 회로상에서 거의 단절된 것과 같게 만든다는 뜻이 된다.

이것을 tri-state (3가지 상태) output이라고 부를 수 있다. 여러 개의 로직 디바이스가 연결되어있다고 하고 그 출력이 하나의 버스에 병렬로 묶여있다고 하면, 각각의 디바이스가 0 혹은 1 상태만을 내보낸다고 하면 모든 디바이스의 출력이 같다고 하면 모를까 서로 다른 경우에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그럴 때 출력을 내보낼 디바이스만 0 혹은 1을 내보내고 나머지 디바이스의 출력을 Hi-Z 상태로 두면 사실상 이들 디바이스는 회로로부터 단절된 상태가 되니까 다른 디바이스의 출력에 영향을 주지 않게 된다.

다시 말해서 Hi-Z 출력을 둠으로써 하나의 버스 (=와이어의 묶음)를 여러 개의 디바이스가 공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얘기는 출력 임피던스가 크게 잡혀있으면 실질적으로 외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해진다는 것도 아울러 이해할 수 있다.

반대로 오디오 기기에서는 하이 임피던스 입력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것은 출력 임피던스가 큰 장치가 그것에 연결된 다른 디바이스를 드라이브하는 힘이 미약한 경우에도 그 출력을 잘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출력 임피던스가 작은 경우는 말할 것도 없이 잘 받아낼 수 있다.

이것은 입력단에 입력임피던스가 매우 큰 FET(Field effect transistor: 전계 효과 트랜지스터:전기장 (electric field)의 성질을 이용하여 전류를 제어하는 트랜지스터)가 달려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FET와 일반 TR(BJT:bipolar junction TR:쌍극 접합 트랜지스터:n과 p형 반도체를 각각 양극으로 붙여놓은 트랜지스터)이 어떻게 다른지 이야기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일반적인 TR (BJT)는 3개의 반도체가 접합되어있는 그림으로 주로 나타내는데, 실제 접합이 그렇게 되어있진 않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그렇게 나타낸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서로 붙어있다는 것이고, 접합면이 일종의 다이오드처럼 동작하기 때문에 3개의 단자로 모두 전류가 흘러야 정상적으로 동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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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증폭작용은 E와 C단자 사이로 흐르는 전류를 B단자에서 컨트롤 하는 식으로 이루어지게 되는 것인데, E와 C단자를 흐르는 전류의 양을 B로 들어가는 전류의 양으로 컨트롤 하게 된다. 다시 말해서 B단자로 어느 정도의 전류를 흘려 넣어야 증폭 작용 (=전류의 흐름 제어)을 하게 만들 수 있단 말이다. 또 다이오드이기 때문에 접합면을 넘기 위한 문턱전압(threshold voltage)이 넘어서야 전류를 흘릴 수 있다. 증폭회로에서 입력단으로 어느 정도의 전류가 흘러 들어가야 한다는 것은 그 입력에 물리는 어떤 장치가 전류를 어느 정도 내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함을 의미하고, 그렇지 못하다면 정상적인 동작을 하지 못하게 된다거나 신호가 급격히 약해지게 된다는 것도 의미한다. 쉽게 말해서 그 장치의 출력 전압이 고스란히 입력단으로 전달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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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FET는 D, S두 단자간의 전류의 흐름을 G(gate)라는 단자의 전압으로 컨트롤한다. G단자로도 매우 약하게나마 전류가 흐르게 되지만 매우 작기 때문에 사실상 전압으로 전류흐름을 제어하는 성질을 갖게 된다. 따라서, 입력 임피던스가 매우 크다(왜냐면 입력단으로 거의 전류가 흘러갈 필요가 없으므로)고 할 수 있고 입력단에 걸리는 전압을 입력단에 물린 장치의 출력 임피던스가 높더라도 잘 전달시켜줄 수 있다는 뜻이 된다.

여기서 흔히 나올 수 있는 질문은, 임피던스 문제로 신호가 작아지게 되도 다시 증폭해내면 되지 않느냐 할 수 있다. 증폭해내면 음량을 회복시킬 수 있겠지만, 임피던스가 매칭되지 않는 상황에서 손실되는 신호는 모든 주파수에 대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특정 음역의 신호가 손실된 상태로 증폭되고, 신호가 손실된 만큼 증폭하다 보면 그 부분의 잡음이 부각되어 나타날 수 밖에 없다.

전공자들의 입장이 되면 TR/FET는 전자회로 해석 문제로 변질되어 실제 응용보단 증폭률과 입력/출력 임피던스, 주파수 응답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계산해 내느냐가 주된 문제가 되고, 반도체쪽 전공자 입장에서는 요구 사항에 맞게 어떻게 설계해야 (그려내야) 하는 가의 문제, 또 어떻게 하면 수율을 높일 수 있느냐의 문제 등이 관심사가 될 것이다. 오히려 비전공자들이 바라보는 세계가 더 재미있다. 전공자들에겐 이게 ‘재미’ 보단 ‘일’에 가깝다. 또 이미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은 사실상 그 수준이 포화에 이르러 ‘이미 다 되어있는데 뭘 더 해야 하나?’하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를 것이다.

요새 많은 오디오용 OPAMP는 입력단이 HI-Z이다. 과거엔 그렇지 않은 opamp가 더 많았지만. 그래서 보급형 오디오카드들도 대부분 HI-Z 입력이다. 다이내믹 마이크 (배터리가 들어가지 않는 마이크, 혹은 팬텀 파워가 필요없는 마이크)를 곧바로 연결해서 쓸 수 있다. 피에조 센서를 사용하거나 매그네틱 픽업을 사용하는 기타를 연결해도 손실이 별로 없이 입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