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초점 렌즈 vs. 수동 초점 렌즈

장단점을 나눠보면

수동초점렌즈의 장점:

단점:

사실 구형 수동 렌즈를 사용한 것은 최근 몇년간이다. 렌즈가 개성이 좋은 것에 매우 만족한다. 성능? 성능은 잘 알 수 없다. 같은 조건에서 여러 개의 렌즈로 바꿔찍기 전엔. 그런데 80년대에 나온 렌즈만 해도 성능이 매우 좋다. 다만 최근의 렌즈들은 렌즈의 왜곡이나 단점을 카메라 바디가 보상할 수 있는 기능 때문에 좋을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사실 소니 카메라 렌즈 중에 가장 싼 렌즈라는 (캐논의 50 1.8에 이어) FE50 1.8 렌즈를 샀다.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Canon FD 50mm 1.4를 내보내려고 말이다. 비교하려고 테스트 샷을 몇 십장 찍어봤는데 비교의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았다.

확대해서 그 차이를 찾아내기 전까진 모니터에 떠 있는 사진 만으로 뭐가 좋다 나쁘다 말할 수 없었다. 그냥 둘 다 다 좋다. 구태여 f1.4인 렌즈일 필요까진 없겠단 생각이 든다. 1.2라든가 1.0 혹은 0.95 따위의 렌즈가 있으면 좋겠지 싶지만 심도를 그렇게까지 낮춰 찍어야 할 경우가 렌즈 자랑을 하려는 경우를 빼면 있을까 싶다. 그래도 내 과거를 떠올리면 85mm 1.2라든가 50mm에서도 1.2L 렌즈를 부러워했던 때가 있었던 것 같다. 캐논의 1.2L렌즈는 EF때나 FD때나 그 특유의 보케가 재미있는 렌즈인데 사실 그 정도의 심도는 잘 안쓰게 된다.

요새처럼 디지털 사진에서 쨍한 것을 바라는 시절에 심도를 그렇게 낮추면 초점이 맞은 부분도 blurry해지기 때문에 잘 쓰지 않는 것이다. 차라리 망원렌즈 급으로 당겨서 F2.8/4 정도에서 찍으면 쨍하면서도 엄청나게 낮은 심도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특유의 보케가 있는 구형 수동 렌즈는 정말 가지고 있을 의미가 있는데, 사실 그런 렌즈들(Helios, Jupiter)은 가격이 많이 올랐다. 자동렌즈로 다시 바꾸려고 보니 수동 초점 렌즈가 가진 장점들이 다시 아쉬워지기 시작한다. 동영상을 찍으면 수동초점 렌즈는 고정 샷만 가능하다. 자동렌즈는 바디의 초점 성능에 따라가게 되지만. 그래도 최근의 소니 카메라들의 초점 성능은 매우 좋아졌으니까.

대충 DSLR이 한창 유행할 때 캐논 카메라들은 찍고 나면 초점이 살짝 어긋나서 짜증이 났던 때가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은 정말 많이 좋아졌다고 봐야한다. 소니가 프로슈머 카메라 사업에 제대로 뛰어들고나서 일어난 일이 아닐까 하는데, 유튜브의 절반이상이 카메라 관련 리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많다. 쳐다보고 있으면 뭐가 뭔지 더 정신만 나가게 된다.

사람은 비교가 되는 조건이 아니면 이게 좋다 저게 나쁘다 알 수도 없고 떠올려 비교하려 하지 않는다. 당장에 내 손에 무엇이 있는지가 중요할 뿐이지, 누군가 뭘 가지고 있고 얼마나 좋은 게 이 세상에 있는지 따윈 생각할 이유가 없다. 없으면 없는대로, 있다면 내가 당장 가지고 있는 게 가장 좋은 것이고 그렇게 받아들이고 생각하면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할 순간일 수 밖에 없다.

과거를 회상하면 그렇지 못한 순간들, 또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그렇지 못해서 행복해야 할 순간이 불행하게 지나갔던 것이 내내 마음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