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er GE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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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물건이 공간계 이펙트가 좀 모자라면 앰프 시뮬이라도 잘 하겠지 하는 기대가 어긋나고 나서 정이 확 떨어졌는데, 외관이 TC 물건들과 비슷해서 몹시 끌렸지만, 어쨌든 내가 개인적으로 이 물건의 firmware를 스스로 hacking 할 수 있으면 계속 가지고 있고 싶다만. 사실 그런 의미에서는 매우 좋은 개발용 플랫폼이 될 수 있으니 raspberry pi 같은 데서 끙끙대고 있을 이유가 없으니 말이다.

어쨌든 좀 더 리서치 해보자면 이 물건 안에 ADSP-21489가 들어있다고 한다. 아마도 UI는 저렴한 arm processor가 돌고 있을 듯 한데, 이 정도면 웬만큼 어려운 연산은 다 시킬 수가 있다. 450MHz로 돌아가는 DSP면 사실 요새 1GHz 이상으로 돌고 있는 embedded arm processor가 워낙 많으니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영상신호도 아닌 음성 신호를 처리하는 DSP로서 450 MHz는 나쁘지 않은 속도라고 본다. Axe Fx에 들어가는 TS201이 600 MHz에서 돌고 있는데 16배 oversampling을 하면서 돌고 있으니까 사실 4배 정도만 해도 되는 oversampling을 한다고만 봐도 충분히 이 정도의 성능은 낼 수 있다고 본다. 더구나 이펙트 체인도 훨씬 간단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 그렇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단순히 클럭을 가지고 평가하긴 뭐한게 DSP이긴 하다만. 어쨌든 TS201도 단종되고 Axe Fx 3에서는 새로운 DSP를 쓰니까 더 얘기할 필요는 없다만.

일단 이 DSP로 floating point 연산도 되고 FIR/FFT acceleration까지 되는 마당에 사실 못 할게 하나도 없는데 퍼포먼스가 이것 밖에 안나오는 것은 순전히 알고리즘 문제라고 본다. 불필요한 이펙트를 제거하면 latency도 더 줄일 수 있고 음질도 개선이 가능할 듯 한데, 지금까지 해온 것으로 봐서는 그 정도까지 해내지는 못할 것 같으니 그냥 빨리 팔아버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냥 AX8을 사는 게 뭘로 봐도 나은 선택이다.

어차피 뭔가 DAW로 작업을 하려면 외장 이펙트를 PC에 물려 사용하는 것 보단 플러그인이 훨씬 더 간편하고 선택의 폭이 넓은데다 언제든 편집이 가능하니까 내 기준으로는 아무리 훌륭한 이펙트라도 외장형보단 플러그인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보다 외장 이펙트라고 해서 latency가 낮다는 것도 보장할 수가 없는 듯 하다. 따라서 플러그인이라도 성능만 좋으면 비싸게 받아도 무방하다고 본다. 기능이 아무리 단순해도 자신의 역할만 잘하면 - 그러니까 다른 대체재가 나오지 않는 한은 -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 아니겠는가?

솔직히 내가 만들어 쓰고 있는 JCM800이나 Mark IIc+ 시뮬을 쓰다보면 솔직히 다른 이펙트를 쓰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번에도 혹시나 하고 사본 멀티이펙터였는데 이들 앰프 시뮬의 성능은 아주 형편없었다. 전혀 비슷하지도 않고 솔직히 말해서 거지같았다가 맞을 듯 하다. 아예 이들의 실물 앰프를 써본 적이 없는 사람 입장에선 이 모델링 된 소릴 듣고 실망할 게 뻔하다 싶다.

그냥 플러그인이나 잘 만들어서 쓰련다. AX8 fractal audio 홈페이지에서 1,099 불에 팔고 있는 건데 중고 장터에서 왜 이렇게 비싸게 팔리는 것인가? eBay도 이상하게 비싸다. 이거 NH에서 보내주는 거라 CA에서는 tax free에다 freeshipping인데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