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ngwie Malmsteen's Rising Force Live 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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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ngwie Malmsteen의 ‘Far beyond the sun’이면 일렉기타를 취미로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한번씩 거쳐가는, 그러나 일생을 두고 정진해야 도달할 수 있는 경지의 연주곡이 아닐까 한다. 이미 나온지 34년이나 된 곡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커버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곡이기도 하고 그의 대표곡이자 지금의 그를 있게 만든 ‘인생작’이라고 해야지 싶기도 하다.
유튜브 덕택에 30년도 더 지난 라이브를 아무 때나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1985년 라이브: Yngwie Malmsteen Live 1985
2018년 라이브: Yngwie Malmsteen Live 2018
1985년이면 여전히 우리 나라는 (내가 알기로) 서슬퍼렇던 군사정권 시기라 문화 생활이란 것이야 말로 그저 건전가요를 듣고 부를 수 있는 수준이었지 싶다. 물론 이 시절 위정자들에게는 더 할 수 없이 좋은 시절이었겠지만. 일제시기, 6.25도 모잘라서 근 40년간 혼란의 시기를 넘기는 듯 하면 폭압속에서 간신히 숨만 쉬면서 눌려지내 살아왔던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가련한 민족이구나 싶기도 하고. 그렇게 보면 20세기의 대부분은 저주받았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말이다.
아마도 그런 사회 분위기 속에 국내에 Yngwie Malsteen이란 사람 조차 알고 있던 사람들마저 거의 없었을 듯 한데, 반면 옆 나라 일본은 도쿄 한 복판에서 공연을 열고 또 수 많은 사람들이 가서 관람을 한 것도 모잘라 엄청난 호응까지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한참이나 앞서갔던 나라였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밖에 없다.
경제규모라든가 문화적인 수준 이런 것을 떠나서 생각해봐도 경직된 군사정권이 국민 개개인들의 자유와 문화의 폭까지 지나치게 억눌러 왔다는 것을 생각하면 다시금 지금 누릴 수 있는 이 모던 것에 감사해야지 한다. 난 그 시절에 청소년기를 보내지 않았다는 것에 일편 감사한 마음과 함께 그 시절을 온몸으로 겪어내셨어야 했던 분들께는 답답함과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극우단체들을 선동해서 그런 서슬퍼렇던 과거로 돌아가자며 준동하고 있는 기득권 세력을 보면 세상이 많이 변했는데도 지금까지 사라지지 않고 버티고 있다는 사실에 이들이야 말로 바퀴벌레 같은 생존력을 지니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Yngwie Malmsteen이란 기타리스트에게 있어서는 이 시절이 전성기를 맞았던 시절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1984년에 개인 앨범을 내고 사실 일약 스타덤에 올랐으니 먼나라 일본까지 와서 그것도 도쿄 한 복판에서 열화와 같은 환호를 받으면서 공연할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사실 이 동영상을 보게 된 것은 우연히 유튜브에 추천으로 뜬 최근 그의 라이브를 보다가 그렇게 되었다. 그 동영상 아래 붙어 있는 사람들의 코멘트를 보면 대부분 ‘은퇴할 때가 됐다’, ‘안타깝다 이제 완전히 3류 밴드 수준도 안되네’가 주류를 이루는데 그런 의미에서 그의 전성기 때 라이브를 보게 되었다고 해야할 것 같다.
내 눈으로 귀로 판단하기에 당장의 연주나 라인 업이 좀 많이 성의가 없고 대충 대충하는 것은 느껴지지만 크게 달라진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만. 그의 84년 앨범에 길들여진 사람이라면 2018년의 연주나 태도, 톤이 다소 아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무거운 몸으로 예전보다 많이 과한 액션을 하면서 연주를 대충대충 하는 것 보단 연주에 더 집중하길 원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또 라이브에서도 칼같은 박자로 레코드와 유사한 수준의 완성도를 요하는 것이구나 싶기도 하고 말이다. 아무리 자신이 쓴 음악이라고 해도 이런 스피드의 연주를 어디 가서든 척척 뽑아낼 수 있는 것은 좀 어렵지 싶다. 아마도 사람들이 이 정도 요구를 하게 된 것에는 John Petrucci 같이 복잡하고도 빠르고 수도 없이 많은 자신의 레퍼토리를 예전과 다름없이 아니 더 훌륭하게 또 그때 톤 그대로 뽑아내는 엄청나게 성실한 연주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여러 가지 의견이 있을 수 있는데, 나는 어떤 뮤지션이 전성기때와 다름 없는 연주를 보여주지 못해도 오래도록 활동하는 것을 보는 것이 더 좋아졌다. 내가 어린 시절 좋아하던 뮤지션들 중에 이미 많은 수가 세상을 떴고 활동을 접은 것을 생각해보면 말이다. 어린 시절엔 조금만 기대에 못 미쳐도 ‘이제 한 물 간 건가?’ ‘저렇게 할 거면 뭐하러 활동하나?’ 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말이다. 아마도 잉베이가 하던 음악이 애초에 빠르고 복잡하지 않은 음악이었다면 나이들어도 여유롭게 연주하면서 여전히 환호받을텐데, 버르장머리라곤 찾기 힘든 댓글들 안봐도 될텐데 하는 생각을 해봤다.
정말 요새 유행하는 음악들의 단순함 (난 멍청함이라고 하고 싶다)과 빠르기를 생각하면 잉베이 류의 음악은 뭐랄까 그런 음악을 즐겨들어온 세대들에게는 ‘쓸데 없이 심각해서 미쳐돌아가는 음악’, ‘괜히 힘주는’ 처럼 들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울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