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캐스터 이틀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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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이상으로 좋은 것 같다. Butterscotch blond라는 빈티지스러운 색으로 샀는데, 사진을 찍어보니 주황색에 가깝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주문이 들어갈 땐 Yellow guitar라고 들어가있으니까 여러 가지로 엉망인데, 실제 눈으로 보는 색은 주황색보단 노랑색에 더 가깝다. Metallic blue로 살 것을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든다만. 이것 그대로 마음에 든다.
사실 여러 달 Squier Classic Vibe를 노려보다 산 것이다. 예전에 classic vibe 60s strat을 가져본 적이 있었는데, 품질은 확실히 좋다. 마감도 좋고. 대개 이 제품에 대해서 혹평하는 사람은 못 봤다. 아쉬운 것은 21 프렛이었다는 것이었는데, 이게 의외로 참 중요한 문제다. 부품 질이 좀 떨어지는 것은 참아도 22 프렛이 아닌 것엔 아쉬움이 많다.
이번에 구입한 것은 펜더 짝퉁이지만 텔레캐스터 광이 아니고선 구분하긴 쉽지 않다. 그러나 짝퉁이냐 진짜가 중요한 문제도 아니거니와. 펜더 데칼이 붙어있지 않아도 이 정도의 실용적인 디자인이었다면 샀을 것 같다. 프렛 작업이나 전체적인 품질은 Squier Classic Vintage에 비교하면 제법 차이가 있지만 연주할 때 거슬릴 정도의 차이는 아니다. 다만 픽가드의 커브와 바디의 커브가 일치하지 않아서 좀 어설퍼 보이는 구석이 좀 있긴 하다만. 사실 이 부분은 시장에서 팔리는 다른 텔레캐스터에서들에서는 보기 어려운 어설픈 구석이기도 하다.
탤레캐스터는 단순한 디자인으로 생각보다 청명한 소릴 내는 것이 특징이라고 본다. 그냥 아무 때나 꺼내서 쓸 수 있고 던져놓고 그렇게 그렇게 닳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은 기타라고 해야할 것 같다. 애초의 레오 펜더가 이 기타를 디자인 한 것은 저렴한 가격에 대량생산을 목표로 한 것이었던 터라 커스텀을 한다든가 특별 제작을 한다는 것이 본래의 제작 취지와도 다르다고 한다. 그만큼 기타 자체가 단순해서 부품이 특별히 좋아야 한다거나 어떤 바디 재질에 어떤 픽업이면 특별히 소리가 좋다 나쁘다는 쓸데 없는 이야기라고 본다. 그냥 막(쓰는)기타인 것이다.
일례로 유튜브에 누군가가 Squier classic vibe와 Fender 52 vintage reissue를 비교해 놓은 것을 보면 대부분이 Squier에게 손을 들어주었는데, 그 이유는 52 reissue의 픽업이 좀 먹먹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좀 먹먹한 느낌이 들면 가격이든 메이커를 불문하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중국 짝퉁이면 어쩔 건가. 품질은 그보다 좀 더 비싼 Squier Affinity 같은 것들 보다 훨씬 좋다. 부품이나 목재 재질은 좀 못하다 하더라도 만듬새가 펜더의 디자인에 더 가깝고 말이다. 빈티지 디자인을 그대로 살렸더라도 실속있게도 프렛이 22나 달려있고 말이다. 정말 실용주의 기타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