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아이디어) 뭐가 흥할 아이디어일까??

요새 딥러닝에 대한 관심도 많고 이쪽 분야로는 제법 돈이 들어가고 있다는 느낌도 많다. 혹자는 지금 당장 잡을 잃어도 딥러닝을 한다고 하면 재취업에 어려움이 없다고 할 지경이니까. 그런데 과연 딥러닝 쪽에서 엔지니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무엇일까? 딱 하나다.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일. 좀 더 나아가서 소프트웨어가 딥러닝을 잘 하게끔 하는 하드웨어(일종의 가속기)를 만들어주는 일, 또 이 하드웨어가 소프트웨어가 잘 연동되도록 드라이버를 짜주는 일 정도일 것이다.

그런데 이 일도 얼마전에 구글이 자체적으로 칩을 개발했다고 해서 꿈에 부풀어있던 많은 스타트업 회사들을 어렵게 만들었지 싶다. 그래픽 코어로 성했던 NVIDIA라는 회사는 모바일 칩도 한다고 했다가 홀라당 접고 이젠 딥러닝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도 그럴 것이 요새 딥러닝을 하겠다면 CUDA로 NVIDIA의 그래픽 코어를 활용하는 생각부터 하고 코어가 많이 박힌 하드웨어부터 당장에 구입하려고 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솔직히 다층 신경망으로 뭘 어떻게 인식하겠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이들이 주로 활용하는 것은 센서 (주로 화상 센서)로부터 받아온 신호를 어떠한 상태로 인식하느냐 하는 것인데, 아무리 신경망의 기능이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기존의 하드웨어의 많은 부분을 모두 신경망으로 대체할 수는 없다. 엔지니어링의 세계는 가성비가 첫째로 우선시되는 것이니까 간단한 로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신경망으로 대체시킬 이유는 없으니까 말이다.

기본적인 생각은 층을 많이 만들어서 NN을 만들어놓으면 엄청나게 많은 샘플을 통해 학습시키면 뭔가 스스로 알아서 분류도 하고 그렇게 될 거라는 생각에서다. 더 쉽게 말해서 사람들을 데려다가 원리가 뭐고 특징이 뭐고 분석해서 강제로 인식시키고 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그냥 학습 데이터 잔뜩 넣어주고 전기만 잘 대주면 DNN이 스스로 알아서 할거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고 본다.

잘 모르는 사람들의 입장으로서는 DNN이 무슨 일을 하는지 제대로 이해할 길이 없으니 여러 단 이래 저래 연결되어 처리를 하게 되면 뭔가를 구분해 내긴 하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에 쉽게 말해서 일련의 곱셈/덧셈 가속기 장치가 인간의 역할을 대신하게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를테면 음성인식만 제대로 되도 수많은 콜센터 직원이 필요없게 될지도 모른다. 기계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콜 당 얼마를 벌어들이겠구나 하는 꿈에 사로잡힐지 모르지만, 그 때문에 콜센터에서도 일할 수 없게 될 수 많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매우 가슴 아픈 일인거다.

어쨌든 난 DNN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고, 얼굴 인식률이 90%를 넘긴다는 신문기사를 봐도 쉽게 납득이 가질 않는다. 사람을 데려다놓고 시켜도 90% 이상의 인식률은 솔직히 쉽지 않은데, 그것을 기계가 90%가 넘는 인식률로 인식한다가 믿겨지지 않을 뿐이고, 더구나 수없이 많은 샘플 데이터로 학습을 시킨다는데, 학습용 샘플이 어떤 것이었느냐도 매우 중요한 문제다. 서양인의 얼굴 데이터 베이스를 이용했느냐 동서양인 가릴 것 없이 했느냐 등등. 또 이게 현실이 된다면 자신의 얼굴을 인터넷에 버젓히 올려놓을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되겠느냐 하는 문제도 있고. 얼굴 뿐 아니라 개인 정보도 올려놓으면 어떠한 알고리즘을 이용해서 이런 저런 방법으로 인식되고 활용될 수 있으니 꺼려할 수도 있을텐데, 페이스북을 당장에 보더라도 전세계 사람들로 부터 엄청난 개인정보와 실험용 영상/동영상 데이터를 엄청난 양으로 무상 공급받고 있으니 그 업체의 가치가 올라갈 수 밖엔 없겠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봤을 때 기술적으로 흥할 아이디어의 조건은 몇 가지 안되는 것 같다.

1) 많은 수요가 예상되어야 할 것: 칩을 만들거나 가속기 형태로 된다하더라도 수요가 받쳐주지 않으면 아무도 사업화하지 않는다.

2) 돈이 벌리는 용도이어야 할 것: 아무리 활용도가 좋아도 돈 버는 목적으로 쓰이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3) 남들이 쉽게 할 수 없는 것이어야 할 것: 한 눈에 그 원리가 눈에 보이는 것이면 이미 의미가 없는 아이디어지 싶다. 특히 그것이 쉽게 소프트웨어로 만들어지지 못하고 하드웨어의 도움이 필요한 것이면 더 좋다.

내가 봤을 때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3)에서 많이 걸리게 된다고 본다. 애플이 크게 흥한 이유 중 하나가 독자적인 하드웨어 기반에서 소프트웨어를 올렸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특허들이 만들어졌고. 당장에 하드웨어가 할 수 있는 일을 소프트웨어에서 못하는 경우는 없다. 컴퓨터 속도가 빨라져서 다소 아쉽더라도 소프트웨어는 다 할 수 있다. DNN 같은 경우는 소프트웨어를 쓰더라도 시간이 오래걸리기에 하드웨어 회사에서도 눈독을 들이고 칩도 만들어내고 하는 것이다. 또 DNN 기술이 보급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특정 하드웨어가 없는 이상엔 소프트웨어로 그 정도의 성능을 얻기 어렵기도 하거니와.

내가 봤을 때 DNN의 경우는 1, 2, 3의 경우의 활용이 상당히 용이하다고 본다. 주로 검색이나 추적에 용이한 기술인데, 여기엔 돈이 많이 결부되어있는 일이 많으니까 말이다. 더구나 시간을 요하는 경우가 많고.

이 기준으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