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기도 감염? 호흡기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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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내가 사용하는 랩탑이나 모니터를 바라보니 약간의 먼지만 쌓여있을 뿐 별 다른 자국 (침자국??)이 없어서 잠시 이것이 생각이 났다. 그 얘긴 내가 모니터 앞에서 침을 튀겨가며 이야기한 적도 없고 기침이 나는 감기를 앓았던 적도 없고 재체기도 한적이 없다는 말이된다.
생각해보면 매년 한 두번은 감기를 앓고 지나갔고 어떤 경우에는 기관지염까지 앓고 지나가기도 했었는데, 그게 어느 시점에서 멈춰버린 것이다. 몸 상태가 가장 좋아야 할 20대에도 난 알러지성 비염이 있어서 재체기를 늘 달고 살았고 그 덕택에 감기도 잘 걸리고 좀 지저분하지만 코에서 넘어간 것들이 목의 벽을 타고 찐득찐득 넘어가는 일은 여름을 빼면 거의 늘상 있던 일이었던 것 같다. 사실 그 이후로는 신체의 능력은 점점 하강곡선을 그리게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신기하게도 나이가 들어갈 수록 이런 일이 점점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감기로 병원에 가면 진단명이 상기도 감염 (upper respiratory infection)이라고 기록이 된다. 상기도는 목을 중심으로 그 위의 호흡기를 말하고 하기도(?, lower respiratory infection)를 의미하는 것 같은데, 대개 감기의 증상이 이 부근에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니까 콧물이 난다거나 목 (편도선))이 아프거나 하기 때문이지 싶은데, 대개 감기가 오래 간다거나 하면 기침이 심해지고 그것이 기관지염으로 발전되는데, 내 기억으로 가장 심한 기관지염을 알았던 것이 훈련소 들어가서 였던 것 같다.
이런 저런 이유로 거주지를 바다 건너인 미국으로 옮겨온 뒤에는 어쩌다 가벼운 몸살 한 번 앓아본 적이 없다.
주거 환경이 특별히 더 좋아졌다기보단 더 나빠졌을 수 있다. 미세먼지라든가 매연을 맡을 일은 별로 없어졌지만 사람이 주로 거주하는 곳의 바닥에는 대부분 카펫 같은 것들이 주로 깔려있어서 먼지가 특별히 덜 하다고 할 수 없고, 내가 거주하고 또 일하고 했던 곳은 관리가 잘 되고 있었던 곳이라 먼지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나 할까. 특별히 바깥에서 들어오는 먼지가 아니라면 말이다.
이곳에 와서 감기에도 걸리지 않고 기침이나 재체기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여러 가지로 생각해봤는데,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 사람이 많은 곳에 잘 가지 않는다.
- 과로하거나 피로를 누적시키지 않는다.
- 사람 사는 곳은 어딜 가나 먼지가 많다. 이렇게든 저렇게든 나쁜 것들은 어떻게든 들여마시게 된다.
두 가지가 미치는 영향은 정말로 크다. 그런데 별로 생각하며 살지 않는다. 매일 매일 똑같이 살고 있으니까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회사에 가면 잔업하는 것은 일상이고 급하게 일이 생기면 철야를 하는 경우도 잦고 또 그렇게 일을 해야 제대로 일을 하고 있구나 여기는 곳이 아직도 많다.
이들 질환도 일종의 악순환의 성질이 있어서 과로하거나 피로해서 감기에 걸리고, 그래서 잘 낫지 않고 그래서 이런 저런 약을 계속 먹게 되고, 또 얼마 안가서 감기로 또 고생하고 약먹고 뭐 이런 식으로 되는 게 아닐까 한다. 간단한 감기에도 이런 저런 많은 약을 처방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되어있고 항생제를 안쓰면 낫지 않는 경우도 워낙 많으니 감기 한 번 걸리면 그 손해가 아주 막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