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FW50 배터리: third party battery

내 경험상 A7에 붙여 쓸 때 별 짓 안하고 카메라를 켜놓기만 해도 5-6시간 정도 놔두면 정품 배터리는 거의 다 방전되는 것 같다. 영상 촬영을 한다거나 하면 배터리 소진 속도는 훨씬 빨라짐은 물론이고 말이다.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사용하지 않을 때는 파워를 꺼두는 게 습관이 된다.

사실 라이브 뷰 디스플레이가 없는 DSLR을 쓸 땐 파워를 늘상 켜뒀다. 파워를 다시 켰을 때 반응이 빠르긴 했지만 켜두어도 사실 거의 배터리가 소모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온종일 켜두고 사용해도 배터리가 거의 줄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그렇다, 미러리스로 넘어오기 전엔 니콘의 DSLR을 썼다).

그 이유는 다 알다시피 DSLR은 촬영버튼을 누르지 않는 이상 사실 아무 일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작은 흑백 LCD창에 거의 고정된 정보만 내보내면 될 뿐이다. 촬영버튼 눌러야 셔터도 움직이고 센서에도 전류를 흘리고 또 사용자를 위해 컬러 LCD창을 켜게 되는데 이 시간은 매우 짧다. 반대로 미러리스는 파워를 켜는 순간부터 센서에 전류를 흘려야 되고 LCD 창에 현재 상태를 디스플레이하고 또 디스플레이 되는 영상에 이런 저런 효과를 주어야 하니 영상 처리 프로세서도 계속해서 전류를 흘리게 된다. 아무것도 안하고 대기만해도 많은 전류를 계속해서 사용하게 된다. 그저 디스플레이 하나만 껐다고 해서 (물론 큰 도움이 된다 장기적으론) 전류소모가 대대적으로 줄어들게 되진 않는다.

즉, 미러리스 카메라에서 배터리를 아껴쓰는 방법은 그냥 꺼버리는 수 밖엔 없다.

소니 미러리스로 넘어와서 보니 안드로이드라 제대로 부팅하면 엄청나게 느릴 것 같은데, 무슨 조작을 했는지 모르지만 파워 온-오프할때 재기동 시간은 안드로이드 치고는 엄청나게 빨랐지만, 카메라로 보면 좀 느린 편이라서 되도록이면 항상 켜두어도 배터리가 닳지 않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항상하게 된다.

이 배터리 자체는 매우 잘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거의 패키지가 꽉 찰 정도로 li-ion cell이 들어있다. 그런데 용량이 1050mAh에 불과하단 건데, 사실 공급 전압이 7.4V나 되기 때문에 작은 크기의 배터리에 많은 에너지를 넣을 수 없으니 그렇다고 본다.

대충 부피로만 보면, 18650이라는 비교적 잘 알려진 3.7볼트 2-3000mAh 리튬이온 충전지가 있는데 NP-FW50 배터리와 비슷해보인다. 그러니까 안정성을 고려해서 부피를 조금 줄이고 나면 배터리로서는 최선을 다한 셈이다.

웃긴 건 third party battery들이 이것보다 용량이 크다고 하는 것 같은데, 아무 생각 없이 구입한 것은 2000mAh가 넘는 것이었다. 배달받고 보니 플래스틱 패키지도 소위 flimsy한데다가 그 패키지 안에 들어있는 셀도 널널하게 들어있어서, 과연 이게 2000mAh가 맞을까? 맞다면 소니가 사기를 치고 있는 것이거나 third party vendor가 새로은 material을 개발했거나 둘중 하나다. 맞다. third party 중국 업체가 사기를 친거다.

그래서 third party battery 하나를 뜯어보았다. 소위 teardown of third party manufactured NP-FW50 되겠다.

예상하던 바와 같이 3.7V 셀 두 개가 들어가 직렬연결 되어있는 것 같은데, 내용을 알 수 없는 전기 회로가 하나 있다. 이게 어떤 용도인지 part number 등을 확인할 수 없으니 알 수 없지만 대충 보면 배터리의 잔량을 확인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회로가 아닐까 보여진다. 전압을 안정시켜주는 장치가 아닐까 생각해보면 출력전압이 정확히 7.4볼트가 아니라 완충 상태일 때는 8V가 넘는 전압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정품 배터리의 경우는 내부 리튬 이온 셀과 플래스틱 패키지간의 유격이 거의 없이 만들어져 있다. 내가 가진 정품 배터리는 아직 수명이 남아있는지라 뜯지 못하고 정품 배터리에 비해 엄청나게 빨리 방전되는 이 사기 배터리를 뜯은 것이다. 이 역시 신품 구입했으나 수명은 정품 배터리의 절반 수준도 안되는 듯 하다. 구입을 적극 뜯어말리고 싶다.

그렇다고 정품 배터리의 수명이 길지 않으므로 다음엔 배터리 팩을 제작하는 방법에 대해 다루겠다. Third party battery 두개 구입할 돈으로 배터리 홀더와 18650 (3.7V, 3000mAh) 배터리 두 개 (업체가 표기하기로는 5000mAh라고 하는데 믿을 수 없다), 그리고 NP-FW50 더미 배터리를 구입했다. 대충 정품 배터리 수명의 3배 수준이니까 조금 번거롭긴 해도 이보다 좋은 방법이 없다고 본다.

배터리 홀더를 18650 x 4로 2개씩 직렬 각 pair끼리 병렬 연결하면 7.4V 6000 mAh가 되니까, NP-FW50의 6배 수명을 갖는 사실상 대용량 배터리 팩을 만들 수도 있다. 대략 하루 종일 카메라를 꺼둘 필요없이 사용해도 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