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8: 일주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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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X8 구입후 일주일 정도 사용한 것 같다.
소감은 한마디로 구입하길 정말 잘했다이고 Axe Fx 시리즈가 처음 나올 때부터 알았기도 했으니까 기왕에 살 거였다면 좀 일찍 구입할 것을 하는 생각도 했다. 사실 II가 나오기 전 Axe Fx Ultra를 구입하려고 했던 때도 있었던 것 같은데 벌써 시간이 꽤 흘러버렸다.
구입하고 나서 변화를 적어보라면,
- 톤에 대해서 별로 신경을 안쓰게 된다. 이 정도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 캐비넷도 중요하고 이것 저것 중요한 게 많지만 앰프 시뮬레이션이 잘 되면 원하는 하모닉 배합으로 결과가 뽑히기 때문에 그동안 어색하다 생각했던 연주들이 모두 자연스럽게 들리기 시작했다.
- 예전에 안 건드리던 곡들을 연습하게 되었고 기타 치는 맛을 다시 느끼기 시작했다.
쓰면 쓸 수록 인터페이스라든가 기능들이 많은 생각 끝에 나온 거라는 것을 알게 된다. AX8는 사실 Axe Fx II의 기능을 어느 정도 타협해서 만들어진 물건이지만, 특별히 크게 기능이 빠진다거나 하는 것도 없고 레코딩이나 라이브나 모두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는 것에 놀라게 된다.
중요한 것은 앰프의 소리가 잘 뽑히게 되면 사실 나머지 이펙트는 대충 붙여도 좋은 소리가 난다는 것이다. 또 하모닉의 배합이 오리지널 앰프와 유사하게 얻어지면 연주하는 맛이 난다. 이게 참 중요한데, 같은 사람이 연주해도 앰프에서 나오는 소리가 어설프면 연주도 같이 어설프게 들릴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연주를 잘해도 어설픈 소리로 들리면 나아지는 점이 없으니 열심히 하고자 하는 의욕이 아예 다 사라진다.
이럴 거면 진작에 구입해서 잘 썼다면 쓸데없는 짓 (이펙트를 자체적으로 만드려고 했다거나 기타를 잡으면 이펙트 튜닝만하다가 끝난다거나 등등)을 하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지 않았나 한다. 실력을 훨씬 더 키웠다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기타를 치는 동안 만이라도 수십배는 더 행복했을텐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생각보다 내가 할 수 있는 레퍼토리가 엄청나게 많았는데, 기타 치는 것이 재미없어져서 오래 놓고 지냈더니 결국 제대로 기억하는 곡이 하나도 없구나 하는 결론을 얻었다. 그렇다고 기타를 완전히 놓지는 않았고 가끔씩 붙들긴 했는데, 기타에만 집중하지 못했던 시간이 대부분이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개인이 사용하는 아웃보드 장비로 이 이상이 있을 수도 없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UI가 허접하다 불만섞인 소리가 많은 것 같은데, 컴퓨터와 연결해서 AX8 Edit를 사용하는 일이 대부분이고 이 어플리케이션도 매우 잘만들어졌다고 봐야한다. 그 어떤 기타 멀티 이펙트도 이런 훌륭한 인터페이스의 앱이 별도로 있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유저 커뮤니티도 엄청난 것으로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