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8: 3일째 사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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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프 모델별로 이것저것 테스트해보다 보니 이제 겨우 3개 정도의 앰프 모델을 확인해본 것 같다. 전체적인 소감은 ‘매우 훌륭하다’ 였고 파라미터가 워낙 많고 그게 실제의 앰프에 있는 노브와 다른 것들이 많아서 파라미터를 어떻게 세팅하느냐에 따라 세상에 없는 괴물 앰프를 만들어낼 수 있다 싶다. 사실 많은 이들이 그렇게 만들어 쓰고 있고 말이다.
Kemper profiling amplifier에 비하면 이렇게 변화시킬 수 있는 요소가 많다는 것이 프랙탈 오디오 계통의 이펙터들의 장점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파라미터를 바꾸지 않더라도 앰프 모델 그 자체도 매우 휼륭하다. 얼마전에 만져보던 Mooer GE200 따위가 근접할 수준의 완성도가 아니구나 한다. 다른 회사에서 뭘 만들든 실물 앰프에 이 정도로 근접한 이펙트는 다시 안나오지 싶다.
플랙시 (1959SLP, Plexi(??)) 모델과 MarkIIc+/IV를 주로 써보고 있는데 이들 앰프로 녹음되었던 레코드와 라이브를 들어가며 몇 가지 쳐보면 하모닉이며 연주감이 거의 그대로 얻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실험해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앰프에 스피커 임피던스 곡선이 반영된 것이 큰 차이가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사실 나도 시도해본 적이 있었는데 저음이 너무 과하게 나오는 듯해서 이건 아닌가 하고 말았던 기억이 있는데, 피킹할 때 ‘툭’‘툭’하는 느낌은 스피커 임피던스에 의해 80Hz 부근이 크게 부각되는 성질이 없으면 단순한 앰프 회로 시뮬레이션으로는 얻어지지 않는다. 대개의 앰프 시뮬에선 이것을 반영하지 않는다. 최근에 나온 것들은 프랙탈 오디오의 제품들을 많이 벤치마킹했으니 넣었을 수도 있고.
별로 게인이 먹고 있지 않는 듯 해도 소리를 크게 키워서 들어보면 어마어마하게 살벌한 소리라는 게 느껴지고 스피커나 헤드폰을 바꾸더라도 음색의 변화가 크지 않은 것도 신기한 노릇이다. 내가 만들어쓰던 시뮬레이터는 내가 주로 쓰는 헤드폰에서 소리를 맞춰놓은 것과 다른 이어폰이나 스피커로 들을 땐 전혀 다른 소리가 되기 일쑤였는데 말이다. 이것은 다른 디지털 멀티 이펙터에서 흔히 있는 일이라 소리가 얇다 어쩌다 했던 것 같은데 그런 게 별로 없다. 그래서 음반작업에서도 프랙탈 오디오 제품들이 적극 활용되는 것 아니지 한다.
이제 겨우 앰프 모델 몇 개 프리셋의 1/3정도 들러봤을 뿐인데 기대이상의 만족감을 얻고 있으니 나머지 앰프 모델들까지 다 돌고 나면 어떤 느낌일지 기대가 된다.
중요한 것은 실물 앰프를 좀 쓸 줄 알거나 앰프 회로에 대해서 어느 정도 지식이 있다면 그 편의성이나 꼼꼼함에 감동받고 좋은 소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단 것이다. 기본 프리셋으로 들어간 것도 나름 괜찮긴 하지만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소리를 만드려고 한다면 접근방식이 좀 다르기 때문이다. 나는 앰프 앞에 드라이브 이펙트를 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잡음이 좀 많아지고 기타가 매우 민감해져서 손가락이 줄에 살짝살짝 닿는 것에도 크게 반응하게 되기 때문인데, 게인을 더 얻겠다고 드라이브를 걸기보단 앰프를 잘 조작하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AxChange라고 패치를 교환하는 사이트가 있는데, 생각보다 올라오는 패치들은 기대 이하인 것들이많다. Axe Fx II용으로 올라온 게 많아서 Ax8용으로 변환하면 계산량 문제로 안되는 것들도 제법있는데, 잘 모르겠다 그게 Axe Fx에선 좋은 패치였는데 Ax8에서 엉망이 된 것인지 몰라도 특정 앨범에 맞춰서 만든 패치라고 해도 기대이하인 게 수두룩하다. 다 자기 귀에 맞춘 것들이라 그런가 보다 할 뿐이다.
그 옛날을 떠올리면 지금은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POD로도 훌륭한 톤과 연주를 하던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지금 이 물건은 기계적인 성능이나 편의성, 이펙트의 품질 모든 면에서 거의 비교가 안되는 물건이라 더 이상 이펙트가 엉망이라 기타를 못 치겠다라는 말이 나올 수 없는 시절이 되었구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