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 되었다..

4월하면 봄비도 생각나고 제법 기온이 올라가는 달 이 정도만 생각이 난다. 좀 더 생각해보면 벛꽃 때문에 여기 저기 놀이가는 달. 그렇지만 정작 벛꽃 놀이는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다.

또 옛날 기억을 떠올려보면 “April come she will”이란 길가에서 들었던 것 같은데, 목소리나 전체 분위기가 할아버지 시절의 가수인 사이먼 엔 가펑클 같다는 것. 대략 30년 더 뒤로가면 “Soft rains of April” 이란 노래도 떠오른다.

그런데 지금 내가 있는 곳은 봄비라는 게 2월에 좀 오다가 말고 4월부터는 본격 뙤약볕이 시작되는 달이라 그 전까지 얇은 재킷을 입고 다녔다고 하면 4월이 들어서기 무섭게 반팔 차림으로 스위칭하는 시절이다.

그간 흐린 날씨와 비 때문에 침잠되어있었다면 없는 기력이라도 불어넣어서 좀 액티브하게 움직여야 할 때구나 싶다. 사실 3월 초에 Daylight savings time이 시작되면서 아 이젠 좀 대낮의 활동량도 늘리고 더 활기차져야겠다 생각했지만 그 다짐(?)은 온데간데 없고 늘어져 지내다 4월을 맞이했다.

이럴 때마다 느끼는 것은 내 몸이 아무리 건강하고 격렬한 활동에도 잘 견딜 수 있는 가와 상관없이 액티브하게 움직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정신에 달린 것이구나 깨닫게 된다. 침잠되어있는 기분 속에서는 운동도 하기 귀찮고 삶이 금방 재미없어져서 의무적으로 해야할 것들이 끝나면 일찍 잠들고 싶어진다는 생각만 든다.

반대로 한 때엔 하루 온 종일 고된 일과에 시달리고 한 밤에 퇴근해서 들어와도 왕성한 호기심과 의욕으로 2-3시간 자면서도 잘만 살았다.

더 많은 시간 여유를 갖게 되면 더 많은 일을 하고 더 보람있는 생활을 할 것 같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고 본다. 시간 여유가 없어도 뇌가 활기차면 더 많은 것을 하면서도 덜 지치면서도 오래할 수 있다.