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er GE200

Featured image

멀티 이펙터는 POD 시리즈 이후로 처음인 듯 하다. 직접 진공관 프리앰프를 만들기 시작한 이후로는 멀티이펙터는 사실 거들떠 보지도 않았는데, 이 물건은 가격이 너무 싸게 알차게 나온 것 같아서 냉큼 주문을 해버렸다…라는 게 내 실수였다라고 해야하지 싶다.

사실 너무 가격이 싸면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은 생각을 못했다. 전반적으로는 좀 허접하다고 하더라도 특징적으로 몇 가지 기능이 쓸만하면 사실 아무런 불만이 없다. 이게 멀티 이펙터이지만 앰프 시뮬이 주된 기능이기 때문에 앰프 시뮬만 잘해도 아무런 불만이 없을텐데, 전반적으로 이것 저것 다양하게 많긴 한데 장난감 수준의 시뮬이다 싶을 정도로 다들 하향평준화가 되어있다. 이게 알고리즘의 문제인 것인지 아니면 하드웨어 구조적인 문제인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전자이길 희망하는데, 그렇다면 개선의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내가 해킹할 수 있다면 그렇게라도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제 고작 1일밖에 안써봤지만 좋은 점과 나쁜 점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자.

Pros:

Cons:

케이스며 스위치며 디스플레이며 외장에 있어선 나무랄 데가 없다. 중국의 회사가 기획해서 만들어낸 물건 치고는 정말 많이 발전했다고 봐야지 싶다. 사실 예전에 잘하던 TC electronic 등등이 외장 이펙트 시장이 죽으면서 빌빌하는 것과 상반된다고 봐야지 싶기도 하고. USB를 통해서 PC의 편집 프로그램을 쓸 수 있게 한 것 까진 좋은데 UI가 그다지 직관적이진 않다. 외부에서 IR 파일 (wave)를 넣어주면 알아서 캐비넷 모델을 설정하는 것 같긴 한데, wave file의 format (44.1/48KHz, mono/stereo)이 제대로 반영 되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이렇게 불평을 늘어놓고 싶은 생각은 없었으나, 예전에도 멀티 이펙터에 대한 불만은 비슷했던 것 같다. 사실 실물의 진공관 앰프를 만져보기 전까진, 또 회로 시뮬레이션에 의한 앰프 시뮬레이터를 만들어보기 전까진 멀티 이펙터에 있는 뻥을 많이 믿고 있었는데, 그게 여전한 것 같아서 그런 것 같다. 대개 진공관 콤보 혹은 스택을 들여놓을 입장이 되면 이런 멀티 이펙터는 잘 쓰지 않는다. 디스토션 패달이나 공간계 전용 이펙트를 쓰면 썼지. 다시 말하면 그런 이펙트를 쓰는 이들이 고급장비들에 대해서 무지한 것을 알고 이런 식으로 물건을 만들어놓고 사기를 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다.

이펙터 하드웨어를 열어보진 않아서 알 수는 없지만 몇 가지 이펙트들이 돌아가는 것을 봤을 때 능히 제대로 된 앰프 시뮬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생각보다 반응도 빠르고 이펙트를 절환할 때 혹은 파라미터를 바꿀 때에도 popping한다거나 하는 것도 없다. 사용자가 IR을 가져다 넣을 수 있는 것처럼 아예 이펙트도 손수 짜 넣을 수 있게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stereo imaging 혹은 reverb만 되도 좋으련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쪽으론 전혀 신경을 안쓴 듯 하다.

적어도 3대 중요 앰프 모델 (펜더/soldano(5150/렉티파이어 계열)/plexi(jcm800 포함))은 제대로 흉내를 내줘야 앰프 시뮬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쓰지도 않는 잡다한 모델이 많은 것은 원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Engl fireball이니 하는 것들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