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상 바꿈질 하는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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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상 기타를 살 때면, 아 이제 더 이상의 바꿈질은 그만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신중하게 선택하게 되지만 결국엔 내보내게 된다. 어떤 경우는 여러 번 들인 경우도 있다. 이참에 대충 정리를 하고 꼭 쓸만한 기타들만 남겨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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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현기타
7현 기타는 쓰임새가 별로 없고 응용분야도 다양하지 않은데, 가지고 있지 않는 동안에는 7현이 있으면 뭔가 복잡하고도 헤비한 연주를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그러나 막상 들이면 연주가 불편하고 쓰임새도 넓지 못하고 음색도 그다지 좋지 못해서 내보내게 된다. 그렇지만 내가 여태 보유했던 7현 기타만 해도 벌써 4대다. 왜 연주가 불편하냐면 넥이 너무 넓고 평평해서 앉아서 연주하기에도 편하지 않다. 익숙해지면 좀 편하게 느껴지지만 지판을 빠르게 이동하거나 날렵하게 플레이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물론! Jeff Loomis의 손가락들이 7현 지판을 사정없이 누비는 것을 보면 이거 다 핑계다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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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폴 기타
레스폴 기타가 있으면 웬지 중간음역대에 잘 뭉쳐진 빈티지한 사운드를 더 잘 뿜어낼 것 같고, 같은 실력으로 더 정통락을 하는 연주감을 뽐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막상 그렇진 하지만 쓸데없이 무거우면서 연주감도 불편한데, 그보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이유는 튜닝이 계속 틀어진다는 것이다. 대략 10분간 두 어번 정도의 튜닝은 해줘야 한다. 2-3-4번줄이 주로 끊임없이 튜닝이 나가는데, 내 경험으로는 락킹넛을 쓰지 않는 대부분의 기타들이 다 그렇다. 그나마 헤드 모양이 레스폴스럽지 않은 것들은 너트를 미끌미끌하게 잘 만져주면 상대적으로 덜하긴 한데, 역시나 튜닝은 잘 나간다. 줄을 바꾼지 얼마되지 않았다면 사정없이 튜닝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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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텐다드 스트랫
스텐다드 스트랫은 꼭 필요한 기타라고 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 이유는 22 혹은 21 프렛 기타에 싱글 픽업이 박혀있을 때의 소리를 다른 기타로는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싱글 픽업을 이를테면 듀얼레일 험버커 같은 것으로 바꿔놓기만 해도 느낌이 확 죽는다. 그만큼 스텐다드 스트렛의 넥픽업 사운드는 참 중요하다. 거기에 미들 픽업도 싱글로 해놓고 둘을 콤보로 사용하는 톤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톤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브릿지 싱글 픽업 톤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하다. 물론 이런 톤이 필요할 때도 있긴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는 별로 필요 없다. 꼭 필요하다면 험버커 브릿지 픽업의 코일탭을 하면 비슷한 사운드가 나온다. 따라서, 스텐다드 스트렛 기타의 핵심은 22/21프렛이란 것과 싱글 넥 픽업/미들 픽업 사운드가 쓸모 있다는 것이다. 나머지는 모두 불편하다. 픽가드 같은 것도 좀 없으면 좋을 것 같고 바디 디자인도 너무 빈티지 하고 너트도 잘 만져놓지 않으면 튜닝이 늘상 깨지고 아밍은 물론 절대로 하면 안된다. 이런 장점을 잘 살린 기타가 뮤직맨 루크이다. 스텐다드 스트랫의 사운드 장점은 다 가졌는데 아밍도 잘 되고 브릿지 험버커를 쓰는 기타 말이다.
그래서, 앞으로 죽을 때까지 꼭 갖추고 있어야 할 기타 라인업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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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H 구성의 22 혹은 21 프렛 스트랫 타입 기타
가끔가다가 빈티지 스트랫 사운드가 생각나거나 7-80년대 락을 하고 싶을 때 딱 어울리는 기타다. 지판이 스켈럽이라면 잉베이의 옛날 음악도 가능하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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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킹넛 + 플로이드 로즈 브릿지의 24 프렛 수퍼 스트랫
80-90년대 shredder들의 음악을 할 땐 없어서는 안되는 기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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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프렛 H-H 구성의 스트랫
7-80년대 하드락/헤비메탈을 할 때 없어서는 안될 그런 기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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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4프렛 H-H 구성의 싱글 혹은 더블 컷 기타
빈티지 혹은 재즈, 또는 메탈 음악이든 또 드롭 다운 튜닝을 할 때 꼭 필요한 다목적 기타다.
이거 24프렛 수퍼 스트렛으로 다 할 수 있지 않냐 할 수 있는데, 그렇다 답을 할 수 없다. 연주감도 다르고 소리는 확실히 다르다. 이펙터를 붙여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