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 Goes Down - Thin Liz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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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 Lizzy는 7-80년대 열심히 활동하다 사라진 밴드라 지금으로치면 거의 4-50년전이니 아는 사람이 그리 많이 있지도 않은 듯 하다. 사실 나도 이런 밴드가 있다는 것은 내가 좋아하던 아티스트들의 과거와 연관된 뮤지션들을 캐다가 알게된 것이니까.
이곡은 날씨가 좀 쌀쌀해질 때쯤 학교 마치고 집에 들어갈 때 들으면 아주 그만이었던 기억인데, 이젠 일부러 애써서 듣지 않으면 거들떠도 보지 않는 그런 옛날 옛날 음악이 되어버린 것이다.
생각해보면 당시에 좋은 음악이 나와도 그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그 음악의 뿌리릴 캔달까 혹시나 더 감동스러운 음악이 없을까, 더 멋진 연주들이 없을까 캐나가면서 음악을 들었던 것 같다. 마치 더 큰 자극을 원하는 중독자처럼 말이다.
그래서 눈앞에 멋진, 귀앞에 멋진 무엇인가가 있어도 그 자체에 열광하거나 감동받기보단 ‘이것보다 더 나은 것이, 더 멋진 것이 있을거야’라 생각하고, ‘더 캐면 더 멋진 것이, 더 파다보면 더 근원적인 것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그때 감동하면 된다’하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했던 것이 아닐까 한다.
나중에 더 캐내다 보면, 더 기다리다 보면, 좀 더 알아보면 더 좋은 것이 있겠지 하는 것은 인생의 순간순간을 즐기는데 전혀 도움이 안되는 일이지 싶다. 이 세상에서 절대적으로 좋고 절대적으로 뛰어난 것이 어디있을까? 단지 당장 내 눈 앞에서 펼쳐지는, 내 귀에 들려오는, 내 손에 만져지는 그것들이 최고의 가치를 갖는 것이라 봐야하지 않을까한다. 언젠가 얻게 될, 언젠가 보게 될, 언젠가 있었던 그것들은 그저 지금 당장엔 어쩔 수 없는 어떤 시점의 것들일 뿐.
쓸데 없는 말을 길게 했는데, ‘아! 그때가 좋았는데’ 혹은 ‘앞으로 더 좋은 날들이..’는 다 필요없는 생각이고 말일 뿐이다. 누군지 모를, 또 무엇인지 모를 무언가를 위해서 희생하는 나의 ‘지금’이란 순간이 과연 그럴 의미있는 것일까 생각해보면, 아무 생각없이 틀어놓은 수도꼭지로부터 흘러나오는 물처럼 ‘귀하다’하지만 실상은 흥청망청 써 없에버리고 있는 것으로만 보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